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아시아나항공 원상복귀 합의

2010. 1. 29. 09:06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채권단, 아시아나항공 원상복귀 합의

[노컷뉴스] 2010년 01월 29일(금) 오전 05:49   가| 이메일| 프린트
[CBS경제부 정영철 기자]
금호산업에서 금호석유화학으로 넘어갔던 아시아나항공이 다시 금호산업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금호산업 채권단들은 최근 이 같이 합의하고, 산업은행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상대로 공식 요청하기로 했다.

금호산업이 워크아웃(기업개선 작업)을 계속 진행하느냐, 법정관리에 들어가느냐 여부는 다음주 중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금호산업 채권은행과 대우건설 재무적 투자자(FI)는 풋백옵션(수익보장 장치) 처리 방안을 이때까지 매듭짓기로 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호산업 채권은행과 대우건설 FI는 지난해 12월 22일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 지분 12.7%(2226만9600주)을 금호석유화학에 매각한 것에 대해 원상복구할 것을 금호산업에 요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금호산업의 주채권 은행인 우리은행과 대우건설 FI들은 금호산업이 알짜 자회사를 경영권 프리미엄없이 헐값에 매각했다며 반발했지만 금호석유화학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은 그룹 재무구조 개선약정(MOU)에 따른 것으로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일부 FI가 이를 두고 금호산업이 채권자에게 손해를 끼치는 ‘사해(詐害)행위’라고 보고 취소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강경하게 나왔다.

결국 산업은행도 FI의 주장을 받아들이고 금호그룹에 원상복구를 요구하기로 했다. 금호그룹은 채권단 전체의 합의된 요구사항이기 때문에 이를 받아들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아시아나항공이 금호산업으로 다시 돌아가면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대한통운도 덩달아 딸려 가게 된다. 이럴 경우 이두 계열사는 금호그룹 총수 일가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게 돼 그룹 지배구조에도 큰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호산업이 워크아웃을 계속 진행하느냐, 법정관리로 들어서느냐는 다음주 중에 결판날 예정이다.

산업은행은 FI들에게 대우건설 주식을 주당 1만8000원에 매입하고, 애초 매입가격(2만6000원)과의 차액은 액면가(5000원 예상)로 금호산업 주식으로 돌려주되, 이자에 대해서는 액면가의 두배로 출자전환하자고 제안했다.

이럴 경우 8000억원에 달하는 이자로 살수있는 주식수는 액면가로 했을때의 절반으로 줄어든다.

때문에 FI들은 이 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FI관계자는 “은행들의 채권에 대해서는 전액 액면가로 주식을 살수 있도록 하면서, FI 채권에 대해서는 절반만 살수 있게 한다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말했다.

FI들은 이자에 대해서도 액면가로 금호산업주식으로 보상해달라는 것이다.

다른 FI는 “이자에 대해 손해를 감당해야 한다면, 주식 매입가격을 올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은 17개 FI들의 의견을 취합한 새로운 수정안을 산업은행에 제시할 예정이다.

산업은행과 FI들은 이 문제를 다음 주 안에 매듭짓기로 했다. 양측간에 이견을 절충하면 애초 계획했던 금호산업의 워크아웃 작업이 속도를 낼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법정관리로 방향을 틀 수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FI는 “현재로서는 고객들의 돈을 모아 투자한 FI들이 양보할 여력이 없다”며 "많은 FI들이 법정관리로 가더라도 크게 손해볼 것은 없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법정관리를 밟게 되면 개인, 협력업체들도 손실을 분담하게 되기 때문이다.

금호산업에 대한 긴급자금 2천8백억원 지원도 대우건설 풋백옵션 문제와 함께 다음 주 중에 논의될 예정이다.

금호산업이 법정관리로 들어서면 신규 자금도 우선변제권 없이 기존 채권과 동일하게 취급되기 때문에 채권은행으로서는 지원하기 쉽지 않다.
steel@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