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옥 재배치" 재계는 지금 이사중

2010. 2. 2. 18:55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사옥 재배치" 재계는 지금 이사중

글로벌 경쟁 대비 본사 통합 조정기능 강화·업무 효율화 추진
삼성전자, 수원 컨트롤타워 서초동으로 이전
LG그룹, 계열사 재배치·트윈타워 리모델링

서울경제 | 입력 2010.02.02 17:47

 

현대그룹은 신사옥 마련 계열사 통합 운영

삼성전자 등 국내 대기업들이 사옥 재배치를 통해 새로운 도약에 나선다. 핵심부서 재배치와 신사옥 마련, 건물 리모델링 등을 통해 본사의 통합 조정기능을 강화해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에에서 효율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도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서초동 본사 재배치를 통해 업무구조 효율화를 추진한다. 삼성전자는 자사 소유의 본사 건물 1개 층을 쓰고 있던 국내영업 파트를 최근 바로 옆 삼성생명 건물로 옮겼다. 대신 빈 공간에는 수원사업장의 스태프 조직이 옮겨올 예정이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최근 인사에서 경영지원실이 부활해 이를 포함한 수원의 핵심 스태프를 서초동 본사로 통합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주화 경영지원실장이 최고재무책임자(CFO) 업무를 겸하고 있는 만큼 공간 재배치를 통해 서초동 본사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LG그룹도 계열사 사옥 재배치와 여의도 트윈타워 리모델링에 나선 상태다. 하반기부터 트윈타워 건물을 새롭게 바꿔 LG전자와 LG화학ㆍLG디스플레이 등 주력 계열사의 분위기를 쇄신할 예정이다. 이어 신문로 사옥이 완공되면 LG는 본격적인 재배치에 나설 예정이다.

이에 앞서 종합부품사로 거듭난 LG이노텍은 이미 지난해 12월 서울스퀘어 빌딩에 새 둥지를 틀고 변신을 시도 중이다.

LG그룹이 리모델링과 사옥 재배치에 나선 이유는 TV 등 주력 사업에서 일본 소니를 추월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 데 이어 진정한 세계 일류 기업으로 도약하자는 각오가 담겨 있다. LG의 한 관계자는 "지난 1987년 본사 완공 후 사업이 크게 확장돼 공간 재배치와 분위기 쇄신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정은 현대그룹은 회장 체제 후 처음으로 별도의 신사옥을 마련해 계열사가 한 곳에 모일 예정이다. 신사옥은 서울 연지동에 위치하며 총 2개동으로 구성돼 있다. 리모델링을 거쳐 3월부터 현대상선현대아산현대택배ㆍ현대유엔아이ㆍ현대엘리베이터현대경제연구원 등이 순차적으로 입주한다.

주력 사업 경기가 좋지 않음에도 현대가 신사옥 구입에 2,000억원을 투입한 것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과거 현대가 여러 개의 그룹으로 쪼개진 뒤 현대그룹은 계열사별로 뿔뿔이 흩어져 세를 들어 업무를 보는 등 이렇다 할 사옥을 가져보지 못했다.

현대그룹의 한 관계자는 "현 회장 취임 후 처음으로 사옥을 구해 흩어진 계열사가 모일 수 있게 됐다"며 "오랜 꿈을 이뤘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을 뿐 아니라 계열사 간 유기적인 업무 협조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재원기자 jwho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