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능력없으면 대출 받아 집 사지 마세요"
# 지난 21일 오후 서울 중구에 있는 A은행 한 영업점. 대출창구 쪽에서 "당분간 집 사지 마세요. 특히 대출받아서 무리하게 집 사는 건 바보 같은 짓입니다."라는 말이 들렸다. 여신 담당 은행원의 말이었다.
그는 앞에 앉아있는 고객에게 "집값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데 누가 지금 집을 사겠어요. 앞으로 (집값은) 더 떨어질 것이고, 금리는 계속 오를 것 같은데 차분하게 기다려 보세요."라고 강조했다. 이 은행원은 잠시 후 직장인으로 보이는 다른 고객에게는 마이너스 통장(신용대출) 개설을 적극 권했다.
한 시간 쯤 지났을까. 정부가 부동산대책 발표를 무기한 연기했다. 정부는 이날 "조금 더 시간을 갖고 주택거래 활성화 대책에 대한 의견수렴을 거친 후 결론을 내리겠다"는 '대책 없는 원칙'을 밝혔다. 당초 DTI(총부채상환비율) 완화와 같은 부동산 시장 활성화 대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 시장의 예측이 빗나간 것이다.
요즘 취재차 만나는 은행원들은 대부분 '부동산 시장' 이야기부터 꺼낸다. A은행 창구 직원과 비슷한 말을 한다. PB(프라이빗 뱅킹)센터에서 돈 많은 사람들을 상대하는 은행원들은 더욱 그렇다. 10억 이상 자산가들은 요즘 부동산 시장을 쳐다보지도 않는단다.
고객들한테 돈을 빌려주고 그 이자로 먹고 사는 은행원들이 고객들에게 수익이 큰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말라고 하니 상당히 의아한 일이다. 하지만 별다른 설명 없이도 곧 그들의 이야기가 피부에 와 닿는 게 현실이다.
부동산정보업체에 따르면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값은 20주 연속 하락했다. 올 초까지만 해도 14억 원 선에 거래되던 분당의 한 아파트는 몇 개월 새 9억 원까지 떨어졌다. 그래도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 여러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집값은 앞으로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도무지 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은행권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런 분위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집값이 더 떨어질 것 같다는 이야기만 할 뿐이다. 한 시중은행 부동산 팀장은 "정부의 오락가락 정책 때문에 시장은 더욱 불확실해졌고, 거래는 더욱 없어질 것"이라며 "집값 하락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럴 때일수록 투자자들은 유의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은행원들의 이런 분위기는 '집값은 떨어지고 대출이자만 늘어나는 이중고'에 대한 경고로 읽힌다. 결국 경제적 능력 없으면 집 사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닐까.
10억 이상 부자들 부동산 쳐다보지도 않는다
2010. 7. 23. 08:48ㆍ부동산 정보 자료실
10억 이상 부자들 부동산 쳐다보지도 않는다
머니투데이 07/22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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