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경기 침체로 알짜 물건 차곡차곡…

2010. 7. 12. 09:24부동산 정보 자료실

부동산경기 침체로 알짜 물건 차곡차곡…다시 주목받는 경매
하반기 경매시장기상도 `흐린후 차차 갬`
중소형 아파트ㆍ연립다세대 주목해볼만

올 상반기 경매시장은 `냉탕`이었다. 지난해 초부터 뜨겁게 달궈졌던 경매시장은 작년 9월 DTI대출 규제 확대와 주택시장 침체라는 이중고를 견디지 못하고 투자자들이 하나둘씩 떠나갔다.

주택시장이 회복되리란 전망을 내놓기엔 아직 이르다는 의견이 많은 하반기는 어떨까. 주택시장과는 반대로 경매시장은 이제 다시 매수 타이밍을 저울질해볼 때가 되지 않았느냐는 의견이 많다. 경기 침체로 경매 물건이 많이 나와 선택의 폭이 넓어졌고 유찰된 물건이 많이 쌓여 있어 싼 가격에 잡을 수 있는 물건들도 꽤 있기 때문이다.

2010년 하반기 경매시장 기상도는 `흐린 후 차차 갬`이라고 할 수 있다. 아직까지 매수심리가 완전히 살아난 상태는 아니지만 풍부한 경매물건과 시세보다 낮은 가격이란 메리트가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에게는 다시 한번 기회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고가 낙찰을 꺼리는 사람이 많아 큰 등락 없는 저가 낙찰이 계속된다면 원하는 물건을 경매시장에서 시세보다 훨씬 싼값으로 얻을 수 있는 사람이 늘어날 전망이다.

나오는 물건이 적어 기존 거래시장보다 선택의 폭이 좁은 것이 경매시장의 특징이지만 올 하반기에는 신건수가 주택담보대출 증가로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데다 경매가 진행 중인 물건마저 유찰로 쌓이고 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 2월 전국에서 경매가 진행된 물건 수가 총 2만2287건인데 지난달에는 2만9782건으로 늘었다.

기존 시장에서 처분되지 못한 주택들이 경매 법정으로 계속 유입되는 데다 낙찰률이 30% 초반으로 주저앉으면서 경매시장에서도 소화되지 못한 유찰 물건이 늘어나서다.

지난달 법원 경매에 부쳐진 수도권 소재 주거용 부동산의 경매 진행건수는 총 3232건으로 올 상반기를 통틀어 가장 많았다. 이 가운데 아파트(주상복합 포함)는 총 1969건으로 5월 1714건에 비해 14.9%(255건) 증가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유찰되는 횟수가 증가함에 따라 최저가가 대폭 낮아진 물건들이 증가하자 싼 가격에 낙찰받으려는 투자자들이 6월부터 다시 늘고 있어 경쟁률은 높아지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싼 물건들을 중심으로 응찰자들이 많이 몰려 쏠림 현상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가계부채가 700조원이 넘는 상황에서 하반기에 기준금리가 인상된다면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져 담보로 설정된 부동산이 경매시장의 문을 두드릴 가능성도 있다.

다만 대세상승기가 아닌 만큼 경매시장에서도 상품 간 양극화는 예상된다.

주거용 상품의 경우에는 자금 부담이 적다는 이유로 상반기에도 인기를 끌었던 중소형, 연립다세대의 인기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중대형아파트나 고가주택은 대출규제가 풀리지 않는 한 낮은 경쟁으로 저가 매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그동안 감정가가 시세보다 높은 물건이 많아 낙찰가율이 떨어졌지만 하반기 주택시장의 낙찰가율 하락세는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나오는 경매물건의 감정평가는 시세가 떨어진 것을 반영해서 조정되기 때문에 감정가와 시세의 격차로 인해 발생한 낙찰가율 하락도 줄어들 전망이다.

강 팀장은 "여러 번 유찰된 물건들에 응찰자가 몰리며 전체적인 경쟁률이 최근 들어 반등을 시작했다"며 "경매물건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시장은 하반기에 응찰자들이 저가 물건에 다시 관심을 가지며 서서히 낙찰가율이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임대수익까지 노릴 수 있는 연립다세대 물건은 하반기에도 눈여겨볼 상품이다.

다가구주택은 상반기 매각가율이 80% 수준이었고 도심ㆍ역세권 일대에서 나온 물건은 낙찰가율이 감정가를 훨씬 웃돌았다.

원룸으로 이뤄진 임대용 다가구주택이나 리모델링 등으로 개조가 가능한 역세권ㆍ대학가 주변의 다가구주택도 인기가 꾸준할 상품이다.

■ 더 높은 수익률 원하면 상가ㆍ오피스텔`노크`

잘 고르면 짭짤하지만 공실 위험…입지ㆍ상권ㆍ권리 철저히 분석해야

저금리 시대 은행 예금 이자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얻고자 하는 투자자라면 하반기에 경매로 상가나 오피스텔을 낙찰받아 볼 만하다. 감정가보다 더 싼 가격으로 살 수 있어 순투자수익률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다만 공실로 남아 임대수익을 얻기 어려운 물건은 두고두고 애물단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입지분석, 상권분석, 권리분석 이 세 박자가 맞아야 한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상반기 수도권 업무ㆍ상업시설 낙찰가율은 1월 51.9%에서 6월 들어 61%를 넘어설 정도로 탄탄한 수요를 보였다. 분양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오피스텔은 경매시장에서도 선전했다. 올 1월 58.2%였던 낙찰가율은 반 년 만에 76%까지 껑충 뛰었다.

하반기 금리 인상이란 변수는 있지만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는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가 큰 폭으로 인상될 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 여전히 수익형 부동산의 상대적인 수익률이 높다. 거기다 업무ㆍ상업시설은 실물경제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출구전략이 임박할 정도로 호전될 경기 회복세 덕분에 임차인을 구하기도 쉬워진다. 올가을 이사철이 다가오면 또다시 오를 것이라 예상되는 전ㆍ월세 가격도 수익형 부동산의 전망을 밝게 한다.

다만 수익형 부동산은 상권과 입지가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에 몇 회 유찰로 가격이 많이 낮아졌다고 매입을 고려하기엔 위험한 감이 있다. 5회 유찰로 가격이 감정가의 30% 정도로 내려간 상가라도 이미 망가진 상권이라면 저가 메리트가 크지 않다.

수익형 부동산 투자 시에는 반드시 임장을 통해 현장의 입지를 잘 살펴 임대수요를 구하기 쉬운지 판단해야 한다. 오피스텔이라고 한다면 역세권이나 오피스, 대학가 주변을 찾는 것이 안전하고, 상가라고 한다면 반드시 근처 상가의 공실률과 월 임차료 수준을 점검해야 한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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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08 11:43:46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