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최현주] 수도권 2대 신도시인 경기도 고양시 일산 일대의 주택시장이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일산신도시 옆에 대규모 민간 ‘미니 도시’가 생기기 때문이다. 지은 지 20년이 가까운 일산신도시와 비슷한 지역에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민간 대단지가 들어서면서 새 아파트에 대한 주택 수요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1만 가구의 민간 대단지=일산신도시 옆인 고양시 식사지구에 일산자이 위시티 단지(4683가구)가 다음 달 입주한다. 일산자이 옆에 내년까지 추가로 5000가구가량 더 들어설 예정이어서 이 일대는 1만 가구가량의 소도시가 되는 셈이다.
단지 규모에서 일산신도시(7만 가구가량)보다 훨씬 작지만 시장에 미칠 영향은 상당할 것으로 부동산 업계는 보고 있다. 일산신도시에 보기 드문 대형건설사의 브랜드를 달고 있는 데다 주택형이 대부분 전용 85㎡ 초과의 고급스러운 중대형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조경·커뮤니티시설 등에서도 기존 일산 아파트와 큰 차이가 난다. 일산자이의 경우 물·숲·들을 주제로 100여 개의 테마정원을 조성했다. 커뮤니티 시설로 피트니스센터·실내골프연습장·사우나실 외에 자가검진실·영어마을·사우나실 등을 갖췄다.
고양시 식사동 하나부동산 최성욱 사장은 “브랜드·품질 등이 일산 단지들보다 훨씬 뛰어나다 보니 식사지구 새 아파트로 갈아타려는 수요자들의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주택시장 침체기에도 일부 일산자이 주택형에는 웃돈이 붙었다. 112㎡형의 경우 분양가에 1000만~2000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어 4억6000만~4억7000만원을 호가한다.
◆일산신도시 능가할까=하지만 식사동 일대는 위치에서 일산신도시에 밀린다. 일산신도시가 자유로와 지하철 3호선, 경의선전철 등의 교통망을 갖추고 있는 데 비해 식사동 일대에는 이렇다 할 광역교통망이 부족한 편이다.
교육·문화시설 등 기반시설에서도 일산신도시가 낫다. 이미 50만 명가량이 살고 있는 웬만한 도시급이어서 편의시설 등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 것이다. 그 때문에 현재로선 식사지구 새 아파트 입주민들은 교통·문화 등에서 일산신도시에 의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주택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집값이 비싸고 큰 주택형이 많다는 것도 식사동 일대 주택들의 부담이다. 일산신도시 아파트값이 3.3㎡당 1200만~1300만원인 데 비해 식사동 일대 아파트들의 분양가가 3.3㎡당 1500만원 선이었다. 새 아파트로 옮기려는 일산신도시 주택수요자들로선 가격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식사동 일대가 일산신도시 못지않은 기반시설을 갖춰야 지역 주택시장의 중심이 될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주변부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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