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8. 9. 17:56ㆍ부동산 정보 자료실
내집 중압감 벗어던진 2030 세대, why not?
머니위크 | 이정흔 | 입력 2010.08.09 10:24 | 수정 2010.08.09 10:25
[[머니위크 커버] 하우스푸어/집이 아닌 것에서 행복을 찾는 그들]
"20대는 부동산 살 생각이 없습니다." (나미에님)
└ "30대는 자기 집을 사고 싶습니다." (네임리스님)
└ "30대 과연 집을 살 수 있는 세대인가?" (백마탄환자님)
└ "40대가 되면 자기 집을 사고 싶어집니다." (yockgo님)
지난 7월28일 다음아고라에 올라온 글 하나가 뜨거운 논란을 일으켰다. 다소 도발적인 제목을 단 이 글의 핵심은 집 없어도 별 문제 없다는 것.
"10년간 한푼도 소비하지 않고 모으면서 서울에 집을 산다? 너무 많은 것을 포기하고 거주공간을 마련하기엔 좋은 대안이 많습니다." 그러니 재테크도 예금과 펀드 중심이다. "저는 소득의 90% 이상을 적립식 펀드와 적금에 넣고 있습니다."
답글 또한 신랄했다.
"전세살이의 경우 2년 마다 지출해야 하는 고정적인 이사 비용과 아이들 전학 문제 등을 겪어야 한다. 대부분의 서민들은 이 같은 절실함 때문에 여전히 집을 사고 싶어한다."
"팍팍한 현실에 돈 벌 여력도 없었고 부모에게 손 벌리기도 쉽지 않은 지금의 30대들. 이들에게 집은 투자였지, 50대처럼 집 없어서 서러움을 겪었던 세대가 아니다. 부동산불패가 무너지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 30대의 집에 대한 욕심은 정말 적다."
두가지 논리가 팽팽하게 맞서는가 싶더니 40대의 한 네티즌은 "나이가 들수록 필요한 게 집이다"며 20대를 꼬집는다. "남들 베이스로 깔고 있는 자산인데 없어봐야 재테크 못한 패자의 변명으로 들리는 게 현실입니다. 지금 20대 마인드는 '저 포도는 분명 셔서 못 먹을거야'라고 자위하는 여우로 비쳐집니다."
어찌됐든 이와 같은 논란에서 드러나는 분명한 사실은 지금의 20~30대, 젊은 세대들에게 '집'에 대한 관념이 변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20~30대 "재무전략? 종자돈 먼저! 집은 나중에!"
"아무래도 40대, 50대 분들은 상담을 받을 때도 '집은 무조건 있어야 한다'고 얘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젊은 사람들은 확실히 달라요. 집에 대한 강박증이 확실히 줄었다고나 할까요?"
손우철 TNV어드바이저 마케팅팀장은 "상담을 하다보면 이와 같은 세대별 차이를 더 확연히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대부분 집을 소유하고 있는 중장년층의 경우 시장 분위기가 어떻든 '내 집값은 안 떨어진다'고 믿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며 "이에 비해 젊은 세대는 요즘의 흐름이나 시세에 굉장히 발 빠르고 현실적이다. 젊은 세대의 경우 지금 당장 집을 갖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보다 객관적으로 현실을 바라볼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당장 재무전략을 세울 때부터 차이가 크다는 것이 손 팀장의 설명이다.
"예전에는 재무전략을 세울 때도 일단 집 장만을 최우선에 뒀습니다. 어떻게 대출을 받아서 집을 장만하고 어떻게 갚아나갈지를 먼저 챙기다 보니 단기 대출을 받는 경우도 많았지요. 하지만 요즘엔 집을 장만하는 데 무리하려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무리해서 집을 먼저 사놓기 보다는 펀드나 예금으로 종자돈을 모으고, 후에 여유가 생기면 집장만도 고려해 보겠다는 생각이지요."
물론 이들이 '집이 필요없다'거나 '집을 사지 않겠다'는 건 아니다. 자금이 충분하고 적당한 때가 되면 나서겠지만, 지금 당장 많은 걸 포기하고 모든 자산을 걸 만큼의 메리트를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
손 팀장은 " 부동산을 깔고 앉아있으면 자산이 되는 시대는 지나갔다는 것이 20~30대의 시각"이라며 "하우스푸어라는 용어가 나오는 것부터가 부동산이 투자처로서 매력을 잃고 있다는 반증 아니냐"고 반문했다.
"마음 편히 살면 그게 내 집 아닌가요?"
이와 같은 현실적인 문제와 더불어 실생활에 있어서도 집에 대한 욕구가 줄어들만한 요인이 적지 않다. 손팀장은 "가족 구성원 자체가 크게 달라진 것이 가장 중요한 변수"라고 지적한다.
불과 20~30년 전만 하더라도 30대 초반이면 결혼을 하고 4인 이상의 가족을 꾸리는 경우가 많았다. 아이들의 성장과 더불어 집 크기 또한 키워야 했다. 이렇게 가족 수와 집의 크기를 같이 늘려 가는게 지금 40~50대의 일반적인 재테크 흐름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30대 초반을 보면 결혼을 했더라도 자녀는 없거나 1명 뿐이다. 독신 가정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그만큼 '큰 평수'의 집이 필요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집 장만에 여유로울 수 있다.
장기임대주택 등이 늘어나면서 대안도 많아졌다.
"사람들이 전세를 힘들어 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2년이 지나면 전세값이 올라갈 리스크를 무시할 수 없고, 만약 이사를 하게 되면 이사비용과 더불어 고정비용이 들어갑니다. 2년마다 고정비용을 부담하고 거주지를 옮긴다는 것 자체가 힘겨운거죠. 그런데 요즘엔 이와 같은 부분을 상쇄할 만한 대안이 많아졌기 때문에 굳이 집에 집착할 이유가 없어진거죠."
중소기업에 다니는 30대 싱글 여성인 P씨의 경우를 보자. 그녀는 낙성대 근처에서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40만원, 관리비 10만원으로 전세를 살다가 몇 년 전 분당 하얀마을6단지에 공공임대주택으로 거주지를 옮겼다. 임대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10만원 정도. 공공임대주택인만큼 거주자가 원하는 동안은 얼마든지 재계약이 가능하다.
공공임대주택으로 옮겨오면서 거주환경이 좋아진 것은 물론, 40만원의 여유자금까지 생긴 셈이다. 그녀는 이 돈을 편드에 투자해 자산을 5000만원으로 불렸다.
손 팀장은 "예전에는 공공임대주택이나 장기임대주택이라고 하면 무작정 환경이 나쁘고 시설이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엔 이런 이미지가 많이 사라졌다"며 "젊은 세대를 시작으로 내집에 대한 소유의 개념부터가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공공임대주택도 그렇고 30~50년 장기임대 뒤 분양전환이 되는 곳도 많습니다. 특히 요즘 젊은 사람들은 '장기임대주택은 부동산 시세가 어떻게 변하든 부담없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습니다. 실제 내 소유가 아니니까 자유로운 거죠."
손 팀장은 "'몰라서' 혹은 '경쟁률이 높을 것이라고 지레짐작해서' 안 들어가는 경우가 많을 뿐이지 잘 찾아보면 활용할 만한 장기임대주택이 적지 않다"며 "요즘처럼 장기임대주택의 물량을 늘리고 있는 때가 적기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부동산 정보 자료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집 안사고 전세 살겠다”…고양·용인 매물 급증 (0) | 2010.08.11 |
---|---|
요즘 아파트 계약자들 '시공사 부도나라' 기도한다 (0) | 2010.08.10 |
용산개발 좌초 위기에 급매물 속출 (0) | 2010.08.09 |
8월에 점검해야 할 바뀐 부동산 제도 (0) | 2010.08.08 |
보금자리주택, 문제점 돌출에 고민도 깊어져 (0) | 2010.08.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