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저폭발로 인한 버블제트, 1만t급도 한 발에…

2010. 4. 16. 20:51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선저폭발로 인한 버블제트, 1만t급도 한 발에…
[서울신문] 2010년 04월 16일(금) 오후 03:43   가| 이메일| 프린트
[서울신문 M&M]
해군 초계함 ‘천안함’(PCC-772)의 함미가 침몰 20일 만에 인양돼 침몰원인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됐다.

침몰 직후 암초 충돌설을 비롯해 피로 파괴설, 내부 폭발설 등 추측성 보도가 줄을 이었으나 현재는 외부 충격에 의한 침몰이 가장 유력한 상황이다.

인양을 주관한 민간업체 관계자의 “무엇인가에 크게 맞은 것 같다.”는 증언과 파괴지점을 조사한 합동조사단의 “외부 충격에 의한 가능성이 크다.”는 1차 조사결과 발표가 이를 뒷받침한다.

특히 인양된 천안함 함미의 형상은 어뢰같은 강력한 폭발물이 천안함 선체 3분의 1지점의 선저 부근에서 폭발했음을 시사하고 있다.

때문에 어뢰에 대해 관심이 집중됨과 함께 ‘버블제트’(Bubble Jet)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 버블제트가 마치 어뢰의 종류인양 언급하고 있는 것과 달리, 이는 어뢰가 ‘선저폭발’ 할 때 발생하는 현상이다.

선저폭발이란 어뢰가 직접 목표에 명중하는 것이 아닌, 선박의 아래쪽을 지나가며 폭발하는 것을 말한다.

근접신관에 의해 폭발이 일어나면서 발생한 가스압력에 의해 바닷물이 사방으로 팽창된다.

이로 인해 선체가 1차적으로 아래쪽에서 위쪽으로 강한 힘을 받으며 순간적으로 들썩이게 된다. 이 과정은 매우 짧은 순간에 발생하기 때문에 배의 척추라 할 수 있는 용골(龍骨)에 많은 힘이 걸리게 된다.

다음 순간 팽창된 가스는 수압에 의해 다시 뭉치게 되며 이때 발생하는 응력으로 선체가 다시 아래쪽으로 힘을 받게 돼 선체 곳곳에 균열이 발생하거나 심하면 용골이 부러지게 된다.

마지막에는 폭발 가스가 부력에 의해 주변의 물과 함께 빠른 속도로 솟구쳐 오른다.

이 과정에서 균열이 발생한 선체로 가스와 물이 스며들어가 내부의 구조물을 파괴하면서 솟아올라 물기둥을 만든다.

선저폭발은 수압과 중력, 부력 등 여러 힘을 추가로 이용하기 때문에 어뢰의 탄두 위력보다 더 강한 파괴력을 낼 수 있다.

다만 폭발 위치에 따라 100m가 넘는 물기둥이 치솟기도 하지만 수심이 깊을 때는 기포만 형성될 뿐 아예 물기둥이 생기지 않을 수도 있다.

지난 1999년, 탠덤 트러스트 훈련(TANDEM THRUST)에 참가했던 우리나라 해군의 이천함은 선저폭발을 이용해 1만 200t 급 퇴역 순양함 ‘오클라호마 시티함’(CLG-5 Oklahoma City)을 단 한 발의 어뢰로 두 동강 내 20여분만에 침몰시켜 주목받은 바 있다.



서울신문 M&M 최영진 군사전문기자 zerojin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