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 쟁탈전

2009. 12. 11. 12:01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불 뿜는 글로벌 인재 쟁탈전]인재 앞에 ‘국경’ 없다 …다국적기업 ‘웰컴’ - 불 뿜는 글로벌 인재 쟁탈전

2009-12-11 (금) 09:16   한경비즈니스

국내 기업들의 해외시장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글로벌 인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인재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외국어에 능통하거나 해외 명문대 MBA 출신 정도를 떠올린다.
글로벌 인재들은 본사에서 세계시장 전략을 세우거나 해외 지사에 파견돼 낯선 환경에서 시장을 개척하는 첨병으로, 20~30대 젊은 직장인라면 한번쯤 꿈꾸게 마련이다. 하지만 인사 담당자들은 외국어 실력과 해외 학위가 글로벌 인재의 기준은 아니라고 말한다. 무엇보다 열린 사고, 도전 정신, 그리고 다양한 환경에 맞는 창의성을 가진 자가 글로벌 인재의 기본 조건이다.

미국 컬럼비아 대학원 한인학생회에는 글로벌 인재를 찾는 국내 기업들의 채용 공고들이 몰려든다. 하루 10여 건 미만의 채용 공고가 한인학생회 홈페이지에 게재되고 졸업을 앞둔 유학생들이 앞 다퉈 지원한다. 이곳에 올라오는 채용 공고를 살펴보면 삼성전자·LG전자·CJ그룹·포스코·STX그룹·제일모직·하나금융그룹 등 국내 굴지의 기업뿐만 아니라 헤드헌팅 회사를 통한 임원급 모집 공고도 있다. 국내 주요 미디어 기업의 사업전략팀, 유명 증권사 과장~이사급, 금융사 자산운용사, 국내 주요 경제연구소, 명문대 대학교수 초빙까지 소위 국내의 내로라하는 기업들의 이름이 총망라돼 있다.

국내에서 외국계 기업에 8년간 근무하다 미국 유학길에 올랐던 임경숙(34) 씨는 올해 5월 뉴저지 소재 럿거스대 MBA과정을 마쳤다. 회계와 파이낸스를 전공하고 뉴욕 금융가에 취직하기를 원했지만 전 세계의 휩쓴 금융 위기의 시발점인 뉴욕에서 외국인으로서 일을 찾는 건 하늘의 별 따기였다. 미국 금융가에서는 경기 침체 때문에 기존 인력도 대규모 정리 해고하는 와중이었기 때문이다. 임 씨는 “올해 졸업 동기 중 제대로 일자리를 구한 친구는 거의 없다”며 “한국 유학생 대부분은 그래도 사정이 좀 나은 한국의 대기업으로 일자리를 구해 돌아갔다”고 말한다.

원래 한국 유학생이 졸업 후 미국 기업에 취직하기가 거의 힘들어 한국 대기업으로 오는 경우가 많았다. 그 이유는 외국 국적을 가진 유학생이 아무리 우수하다고 하더라도 별도의 취업비자에 대해 지원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임 씨는 일단 미국 내 중소 규모의 회계사사무소에 취직해 현재 회계 일을 배우며 회계사 시험 준비를 하고 있지만 어느 정도 경력을 쌓으면 한국 기업에 지원할 계획을 갖고 있다.

불황은 글로벌 인재 확보 기회

국내 기업들은 세계경기 불황 속에서 다소 채용이 주춤했지만 최근 들어 오히려 글로벌 인재를 영입하려고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통상 한국 기업의 해외 우수 인재 채용은 정기적인 캠퍼스 투어 및 채용 설명회를 통해 MBA 인력과 연구·개발 인재를 중심으로 한 고급 유학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일차적인 채용 방법이다.

전 세계 25개국 70여 개의 사무소를 갖고 있는 글로벌 기업 STX그룹은 올해 하반기 세 번째로 글로벌 인재 채용을 실시했다. 지난 8월 해외 사무소가 있는 국가를 중심으로 각국 명문대에 채용 공고를 보냈고 최근 최종 합격자 25명을 선발했다.

STX그룹은 인원을 특별히 정해 놓지 않고 좋은 인재가 있으면 가능한 한 많이 뽑는다는 계획이었다. 따라서 지난 해외 인재 채용보다 해외 채용 인원수를 늘렸다. STX그룹은 온라인을 통해 미국·캐나다·러시아·프랑스·독일·핀란드·싱가포르·카자흐스탄·뉴질랜드 등 14개국 이상의 국가에서 지원을 받았고 해외 현지 미국 LA, 뉴욕, 중국 상하이, 영국 런던, 일본 도쿄 등에서 1차 현지 면접 및 채용 설명회를 실시했다.

1차 합격자는 STX그룹 회장 및 각 계열사 대표 등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2차로 화상 면접을 실시한다. 최종 합격자는 국내에 들어와 그룹 연수를 받거나 직접 해외 지사에서 트레이닝을 받게 된다.

지리적 한계 때문에 수개월이 걸리고 복잡한 절차가 많지만 우수한 글로벌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서라면 충분히 감수하겠다는 의지다. 글로벌 전형을 진행한 그룹인사팀의 김유경 주임은 “지원자들은 대부분 유학생이지만 일부 이민자와 현지인도 있다”며 “해외국적자나 복수국적자인 경우 취업비자 지원도 하지만 다소 까다로운 점도 있다”고 설명한다.

STX그룹에서 해외 인재 채용을 전담하는 부서는 인사팀에서 아직 따로 분리돼 있지 않다. 하지만 글로벌 인재의 중요성이 점점 부각됨에 따라 가까운 시일 내에 별도의 해외채용팀을 구성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STX그룹 인사팀은 밝혔다. 해외채용팀은 STX그룹의 해외 사업 확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요구되는 글로벌 인재의 조기 확보 루트를 확보할 계획이다.

해외 인재 조기 확보 전쟁

삼성이나 현대 등의 한국의 대표적 글로벌 그룹은 이미 해외 채용이 자리를 잡았다. 이제는 단지 채용 공고를 한인학생회에 보내 졸업생을 대상으로 채용 설명회를 하는 수준이 아니라 세계 유수 대학의 인재들을 2, 3학년 때부터 접촉하고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 우수한 인력을 미리 확보하고 있다. 해외 대학에서는 재학생 시절부터 인턴십 등 취업 활동에 들어가기 때문에 일찌감치 학생들과 접촉하지 않으면 인재를 빼앗기기 십상이다.

LG화학은 지난봄 미국 시카고에서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이 직접 나서 육근열 최고인사책임자(CHO)와 함께 ‘BC(Business & Campus) 투어’ 및 ‘테크 페어(Tech fair)’를 가졌다. 김 부회장은 평소 “미래 신사업의 성패는 남보다 먼저 인재를 확보하고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한다”는 지론을 펼쳐 왔다. 이날 행사에는 미국 유수 대학 학부생을 포함해 MBA과정 재학생과 글로벌 기업의 연구·개발(R&D) 인재 30여 명도 초청됐다. LG화학에 따르면 BC 투어는 비즈니스 리더의 해외 출장과 연계해 현장 인터뷰 등으로 현지 인재를 확보하는 활동이다. 그리고 테크 페어는 학술 세미나 형식을 통해 글로벌 인재와의 접촉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SK그룹은 글로벌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국적·언어·거주지역·채용시기 등의 벽을 모두 허물어 버렸다. 최근 글로벌 인재 채용 사이트(www.skcareers.com)를 개설하고 영어와 중국어로 서비스하며 상시 채용을 도입해 세계 어디서든 언제나 SK에 지원할 수 있는 툴을 만들었다. 그리고 지원자는 PC와 웹카메라만 있으면 이 웹사이트를 통해 국내의 인사 담당자와 면접을 진행할 수 있다. SK그룹은 이 웹사이트를 통해 올해 하반기 해외 MBA 졸업생 및 연구·개발 분야 석·박사, 중국 우수 인력 채용 등 그룹 및 계열사의 채용 절차 전반에 활용하고 있다. 이에 앞서 SK그룹은 글로벌 인력 기반을 구축하는 전담 조직인 ‘글로벌 인재 관리(Global Talent Management:GTM)’ 팀을 구성했다. GTM팀은 미국 주요 기업에서 26년 동안 인력 관리 업무를 전담했던 린다 마이어스를 임원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중견, 임원급 유치 위해 헤드헌팅 이용

글로벌 인재 유치 노력은 금융권에서 더 활발하다. 미래에셋증권은 홍콩에 있는 글로벌 리서치센터에 금융계의 우수한 인재 30여 명을 영입해 운영 중이다. 이 중 글로벌 투자 전략을 총괄하는 인도 출신의 아제이 카푸 씨는 UBS와 모건스탠리, 씨티그룹 등 글로벌 투자은행을 거친 베테랑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기업 분석 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호주 출신 로한 댈지엘 씨는 ABN암로와 맥쿼리증권, 노무라증권을 거쳐 미래에셋증권에 합류했다.

여러 국내 금융사들이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미국 월가나 홍콩에서 활약하던 금융계 고급 인력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SC제일은행 인재개발부 오영찬 인재개발 총괄 이사는 “국제적 금융 위기를 우리는 기회로 삼고 실제 한국·홍콩·싱가포르의 고급 금융 인력을 영입해 왔다”고 밝혔다.

여러 국내 기업들은 해외 글로벌 기업에서 현재 활동 중인 중견 및 임원급 전문 인재 확보를 위해 현지 법인이나 국제 채용 사무소를 두고 현지 채용의 창구로 사용하기도 한다. 그 외에 현지 헤드헌팅 에이전시를 활용하는 방식도 있다. 특히 임원급 인재 영입의 경우 직접적인 만남이 제한돼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전문 헤드헌팅 에이전시를 통한 접근 방법이 보편화돼 있다.

이제까지 국내 기업은 해외로부터 임원 채용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지만 기업들이 점점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이를 택하는 선택이 늘고 있다. 일종의 세계화를 위한 긴급 수혈이다. 해외 유학파 임원 채용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외국인 임원 채용을 통해 레버리지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산업별로는 특히 금융 산업과 법률·회계 등 서비스산업, 제조업 분야의 기술 고문 및 제품 자문역에 글로벌 임원 채용의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토종 인재를 글로벌 훈련으로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SC제일은행)은 현재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한 IG (International Graduate) 모집 전형을 진행하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그룹 차원에서 전 세계에 걸쳐 IG 채용을 진행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채용 인원을 정확히 정하지는 않았지만 20~30명 수준으로 지난 2005년부터 채용해 왔다. IG 전형을 통해 선발된 인재들은 2년간 집중적인 현장 교육과 은행본부 부서별(도매금융·소비자금융·인사·기업부동산금융·파이낸스) 연수를 통해 글로벌 차원의 자기계발을 할 수 있다. 스탠다드차타드그룹은 글로벌 교육 프로그램인 국제연수프로그램(IIP), 국제경영프로그램(IGP) 등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매년 세계에서 선발된 IG들과 워크숍 등을 통해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 직원들의 글로벌 능력을 발전시켜 나간다.

미래에셋은 국내 대학생을 대상으로 조기부터 글로벌 금융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지난 2007년 해외 교환 장학생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10년 동안 5000명을 선발해 유학 자금과 항공료, 체재비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이제까지 500여 명이 선발됐다. 미래에셋 인사 담당자는 “국내 우수 인재들이 글로벌 투자 전문가로 성장해 한국의 자본시장, 더 나아가 전 세계금융 산업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인재에 대한 대우는

그렇다면 이렇게 글로벌 전형으로 선출된 인재들에 대한 대우는 국내에서 일반 전형을 통해 선발된 직원들과 차별적일까. 기본적으로는 그렇지 않다. 신입 직원으로 채용된 경우 기업 전체의 기준에 따라 일정의 연수와 대우를 똑같이 받는 것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글로벌 인재의 경우 대부분 석·박사급이 많고 모집 때부터 MBA, 회계·세무 자격증 소지자, 변호사 등을 지원 자격으로 두고 있어 개인의 역량에 따라 높은 연봉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해외 임원진 영입의 경우 기존의 처우 관행을 넘어서는 파격적인 연봉을 비밀리에 제시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글로벌 인재가 채용돼 근무를 시작한 이후 글로벌 인사 기준 및 제도상 인프라 미비로, 혹은 한국 기업 문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정착 과정부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어렵게 채용한 우수 인재가 제대로 활약하지 못하고 떠나버리는 사례가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다.

미래에셋의 인사 담당자는 “우수한 글로벌 인재의 경우 업무 능력에 비례해 자부심도 강해 명령과 복종의 상하 수직적인 조직 관계보다 토론과 협의의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으로 관리해야 더 좋은 업무 능력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그리고 대우에 대한 높은 기대치에 불만족해 입사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퇴직하는 글로벌 인재가 일부 있다고 해외 채용 담당자들은 말한다.

이는 단순히 연봉이 적어 떠나는 것이 아니라 국가 간 채용-교육-평가·보상에 대한 접근 방법에 일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국내 기업의 업무 성과 평가 방식은 전통적으로 실력도 중요하지만 인성에 대한 비중도 작지 않다. 이런 점에서 인성 기준의 평가 방식은 해외 인재들에게는 때로는 이해할 수 없는 문화 충격이며 넘어서기 힘든 벽이 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채용 이후 교육-평가-보상에 이르는 일련의 인사 제도가 글로벌 기준에 맞게 준비돼 있을 때 글로벌 인재에 대한 유지·관리가 가능하다. 더욱이 글로벌 기업 출신 임원진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이러한 점에서 글로벌 인재를 유지하고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글로벌 인재를 대상으로 우리나라의 문화와 회사의 핵심 가치를 공유하고 회사의 업무와 기업 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미래에셋人 만들기’ 과정을 분기별로 열고 있다. 이 과정은 한국 본사와 해외 현지 법인 및 사무소에서 일하는 외국인 직원들이 한국의 금융시장을 이해할 수 있도록 영업점 방문 및 체험, 한국 생활양식 배우기, 한국 역사 교육, 미래에셋의 핵심 가치 및 비전 등을 교육한다. 미래에셋 측에 따르면 외국인 직원들의 교육에 대한 만족도는 매우 높은 편이라고 한다.

해외 기업, 한국 인재에 러브콜

외국계 글로벌 기업들도 한국의 우수 인재를 잡기 위한 노력이 엿보인다. 지난 11월 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외국인 투자 기업 채용 박람회’에는 90여 개 외국계 기업이 모였다. 올해로 4번째를 맞는 이 행사에 네슬레, 구글, 바텔, 로버트 보쉬 기전, 오티스 엘레베이터, 바스프(BASF) 등 외투 기업은 총 430명의 인재 채용을 진행했다. 이들의 채용 계획을 살펴보면 단순히 현지 직원을 구하는 차원을 넘어 채용 후 본사와의 순환 근무를 통해 글로벌 인재로 육성하겠다는 의지가 뚜렷하다.

한국 경제와 한국 기업의 위상이 날로 높아지면서 한국을 시장으로, 혹은 파트너로 생각하는 외국 글로벌 기업이 크게 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업무를 수행할 한국계 인재의 중요성이 점점 높아지는 것.

약 20년 전 일본 기업이 세계시장에서 맹위를 떨치던 시절, 세계의 기업들은 일본인 채용에 열을 올렸다. 일본과 자국을 연결할 수 있는 일본인 직원이 필요했던 것으로 외국어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면 높은 몸값으로 모셔갔다. 특히 미국 MBA 학위라도 갖고 있으면 여기저기서 러브콜이 밀려왔다. 하지만 당시 일본 젊은이들은 해외 취업에 그렇게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것이 문제였을 뿐이었다.

현재 미국의 취업 포털 몬스터사와 손을 잡은 국내 취업 포털 잡코리아에는 해외 네트워크를 통해 들어오는 한국인 채용 공고가 최근 크게 늘고 있다. 잡코리아 측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의 연구·개발, 세일즈, 생산직에 걸쳐 ‘한국어 가능’을 자격 조건으로 넣고 모집을 한다. 잡코리아의 김화수 대표는 “한국인을 지정해 뽑는 해외 기업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다국적기업이 세계 여러 나라에서 채용하는 것은 연간 1000여 건 수준”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따라서 단지 한국인 지정 채용 공고에 한정하지 말고 외국어 능력, 전문성만 갖추고 있다면 글로벌 인재 전형에 구직자들이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를 권한다”고 제안했다.

최근 국내 인재의 해외 취업과 관련해 채용 정보를 여러 취업 포털에서도 제공하고 있고 정부와 공공 기관의 지원도 크게 늘고 있다.

진정한 글로벌 인재란

능통한 외국어 구사 능력이나 해외 MBA 학위 등과 같은 외형적 조건만으로 진정한 글로벌 인재라고 보기는 힘들다고 글로벌 인사 담당자들은 입을 모은다.

세계 글로벌 기업의 인사 담당자들은 글로벌 인재의 기준을 △이중 언어 구사 능력 △이문화 동화 능력 △전문 내용 이해 및 실행력의 세 가지를 갖추고 어떻게 스스로 소화시키는지에 의해 업무 수행 능력을 평가한다.

SC제일은행의 오 이사는 “우리는 외국어 우수자나 해외 학위 보유자를 글로벌 인재로 여기지 않는다”고 일축한다. 그리고 “해외 학위를 가진 글로벌 인재는 자라온 환경 및 학생 시절의 다른 문화의 경험을 통해 보다 유연한 사고를 갖게 한다”며 “다양성과 포용성(Diversity & Inclusion) 차원에서 다른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볼 수 있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한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한다.

결국 글로벌 인재는 국내 인재들에게 없는 창의력, 다른 방식의 사고력, 해외 현지 비즈니스 환경 및 문화의 이해 등의 효용이 있기 때문에 기업들이 앞 다퉈 영입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잡코리아의 김 대표는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상품·서비스뿐만 아니라 인적자원의 교류도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여기에 없어 다른 데서 구해 온 인적자원을 적재적소에 투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앞으로 해외 인재가 국내에 영입되고 우리 인재가 해외로 수출되는 인력 시장의 국제화는 점점 속도를 더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진원 기자 zinone@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