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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장정훈] 고층 아파트 일색인 주택 형태를 다양화하기 위해 도시형 타운하우스로 재건축하는 주민들에게 서울시가 파격적인 혜택을 주기로 했다. 재건축 때 지어야 하는 소형 평형 건립 의무를 면제하고 전체 건물의 노후도 조건을 67%에서 60%로 낮춰주는 방식이다.
도시형 타운하우스는 ㅁ자나 ㄷ자 모양으로 된 5~7층의 중·저층형 공동주택<조감도 참조>으로 도로 등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다가구·다세대를 재정비할 때 대안이 될 수 있는 주택 유형으로 꼽힌다.
서울시 권창주 주거정비과장은 31일 “도시형 타운하우스를 짓는 재건축 사업에 인센티브를 줄 수 있도록 관련 조례를 개정했다”고 밝혔다. 개정된 조례에 따면 단독주택지를 도시형 타운하우스로 재건축하면 전체 건립 가구 수의 20% 이상을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주택으로 지어야 하는 의무조항이 면제된다. 이렇게 되면 85㎡ 이하 주택을 전체 가구 수의 60%까지 지을 수 있어 사업성이 좋아진다.
또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려면 구역 내 전체 주택 중 지은 지 20년 이상 된 노후 주택이 67%를 넘어야 하지만 60%만 돼도 가능하게 됐다. 재건축 사업 면적 조건도 1만㎡ 이상에서 5000㎡ 이상으로 완화했다. 서울시는 또 도로 같은 기반시설이 낡으면 새로 건립해 주고, 이에 더해 계획 용적률을 10%포인트씩 높여주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서울시가 이처럼 도시형 타운하우스를 추진하는 주민에게 인센티브를 내건 것은 서울 시내 주택이 아파트 일색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2008년 현재 서울시 주택 중 아파트 비중이 56%가 넘고 해마다 새로 짓는 주택 가운데 아파트가 80%를 차지한다. 김종규 재건축팀장은 “지금 같은 추세라면 머지않아 서울엔 고층 아파트만 들어찰 것”이라며 “도시형 타운하우스는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며 쾌적한 주거여건을 조성할 수 있는 대안적 주택 유형”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재건축 지역의 주민들은 이 같은 지원책에도 도시형 타운하우스 건립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7월 5층으로 고도제한이 돼 있는 강북구 수유동 508번지(5만8000㎡) 일대를 도시형 타운하우스 시범지구로 지정했으나 사업 추진이 답보상태다.
이 지역 재건축추진위원회 박기홍 위원장은 “재건축 아파트의 층수가 낮아지면 자기 부담금이 많아진다며 주민들이 반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5~7층의 중·저층 아파트를 지으면 15층 이상의 고층 아파트보다 사업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용적률이나 층수 제한이 완화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주민이 많다는 것이다.
50~70층까지 고도제한이 완화된 한강변 아파트들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고 한다. 도시형 타운하우스는 ㅁ자형이어서 북향 주택이 많이 건설된다는 것도 단점이다.
◆재건축 연한 단축 또 보류=서울시의회 도시관리위원회는 아파트의 재건축 가능 연한을 아파트 완공 후 최장 40년에서 30년으로 단축하는 내용의 조례 개정안 심의를 보류했다. 시의회는 재건축 정책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시내 아파트 단지에 대한 노후도를 점검한 뒤 다시 논의하기로 결정했다.
장정훈 기자
▶장정훈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cch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