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5. 20. 09:17ㆍ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20대 어렵게 취직해도 36%가 임시·일용직
매일경제 | 입력 2010.05.19 18:04 | 수정 2010.05.19 20:31
◆ 고용 집중해부 / 우울한 청년고용 ◆
▶1 서울에 사는 강 모씨(27)는 대학 '7학년생'이다. 군대와 어학연수 등으로 3년을 휴학하고, 지금은 4학년의 마지막 학기를 남겨뒀지만 사회로 나서기가 두렵다. 학력과 학점, 토익 점수와 자격증들을 뜻하는 이른바 '스펙'이 나쁘기 때문이다. 강씨는 대학 졸업을 늦추는 것을 심각하게 고민하며, 오늘도 도서관에서 토익책을 펴놓고 영어공부에 집중하고 있다.
▶2 지방대학을 졸업한 김 모씨(24ㆍ여)는 지난겨울 대기업 신입사원 채용시험에 도전했지만 번번이 서류전형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수백 대 1이라는 취업 경쟁률을 뚫기에는 지방대생이라는 한계가 너무 커보였다. 요즘에는 남들이 '백수'라고 놀릴까봐 외출도 자제한다. 김씨는 계약직이나 단시간근로자로 일하며 경력이라도 쌓겠다는 생각에 매일 인터넷 취업정보포털을 들여다보고 있다.
사상 초유의 취업난에 허덕이는 대한민국 20대의 자화상이다. '지난 1주간 주로 무엇을 하였습니까.' 통계청이 매월 고용동향을 조사하기 위해 전국 만 15세 이상 표본대상(4월 6만7977명)에게 내미는 질문이다.
지난 4월 현재 20대 가운데 109만5000명이 구직활동, 취업준비, 취업을 위한 학원 통학, 쉬었음이라고 답했다. 사회 통념상 20대 젊은이 4명 가운데 1명꼴로 사실상 실업자 생활을 하고 있는 셈이다.
정부가 발표하는 20대 실업자 34만2000명과는 큰 차이다. 정부는 취업준비생들을 실업자가 아니라 비경제활동인구로 따로 분류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대학 등 정규교육기관에 다니는 게 아니라 취업을 위해 별도로 준비하는 젊은이는 사실상 실업자로 판단하는 게 고용시장 현실을 반영한다"고 지적한다.
비경제활동인구에는 침체된 고용시장의 본질적인 문제가 녹아 있다.
20대 비경제활동인구는 231만6000명에 달한다. 20대 전체 인구 중 36%를 차지한다.
특히 직장을 그만둔 지 1년이 넘은 비경제활동인구도 88만명에 이른다. 이들 중 상당수는 퇴직한 뒤 1년 이상 새로운 일자리를 찾지 못했다고 해석된다. 한번도 일한 적 없는 20대 비경제활동인구는 62만여 명이다.
나머지 80만명은 최근 1년 사이 직장을 그만둔 것으로 확인됐다. 힘들게 취직했다가 퇴직한 뒤 여건이 되지 않아 비경제활동인구로 밀려난 것이다.
퇴직 사유는 개인과 가족 관련이 가장 많았지만 시간이나 보수 등 작업여건에 불만족했다는 답변자도 전체 11.4%인 9만200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조기퇴직이나 계절적인 일의 종료, 사업경영 악화 때문에 퇴직한 사례도 많았다.
주목할 만한 대목은 이들이 최근 1년 새 그만뒀던 일의 질이 열악했다는 점이다.
임시직이나 일용직으로 일했던 경우가 총퇴직자 중 75%인 60만명에 이르렀다. 양질의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서 임시방편으로 직장에 들어갔다가 결국 사직서를 쓴 것이다.
매일경제신문이 사회통념에 바탕을 두고 재분석한 20대 고용시장은 그야말로 '암흑시대'다. 어렵게 일자리를 얻은 취업자들의 사정도 그다지 좋지 않다. 20대 총인구가 최근 7년 새 83만명가량 줄어 올해 4월 기준 639만명에 그쳤건만 취업경쟁은 더욱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특별취재팀 = 이진우 차장 / 한예경 기자 / 박용범 기자 / 강계만 기자 /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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