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여는 13억 … 중국 소비자와 함께해야 뜬다

2010. 6. 17. 09:39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지갑 여는 13억 … 중국 소비자와 함께해야 뜬다
[중앙일보] 2010년 06월 17일(목) 오전 00:21   가| 이메일| 프린트

[중앙일보 조민근] 중국의 소비 확대에 따른 수혜주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위기를 계기로 중국이 내수 확대에 나서면서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변화할 것이란 예상이 많아지고 있는 까닭이다. 중국 정부의 내수 진작 정책과 위안화 절상 가능성에 우리 증시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새롭게 투자자들의 눈길을 붙잡는 게 있다. 바로 임금 인상 물결이다. 노동자들의 파업이 잇따르면서 중국 기업들은 잇따라 임금을 올리고 있다. 임금 인상은 소비자들의 구매력 증가로 연결된다. 중국 소비시장이 본격적으로 팽창할 여건이 조성되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잇따르고 있다.

실제로 중국에서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만 달러를 넘는 도시는 2008년 6개에서 지난해는 11개로 늘었다. 대우증권 백운목 기업분석부 이사는 “하반기 투자가 줄면서 중국 경제의 성장률은 다소 둔화될 전망이지만 소비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소비 확대와 관련, 주목받고 있는 종목들은 아모레퍼시픽·락앤락·오리온·베이직하우스 등 중국 시장에 진출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한 내수주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아모레퍼시픽의 질주다. 올 들어 70만~80만원대에 머무르던 주가는 지난달 중순 이후 빠르게 오르면서 15일 100만원을 돌파했다. “단기간에 너무 올랐다”는 말이 무색하게 16일 주가는 다시 2% 상승한 102만2000원을 기록했다. 증권사들의 호평도 쏟아지면서 목표 주가를 120만원으로 끌어올린 곳도 생겨났다.

아모레퍼시픽의 현재 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주가수익비율(PER)은 27배 수준이다. 삼성전자(12.5배)·현대차(13.4배) 등 대표 수출주들을 훌쩍 넘어선다. 그만큼 시장이 이 회사의 성장 가능성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는 얘기다.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는 건 중국 시장에서의 선전이다. SK증권 하태기 연구원은 “중국 내수시장 확대와 소비자들의 소득 증가로 화장품 수요는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내년에는 고가 브랜드인 설화수를 내놓으면서 상하이(上海)·베이징(北京)의 프리미엄 화장품 시장에서도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하반기 투자 화두로 ‘중국 소비’를 제시한는 전문가들도 많다. 이날 하반기 증시 전망을 내놓은 현대증권도 유망 투자 대상 1순위로 ‘중국 소비 수혜 업종’을 꼽았다. 에셋플러스운용 강방천 회장은 “각 분야 1등 기업과 함께 중국 소비자와 함께할 수 있는 기업이 우선 투자 대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고수익으로 주목받은 이 회사의 ‘코리아리치투게더’ 펀드의 경우 4월 초 기준으로 삼성전자 다음으로 많이 들고 있는 종목이 호텔신라이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관련 보고서를 내놓은 애널리스트들도 부쩍 늘었고, 기관도 이들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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