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부동산 경기침체로 인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전역에서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비해 전세가격은 꾸준히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1기 신도시 전세가율 5년 만에 40% 돌파
28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26일 현재 경기 분당, 평촌, 산본, 중동, 일산 등 1기 신도시의 아파트 전세가율은 40.2%로 나타났다. 전세가율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직전 최저점을 기록한 후 꾸준히 상승해 왔으며 40%를 넘어선 것은 2005년(43.17%) 이후 5년 만이다.
신도시별로는 분당이 36.15%로 지난달 말(35.76%)에 비해 0.39%포인트 올랐다. 총 5개 1기 신도시 가운데 월간 상승률이 가장 높다. 산본신도시는 전세가율이 48.3%로 1기 신도시 중 가장 높다. 이어 중동(43.93%), 평촌(43.85%), 일산(41.42%) 등의 순이다. 산본신도시 66㎡ 아파트 전세가율은 57.6%에 달하고 평촌신도시도 같은 규모 아파트 전세가율이 55.8%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서울 전역의 전세매물이 품귀현상을 빚으면서 강남과 도심 등에 출퇴근이 용이한 신도시 지역으로 실수요가 몰린데 따른 것으로 풀이했다. 오는 4월 제2차 보금자리주택 공급을 앞두고 매매수요가 관망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전세난 가중에 한몫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세가율이 치솟으면서 1기 신도시에서 1억원 미만 현금으로 전세를 끼고 살 수 있는 아파트가 급격히 늘고 있다. 산본신도시 충무주공2단지 전용 51㎡의 전셋값은 1억2000만원으로 매매가(1억8000만원)의 67% 수준이다. 이에 따라 현금 6000만원이면 전세를끼고 내집을 장만할 수 있다. 중동신도시 설악주공3단지 전용 49㎡도 전셋값이 최근 1억원까지 급등하면서 매매가(1억8000만원)와의 격차가 8000만원까지 좁혀졌다. 평촌신도시 초원한양 전용 59㎡도 매매가 2억7000만원에 전세가격은 1억4500만원이다.
■전세 끼고 집 사기···'글쎄?'
이처럼 전세가율이 높아지면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것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전문가들은 섣부른 투자는 금물이라고 조언한다. 현재의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돌아설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그 이유다. 앞으로 당분간 서울과 인접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보금자리주택 등 저렴한 새아파트가 대거 공급되는 상황에서 이들 아파트 단지가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의 전세난은 보금자리를 앞두고 '무주택 요건'을 유지하려는 수요자들이 많아져서라는 분석도 존재한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보금자리가 본격적으로 공급되는 향후 3년 이내에는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전세가율이 높다는 것은 투자 수요보다는 시장이 실수요 위주라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이는 정반대로 생각하면 투자가치가 낮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고 말했다.
투자 수요가 많은 지역과 상품이 경기침체기에 낙폭이 클 수 있지만 경기가 반등할 때는 오히려 상승폭이 크다는 설명이다.함 실장은 "합리적인 소비자라면 실수요 가치가 높은 아파트를 사는 것이 맞다"면서 "하지만 우리나라 주택값은 거주보다는 투자 측면에서 움직이는 만큼 좀 더 거시적인 측면에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mjkim@fnnews.com 김명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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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