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고검 판례연구 발간
'일시적 1가구 2주택'도
해석따라 양도세 낼 수 있어
광고비·접대비 문제도 분석
김모씨는 1987년 A아파트를 매입해 보유하고 있던 중 1995년 또 다른 B주택을 사들였다. A아파트가 2000년 9월 재건축 사업계획 승인을 받자 김씨는 2002년 7월 B주택을 판 후 2개월 후 C주택을 매입해 A아파트 재건축 공사 기간 동안 거주했다. 그는 재건축이 완료되면서 신축된 A아파트를 매입했고 C주택은 그로부터 1년 이내에 팔았다. 김씨는 C주택 매도가 소득세법상 양도소득세 비과세 대상인 '1주택을 소유한 1세대가 그 주택을 양도하기 전에 다른 주택을 취득해 일시적으로 2주택이 된 경우'에 해당한다고 봤지만,세무서는 양도세를 부과했다. 김씨는 이에 법원에 양도세 부과처분 취소소송을 냈고,법원은 양도세 부과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법원이 세무서의 손을 들어준 이유는 뭘까.
서울고등검찰청 조세법판례연구회는 일반인에게 어려운 소득세,법인세,상속 · 증여세 등 조세 분야의 주요 판례를 분석한 '조세법 판례연구' 책자를 발간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책자는 서울고검 조세팀 검사들이 국가를 대리해 진행한 조세 관련 소송의 판결을 알기 쉽게 설명한 연구서다.
◆재건축 기간 임시로 살았던 다른 집 팔때 양도세 주의
소득세 관련 소송에서는 부동산,그중에서도 '1가구1주택 비과세' 문제가 주요 법률 이슈로 꼽혔다. 현행 소득세법에 따르면 1세대1주택자가 3년 이상 보유(서울,과천과 5대 신도시는 2년 이상 거주 요건 추가)한 집을 팔 경우 양도세가 면제되며,주택을 양도하기 전에 다른 주택을 취득해 일시적으로 2주택이 된 경우에는 다른 주택을 취득한 날부터 2년 이내에 종전 주택을 양도하면 역시 면제 대상이 된다. 소득세법 상 일시적 2주택 인정 기간은 원래 1년이었으나 2008년 11월 2년으로 연장됐다.
앞서 김씨는 자신이 C주택을 양도하기 전에 신축 A아파트(다른 주택)를 취득한 후 1년 이내에 C주택(종전 주택)을 양도해 비과세대상이라고 본것.그러나 세무서는 "재건축 조합원이 기존 주택을 멸실하고 재건축한 주택을 매입했을 경우 '다른 주택'으로 볼 수 없다"며 양도세를 부과했고 법원도 이를 정당하다고 봤다. 조세법판례연구회는 "단독주택을 취득해 헐고 다가구를 짓는 경우에도 '다른 주택'이 아니라고 본 대법원 판례가 있어 이 같은 법리가 재건축 아파트에도 적용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축 A아파트는 1987년부터 있던 집으로 간주돼 C주택을 A주택 매입 후 '2년 이내'에 판 것으로 인정받지 못했다는 얘기다.
세무서는 그러나 실무상으로는 재건축사업계획 승인 당시 1세대1주택자인 경우 재건축 아파트 취득 후 2년 이내에 공사 기간 동안 보유해 거주하던 주택을 매도하면 양도세를 비과세하고 있다. 연구회는 "재건축 아파트 취득 전 대체주택을 양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배려하려는 차원이지 비과세가 법령상 근거는 없다"며 "김씨의 경우에는 사업계획 승인 당시 B주택을 보유해 2주택자여서 해당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접대비냐 광고선전비냐
법인세 관련 소송에서는 접대비와 광고선전비의 구별 문제가 주요 분석 대상이 됐다. 접대비는 각 사업연도에 지출한 금액 가운데 일정 부분은 손금산입(기업회계에서는 재무상 비용으로 처리되지 않지만 세법상 비용으로 인정되는 회계)이 제한되지만 광고선전비는 전액이 손금산입된다. 따라서 비용이 접대비인지,광고선전비인지에 따라 기업 조세 부담에 큰 차이가 있다.
포장용기 판매업체인 D사는 고객인 모 우유회사와 2004년 포장재료 판매계약을 체결하면서 우유회사의 광고비용 일부를 부담,우유 광고에 D사의 포장재료에 대한 광고 문구가 등장하도록 했다. D사는 광고비용을 광고선전비로 당해 사업연도에 손금산입했지만,국세청은 이를 접대비로 간주해 접대비 한도초과액에 해당하는 부분을 손금불산입했다.
서울행정법원은 이에 대해 지난해 11월 "광고지출비의 직접적인 상대방이 우유회사라고 하더라도 지출의 종국적인 상대방은 일반 소비자이기 때문에 광고선전비로 봐야 한다"며 D사의 손을 들어줬다. 연구회에 따르면 법원은 비용 지출 목적이 사업에 관련이 있는 자들과의 친목을 두텁게 해 거래관계의 진행을 도모하는 데 있다면 접대비로,불특정 다수인의 구매의욕을 자극하는 데 있다면 광고선전비로 보고 있다.
◆무상증자된 명의신탁주는 증여세 안돼
연구회는 상속 · 증여세와 관련한 주요 판결로 '명의신탁 주식에 대한 무상증자의 증여세 과세'를 꼽았다. E씨가 이모씨의 부탁으로 원고 명의의 주식위탁계좌를 개설해 통장과 도장을 이씨에게 줬고,이씨는 1999년 F커뮤니케이션이 발행한 액면가 500원의 기명식 보통주 3만주를 E씨 명의의 주식위탁계좌에 예치해 명의개서했다. 이후 E씨는 이 주식이 명의개서했다는 이유로 F커뮤니케이션의 무상증자 시 보통주 3만1572주를 배정받았다. 국세청은 이에 이씨가 F커뮤니케이션의 주식 총 6만1572주를 모두 원고에게 명의신탁한 것으로 보고 증여세 합계 25억여원을 부과처분했다. E씨는 이에 "무상증자는 주식분할에 불과해 소유한 주식의 실질가치와 주식 소유비율에 변동이 없다"며 불복해 취소소송을 냈고 대법원은 지난해 3월 국세청의 과세가 위법이라고 봤다.
연구회는 "기존 명의신탁 외에 무상증자에 대해서도 새로운 명의신탁 약정이 없다면 이에 과세하는 것은 과세요건 법정주의에 어긋난다"며 "무상주의 취득으로 인해 추가적인 조세회피 가능성도 생기지 않는다고 보고 법원이 과세를 부당하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양도세 안내고 집팔기?…검사가 알려주는 '절세팁'
2010. 3. 31. 09:05ㆍ부동산 정보 자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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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 03/30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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