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크기 지하도시, 서울 도심에 들어선다

2010. 4. 19. 10:26건축 정보 자료실

여의도 크기 지하도시, 서울 도심에 들어선다
몬트리올 벤치마킹 …쇼핑·문화·스포츠 多 즐길수 있어

서울 도심에 735만여 ㎡ 크기의 초대형 `지하도시`(언더그라운드시티)가 들어설 전망이다. 이 같은 규모는 중구ㆍ종로구 상업지역 전체를 포괄하는 면적이다.

여의도 전체 면적이 835만㎡인 점을 감안할 때 이와 맞먹는다. 특히 서울시는 애초 지하도시를 조성키로 했던 세운지구와 피맛길 일대 등 현재 재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지구도 이 방식을 도입해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하도시는 지상건물의 위치와는 무관하게 사업구역 내 전체 지하공간을 하나로 연결해 지하철, 주차장은 물론 쇼핑, 문화, 스포츠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캐나다 몬트리올 언더그라운드 시티는 면적만 12㎢에 이르는 빅시티로 여의도의 1.5배나 된다. 이 지하공간에 설치된 통로의 총길이는 32㎞로 1960년대 초에 건설된 후 57차례 공사를 거쳐 지금 모습을 완성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18일 "선진ㆍ동일엔지니어링에 의뢰해 수립하고 있는 `지하도시 개발 마스터플랜` 용역이 올 연말께 완료될 예정이지만 기본적인 방향은 정해진 상태"라며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시는 당초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몰처럼 구역별로 별도의 지하공간을 개발하는 방안을 모색했으나 연계효과가 낮다는 자체 분석에 따라 도심 상업지역 전체를 지하도시로 네트워크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도심 상업지역은 중구가 362만377㎡(중구 총면적의 36.3%), 종로구가 373만㎡(종로구 총면적의 15.6%)로 총 735만377㎡에 달한다.

시는 이를 추진하면서 세계 최대 규모의 캐나다 몬트리올의 언더그라운드시티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언더그라운드시티는 면적이 12㎢에 이르는 빅시티로, 1700개 회사와 45개 은행지점, 7개 호텔, 2개 대학이 있고 2개 백화점을 포함한 1600개 상점, 200개 레스토랑, 34개 영화관과 극장도 있다. 특히 120개나 되는 외부연결통로는 1600여 가구의 아파트와 올림픽 스타디움 등 각종 건물로 연결된다.

서울시도 언더그라운드시티처럼 업무ㆍ쇼핑ㆍ위락 등 다양한 기능을 확충하고 주차장, 통로 및 출입구, 광장, 공공시설 등 시설물을 통합해 공간활용도를 높여 나가기로 했다.

지하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기 위해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통합개발 가이드라인`도 마련하기로 했다. 시는 앞서 이에 대한 시민 이해를 높이기 위한 설명회도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앞으로 중구ㆍ종로구 상업지역 안에서 재개발을 하려면 가이드라인을 지켜야 할 것"이라면서 "지하공간 활용도를 높여준다는 데 사업 시행사도 반대할 이유는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가이드라인은 이미 진행 중인 재개발 지역도 적용받을 전망이다. 세운지구에 대해서는 오세훈 시장이 지난해 9월 "시기가 늦어지더라도 지하도시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강남구는 도심과 달리 노후지역이 많지 않아 당장은 적용이 힘들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시는 강남의 경우 도심의 진행 상황을 보고 단계적으로 가이드라인을 시행한다는 복안이다. 강남구의 상업지역은 225만㎡로 전체 강남구 면적의 4.3%를 차지한다.

시 관계자는 "과밀한 도심에서 지상으로의 지속적인 확장은 이제 지양해야 한다"면서 "지하를 개발하면 도심에서의 새로운 공간 창출, 지상교통난 해소뿐만 아니라 에너지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배한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