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와 부동산은 있을 곳에 있어야-
고전인 노자에 어불가연(魚不可淵)이라는 글귀가 있습니다. 물고기는 깊은 연못을 벗어나지 않는 게 좋다는 뜻이지요. 물고기가 깊은 연못을 벗어나서 개천으로 가게 되면 어찌 될까요? 날씨가 가물어 물이 마르게 되면 자칫 생명을 잃을 수도 있을 겁니다.
부동산도 수익의 발생이 근본목적이라면 깊은 연못 노릇을 하고 있는 도심을 떠나지 않음이 좋을 듯싶군요. 부동산 투자를 하게 될 때에는 우선 수익을 주목적으로 할 것이냐, 거주나 경작을 목적으로 할 것이냐에 따라 입지선정을 달리 해야 하니까요.
자동차도 잘 다니지 않은 변두리에 집 사놓고, “집 산지 2년이 됐는데 값은 그대로 있고 대출이자만 물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팔아야 할까요? 아니면 가지고 갈까요? 좀 더 가지고 가면 시세가 오를 수 있을는지?”라고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을 할 수 있겠습니까.
결국 입지선정에서 실패를 했다고 봐야 하겠지요. 시세의 오름을 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했더라면 당연히 작고 비싸더라도 도심에서, 즉 깊은 연못에다 터전을 잡았어야 했음에도 외곽 개천으로 빠져버렸기 때문에 오르기는커녕 값은 그대로 있게 됐다고 할 수 밖에요. 경기가 나빠지면 오히려 값이 내릴 것은 당연한 일이고,
도심이란 꼭 서울 어느 곳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방도시뿐 아니라 시골 면소재지가 되더라도 오를 곳은 따로 정해져 있더군요. 그 곳이 바로 그 지역의 도심일 것입니다. 어느 지역, 어느 지방이나 투자를 해야 할 심장부는 딱 정해져 있더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부동산은 입지선정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물론, 허허벌판이 하루아침에 개발의 바람이 부는 호재들도 있고 민둥산이 상전벽해가 되어 공장이 들어서기도 하지만 그건 개발로 인한 호재일 뿐이고, 그로 인해그곳이 투자의 심장부가 된다면 그때부터는 바로 거기에 투자를 해야 하겠지요.
그러나 사람들은 너무 먼 장래만 혼자 계산하거나 떠도는 소문에만 의존한 나머지 막연한 기대로 투자를 해 버리더군요. 안전진단이 떨어진 재건축도 10년 가까이 걸리는데 소문만 무성한 개발이 어찌 단시일 내에 이뤄질 수 있으리오.
이곳에 뭐가 들어온다, 뭐가 지나간다는 말은 자칫 희망사항 뿐일 수도 있고, 어영부영 10년 세월이 흘러버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외곽이 빨리 식고 더디 더워지는 일은 부동산시장에서 늘 있어온 일이니까요.
-부촌일수록 상승폭은 약해-
고급빌라나 타운하우스는 시세상승보다는 쾌적성과 사생활보호 등 삶의 질이 주목적이므로 주로 역세권과는 거리가 먼 곳에 있습니다. 인프라 또한 약한 곳에 자리하고 있다는 표현이 옳을 것입니다. 너무 물이 맑거나 청정한 곳은 고기가 모여들지 않듯이 부동산도 그런 곳은 시세상승이 약하다는 뜻이지요.
전. 답은 경작이 주목적입니다. 그런데 경작은 하지 않고 시세상승이 있어주기를 기다린다면 잘 못된 투자라도 봐야지요. 물론, 물가가 오르고 화폐가치가 떨어져 실물자산의 명목가치가 높아지게 되면 값은 불어나겠지만 말입니다. 그러나 그럴 때는 전. 답만 오르나요? 가건물이나 포장마차도 오르지,
거주도 목적이고 투자도 목적일 때의 입지선정이 제일 어렵더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아야 할 곳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밑천은 짧은 데, 즉 그물은 하나인데 어찌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까요. 10분 거리에 트리플 역세권은 아무데나 있는 게 아니거든요.
“전세 8천에 살고 있거든여, 어찌어찌 모으다보니 5천을 모았네여, 1억 3천으로 갈만한 곳이 있을까여? 거주도 좋지만 투자성이 있었으면 좋겠네여, 물론, 대출을 안아야 하겠지만 연봉이 별루여서~ 그리고 애 때문에 외벌이거든여, 1억 정도 대출 안고 갈만한 곳 꼭 좀 부탁드려여~”
모두 2억 3천으로 거주도 하고 돈도 벌수 있는 곳을 점찍어 달라는 질문인데 질문자의 심정은 백번 이해하나 그런 입지를 선정하기가 그리 쉽지 않다는 뜻입니다. 물론 2억 3천이면 엄청 큰돈이지만 말입니다. 설사 있더라도 또 직장거리와 맞지 않음이 보통이더군요. 요즘 세상은 출, 퇴근 시간을 편하게 보내려고 하기 때문에,
“용인과 분당에 집이 있습니다. 두 채 모두 팔려고 내 놨습니다. 두 채를 다 팔고 용인에서 전세로 거주하렵니다. 7억이 남습니다. 강남 재건축 물량을 사되 부족한 돈은 전세금으로 채우거나 대출금으로 충당하고 나중에 건축이 되면 입주할 예정입니다. 어느 아파트를 사야 수익성이 있을까요? 좋은 답변 기다리겠습니다.”
있는 집 두 채 다 팔고 강남으로 들어가겠다는 취지의 질문입니다. 글쎄요, 수익성이 있을지 걱정부터 앞섭니다. 조건부로 안전진단 통과한 어느 아파트 102㎡짜리10억 정도 줘야 하는데 나중에 추가부담금은 2억 가량 될 것이고, 주위 시세는 12억 정도에 머무르고 있어 투자해도 남을 게 없다는 계산이 앞서기 때문이지요.
-부동산은 종합 선물세트-
이렇게 부동산 투자는 입지를 잘 정해놔도 그 외 부수적인 여러 가지 여건이나 계산이 맞아야 하므로 종합선물세트라고 봐야 하겠지요. 지금의 부동산 시장이나 증권시장은 국제적. 국내적으로 경제사정에 미치는 영향이 커서 하룻밤 사이에도 팔자가 뒤바뀌는 현상이 늘 일어나고 있으니까요.
필자는 오래 전 칼럼에서 부동산에도 조강지처가 있다는 글을 쓴 사실이 있었지요. 입지가 좋은 부동산은 함부로 팔지 말고 오래 가지고 있으라는 내용이었는데 있을 자리에 있는 부동산은 시세의 변동도 덜하고 뿌리 깊은 나무처럼 가뭄을 타지 않게 된다는 뜻이었지요.
요즘 어느 은행연구소의 집 값 동향에 대한 발표를 보시고 유주택자들은 간이 콩알만 해 졌을 겁니다. 집 한 채 사는데 12년 연봉을 모아야 한다고 했더군요. 또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미국이나 일본의 버블붕괴 당시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도 했었지요. 그러나 가장 위험성이 많은 부채비율에 대한 거론은 없었다는 기억이 납니다.
이런 발표를 믿어야 할지? 안 믿어야 할지? 언제는 1-2년 만에 뚝딱 집산 세월이 있었던가요. 지난 금융위기 이후 국제적으로 풀려있는 돈의 양은 따지지도 않고 집값만 높다? 우리나라는 주택에 대한 담보비율이 40-50밖에는 되지 않습니다. 지금의 우리나라 주택사정은 10년, 20년 전의 미국이나 일본과 전혀 다릅니다. 안심하셔도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 부동산에 버블은 아직 없으니까요.
소득과 대비한 주택가격도 선진국에 비해 높다고 했던가요? 그러나 가격이 더 높은 나라들도 많이 있으니까요. 공공물량이나 민간물량 모두 아파트에 치우쳐있거나 적재적소에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음이 아쉬울 뿐입니다. 지금의 세상은 두바이에서 방귀를 뀌어도 냄새가 나는 건 사실이지만 마치 한국의 부동산 시장이 버블에 끼어 위험하다는 식의 논리는 천부당만부당한 발표가 아닐는지,
물론, 주택구입에 있어서 입지가 좋아도 가격대가 높은 곳은 조심하시고, 또 가계부채비율이 높지 않도록 하시라는 권고 말씀을 드립니다. 지금의 부동산 시장은 매수심리부터가 위축되어 있고 소득팽창이 이루어지지 아니하여 양극화가 뚜렷한 시장이니까요. 더구나 건설사들의 고집으로 미분양까지 첩첩산중이고,
요즘처럼 말 많은 부동산시장의 정답은 무엇일까요. 아무리 짓궂은 봄이라도 꽃은 피게 마련이고, 칠흑 같은 새벽에도 닭은 울게 되는 게 세상사 이치입니다. 부동산 시장이 어려운 건 사실이지만 세상에 무슨 일이 쉬운 일만 있던가요. 파실 분들은 급할수록 쉬어 가십시오. 막힐수록 돌아가십시오. 사실 분들은 지금 사십시오. 기회는 금방 왔다 가더이다.
주택시장과 토지시장이 막혀 가시기 곤란하거든 옆길을 보십시오. 어찌 부동산 투자에 길이 한곳만 있으리오. 5-6억은 토지, 4-5억은 상가, 3-4억은 아파트, 1-2억은 수익성 오피스텔을 보시면 어떨는지요? 자신이 잘 아는 분야를 찾아서 말입니다.
수원대학교 사회교육원 교수(부동산학. 생활법률학)
수원 세인종합법률사무소 국장
내 집 마련 아카데미 대표
011-262-4796. 031-213-4796
http://club.r114.co.kr/yjw
yoon3668@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