[중앙일보 조철현]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를 빌려 아파트를 분양하는 중견 건설사들이 부쩍 늘었다. 아파트 건설 능력이 충분한 데도 시공권을 맡기는 것은 대형 업체의 ‘이름 값’을 톡톡히 보자는 의도에서다. 메이저 브랜드가 주택 수요자에게 훨씬 잘 먹히는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다.
양우건설은 직접 짓기로 했던 경기도 김포 한강신도시의 아파트(579가구) 시공권을 삼성건설에 최근 넘겼다. 그 때문에 이 아파트의 브랜드가 ‘양우 내안에’에서 ‘한강 래미안’으로 바뀐다. 주택건설업체인 중흥건설도 청라지구에 짓기로 했던 760가구의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건설공사를 포스코건설에 맡겼다. 이에 따라 중흥은 시행 이익만 챙기고 브랜드 역시 ‘중흥 S-클래스’에서 포스코건설의 ‘청라 더#’으로 바뀌게 됐다. 중흥건설 이해종 과장은 “공사 이익은 사라지지만 중견 브랜드로 성공 분양을 장담할 수 없어 시공권을 넘겼다”고 말했다.
대우건설도 ㈜흥화가 보유한 인천 청라지구 주상복합단지 공사를 맡는다. 흥화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으로 땅값까지 마련했지만 미분양 우려 때문에 대형 브랜드로 갈아탄 것이다. 공공기관까지 브랜드 빌리기에 나섰다. 김포도시개발공사는 최근 한강신도시의 아파트를 쌍용건설에 맡기고 ‘쌍용예가’ 브랜드를 가져왔다.
‘브랜드 거래’는 대형·중견 건설업체 간 ‘윈윈’ 성격이 짙다. 중견 건설사 입장에선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대형 업체의 브랜드 파워가 필요하다. 지난 6월 청라지구 동시분양에서 입지와 분양가의 차이가 없는 데도 SK건설의 아파트는 1순위에서 평균 24.2대 1의 경쟁률을 보인 반면 D아파트는 일부 주택형을 제외하고 대부분 미달됐다.
대형 건설사도 대출 보증 없이 시공만 맡기 때문에 공사 이익을 챙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더감 이기성 시장은 “메이저 업체의 브랜드를 달면 분양가가 더 비싸질 수 있는 만큼 입지 여건과 분양가를 꼼꼼히 따져본 뒤 청약에 나서는 게 좋다”고 말했다.
조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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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땅에 남의 이름 아파트’짓는 건설사 속내는 ?
2009. 11. 11. 09:04ㆍ건축 정보 자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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