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 만 받던 PB 서비스, 대중화 시대 열렸다

2010. 1. 11. 09:12C.E.O 경영 자료

‘큰손’ 만 받던 PB 서비스, 대중화 시대 열렸다

[중앙일보] 2010년 01월 11일(월) 오전 00:44

 

[중앙일보 한애란] 올해는 돈을 어떻게 굴려야 할까. 이맘때면 재테크 전략을 다시 점검해보게 된다. 연말 성과급이라도 받았다면 더 고민이다. 능력 있는 프라이빗뱅커(PB)를 고용하면 좋겠지만, 1억원 이상은 맡겨야 하다 보니 쉽지 않다.

이러한 투자자들을 위해 증권사들이 문턱을 낮춘 자산관리 서비스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특정 종목이나 상품을 하나 골라주는데 그치지 않고, 고객의 자산 성과를 점검해주고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공해 주는 서비스다. 별도 수수료를 내지 않는다. 어느 지점에서나 쉽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대신증권은 ‘금융주치의’ 서비스를 11일부터 시행한다. 주식과 펀드 투자자에게 시장상황에 맞는 맞춤형 투자전략을 제공해주는 서비스다. 경제상황에 변화가 생기면 금융주치의가 수시로 연락해 조언해 주기도 한다. 성과와 함께 위험(리스크)을 분석해 주는 투자건강보고서도 제공할 계획이다.

삼성증권은 ‘팝(POP)’이란 이름의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갖고 있는 자산의 성과를 점검해 주고, 고객의 투자성향과 요구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새로 짜준다. 예를 들어 중국에 관심 있다면 ‘차이나 스토리팩’, 인플레이션이 걱정된다면 ‘원자재 스토리팩’을 제공하는 식이다. 특히 펀드의 경우 다른 회사에서 가입한 펀드까지 함께 고려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 회사 김상문 투자컨설팅팀 과장은 “PB들이 거액 고객만을 대상으로 하던 것을 어느 고객이나 서비스받도록 시스템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옥토폴리오 서비스’를 통해 자산관리를 도와준다. 영업점에서 투자성향과 투자목적 등을 상담하면, 이를 바탕으로 최적의 자산배분안과 그에 맞는 상품을 골라준다.

예를 들어 위험중립형 투자자라면 ‘국내주식 48%, 해외주식 18%, 원자재 11%, 국내채권 11%, 해외채권 4%, 현금 8%’의 배분안을 짜준다. 다만 1000만원 이상이어야 서비스가 제공된다. 이 회사 재무컨설팅부 한정희 과장은 “다음 달부터 우리투자증권에 맡기지 않은 자금까지 고려해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도록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중”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자산관리 서비스를 ‘미래에셋어카운트’라는 하나의 브랜드로 묶었다. 고객의 재무상황이나 성향을 고려해 펀드·종합자산관리계좌(CMA)·랩어카운트·연금 등 다양한 상품에 대한 컨설팅을 지점에서 한 번에 받을 수 있다. 특히 부동산 자산에 대한 정보까지 제공하는 ‘부동산 어카운트’도 운영한다.

대우증권의 자산관리 브랜드는 ‘스토리(STORY)’다. PB컨설팅파트와 상품전략팀의 전문가들이 자산관리 노하우를 모아 만든 컨설팅 시스템을 이용해 종합적인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 기존에 갖고 있던 자산의 비중이 잘못돼 있진 않은지, 가입한 펀드는 적절한지도 점검해준다.

이 회사 송석준 마케팅부장은 “1월 말부터 펀드 판매사 이동제도가 시행될 예정”이라며 “투자자들은 은행·증권사가 제공하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비교해 보고 좀 더 나은 판매사로 갈아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자산관리 서비스는 대박 날 고수익 상품을 찍어주는 식은 아니다. 기대수익과 위험을 분석해 자산을 체계적으로 키우는 방법을 찾아주는 것이다. 따라서 단기간에 고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보다는 장기간 안정적으로 자산을 운용하려는 고객이 이용할 만하다.


한애란 기자

▶한애란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aeyani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