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재발 방지를 위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월가의 대형 은행에 대해 보다 과감한 칼을 빼들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TV 생중계 연설을 통해 “미국 금융시장은 여전히 금융위기를 불렀던 규제 아래서 움직이고 있다. 미국 납세자들이 다시는 대형 은행의 볼모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하며 은행의 위험투자 규제 방안을 밝혔다.
규제 방안의 핵심은 은행의 대형화 규제와 자기자본투자(PI) 영업 규제를 통해 은행의 위험투자를 막는 것이다.
지난 1999년 ‘글래스-스티걸법’(IB와 상업은행을 분리해 상업은행이 고객의 돈으로 투자를 할 수 없도록 하는 법)이 폐지되면서 상업은행들이 자기자본으로 투자에 나섰고 결과적으로 금융위기를 일으켰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이번 규제 방안에 대해 ‘글래스-스티걸법’의 부활이라고 평가하고 있기도 하다.
규제 방안이 의회에서 확정될 경우 골드만삭스와 JP모간, 모간스탠리 등 PI의 비중이 높은 투자은행(IB)들은 상업은행 지위를 포기해야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형 은행권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규제 방안에 대해 국내외 은행가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지에 따르면 크레디트스위스(CS)와 UBS, 도이체방크, 바클레이스 등 유럽의 대형 은행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은행 규제 방안을 ‘호재’로 판단하고 있다.
미국 내 외국계 은행들이 이번 규제 방안을 피하기 위해 사업부를 월가에서 영국 런던이나 유럽 지역으로 옮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FT 자체조사에 따르면 일부 유럽 은행 관계자들은 수년 내로 PI사업부를 유럽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유럽 은행의 경우 전체 사업에서 PI가 차지하는 비중이 1∼2%로 미국 금융기관보다 낮은 편이어서 규제의 충격이 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면 미국 금융권 투자자들은 은행권에 대해 규제를 가하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다소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이 투자자들과 애널리스트들을 상대로 자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7%가 오바마 대통령이 반 기업적인 성향을 가졌다고 답했다.
카를로스 바딜로 웰스파고 고정수입 애널리스트는 “오바마 대통령이 금융시스템 개혁을 두고 끊임없이 (월가 경영진들과) 충돌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예고된 오바마 대통령의 규제 방안이 발표되면서 이날 미 뉴욕 증시는 은행주를 중심으로 급락했다.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2.01% 급락한 1만389.88로 마감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89% 하락한 1116.48로 장을 마쳤다. 나스닥 지수 역시 1.12% 떨어진 2265.70으로 밀렸다. 골드만삭스와 JP모간, 모간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은행주들의 주가는 4% 이상 급락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기자
오바마 “美은행 자기자본 투자 금지”
2010. 1. 23. 07:24ㆍ지구촌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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