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경용,“책, 외상으로도 살 수 있어요”

2010. 2. 16. 17:40C.E.O 경영 자료

“책, 외상으로도 살 수 있어요”

국내 첫 ‘후불제 도서쇼핑몰’ 공경용 대표

2010-02-16 오후 12:27:22 게재

 

당장 돈 없어도 10만원어치까지 구입 가능
이용자 90% 무이자 기간 10일 안에 갚아

“‘책을 외상으로 사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양심’이 신용입니다”
후불제 도서 쇼핑몰 사이트 하하야(www.hahaya.co.kr) 대표 공경용(30)씨의 말이다. 베타 서비스를 거쳐 2월부터 본격적으로 문을 연 하하야는 10만원까지 외상으로 책을 살 수 있게 해 준다.
신학기라 자녀들이 한번에 여러 권의 참고서를 사야 하는데 돈이 부족해 쩔쩔매는 부모, 교재를 사야 하는데 등록금 낼 돈도 없는 대학생들에게 요긴한 사이트다. 공씨는 “방글라데시에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소액 대출을 해 주는 그라민 은행이 이용자들의 삶을 보고 대출을 해 준다면 하하야는 책을 읽고 싶어 하는 마음을 믿는다”고 말했다.
이용자들은 하하야에서 제공하는 포인트로 교보문고 등 연계된 도서 쇼핑몰에서 10만원어치까지 책을 살 수 있다.
10일까지는 연체료가 없고 10일이 지난 후부터 연체율 3%가 붙는다. 책을 1만원어치 사고 11일째가 되는 날 갚으려면 1만300원을 내면 되는 것. 전부 상환하면 다시 외상으로 책을 살 수 있다.
대신 하하야는 도서 쇼핑몰에서 이용자들에게 주는 포인트를 받는다. 도서 쇼핑몰이 제공하는 포인트는 보통 책값의 10%내외. 하하야는 이 포인트를 모아 책을 구입한다.
특별한 홍보를 하지 않았는데도 하하야 이용자들은 하루 평균 20여명이나 된다. 하하야는 매일 이들을 위해 100여만원 어치의 책을 구입한다. 상환율도 높다. 이용자들의 90%는 무이자 대출 기간에 돈을 갚는다. 공씨는 “예상보다 이용자들의 호응이 높고 상환도 잘 이뤄지고 있다”면서 “서비스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 3번이나 책을 구입하고 돈을 상환한 이용자도 있다”고 말했다.
가난할수록 책을 접할 기회가 더 많아야 한다는 게 공씨의 생각이다.
 
가난한 사람들이 책을 읽고 공부해야 ‘부익부 빈익빈’의 틀을 깰 수 있다는 것. 공씨는 “1만원으로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좋은 책뿐인 만큼 책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춰 주고 싶다”면서 “신학기에 대비해 대학 교재를 구입하려는 이용자들이 많아 3월부터는 20만원까지 한도를 높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하야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 공씨는 품목을 생활 용품으로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공씨는 “‘옥션’ 등과 연계하면 아이들 분유값이 없어 힘들어하는 부모들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