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 갖춘 집’ 테라스하우스가 뜬다

2010. 8. 12. 09:02부동산 정보 자료실

‘마당 갖춘 집’ 테라스하우스가 뜬다

파이낸셜뉴스 | 조창원 | 입력 2010.08.11 18:17

 

아파트와 단독주택의 장점을 결합한 '테라스하우스'가 틈새 주거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테라스하우스는 일반적으로 경사지를 활용한 주거형태로, 위층 가구가 아래층 가구의 옥상을 테라스로 활용하는 계단형태의 주택을 뜻한다.

1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신도시와 택지지구, 뉴타운을 중심으로 테라스하우스 건설이 속속 진행중이거나 계획돼 있어 향후 테라스하우스 공급이 증가할 전망이다. 그러나 공급물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수요도 한정돼 있어 적정한 분양가격을 찾아가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지적이다.

■수도권 신도시 '테라스하우스' 바람

테라스하우스 개념이 국내에 낯설어 공급이 뜸하다가 올 들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한국판 베벌리힐스'를 표방한 월든힐스가 대표적.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경기 성남시 운중동 판교신도시 B5-1∼3블록의 '월든힐스' 잔여물량 151가구를 지난 11일까지 판교홍보관에서 무순위로 청약받았다. 약 900여명이 몰린 가운데 13일 동호수를 지정할 수 있도록 순번을 정하는 추첨을 실시한다.

전용 109∼227㎡, 총 300채로 이뤄진 월든힐스는 경사지의 이점을 최대한 살려 테라스형으로 지어졌다. 아래층 지붕을 마당처럼 사용하고 단·복층 구조로 설계해 2∼3가구가 동시에 살 수 있다.

SK건설이 경기 수원 정자동에서 공급한 '수원스카이뷰' 물량 가운데 가장 큰 주택형인 146㎡형 8가구도 테라스하우스로 선보여 청약 첫날 마감됐다.

현대건설이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에 선보인 '죽전 힐스테이트 테라스하우스'는 232㎡ 18가구, 233㎡ 12가구, 238㎡ 6가구, 237㎡ 1가구로, 총 37가구가 단지를 이룬다. 123㎡ 계단식 대형 테라스를 설치해 채광을 확보하고 넓은 외부 공간에서 파티, 일광욕, 골프퍼팅 등을 즐길 수 있다. 지난 1월에는 은평뉴타운 내에 2지구 6, 7, 8블록에서 테라스하우스가 공급된 바 있다.

■대중화 위해 높은 분양가 등 개선 필요

테라스하우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시장확대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다.

우선 수요기반이 일반아파트보다 약하고 거래 물량도 적어 적절한 시점에 매수·매도자 확보 및 거래가 쉽지 않다. 이는 테라스하우스의 시세 상승에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서비스 면적에 해당하는 테라스에 대해 위층 가구는 소유권이 아닌 사용권을 확보한 셈이다. 따라서 재개발 또는 재건축 등의 경우 소유권이 아닌 사용권 개념인 테라스 면적에 대해 감정평가에 반영되지 않을 경우 테라스 하우스 가치를 인정받지 못할 우려가 있다.

일반아파트 대비 높은 분양가격도 지적됐다. 한신정평가가 11일 발표한 '틈새 주거상품으로서 테라스하우스의 가능성' 보고서에 따르면 테라스하우스와 일반 아파트 및 연립주택과 매매시세를 비교 검토해본 결과 전반적으로 동일 단지 내에서 테라스하우스가 3.3㎡당 100만∼200만원 정도 분양가격을 높게 책정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08년 공급된 인천향촌 휴먼시아 테라스하우스와 일반주택간 분양가격은 약 150만원 차이가 났으며 올 초 분양한 광교호반 가든하임은 120만원 정도 테라스형이 비쌌다. 지난 6월 분양에 나섰던 판교 월든힐스의 경우도 최고 200여만원 비싼 것으로 분석됐다.

그럼에도 이들 테라스하우스의 분양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이 눈여겨볼 만하다. 최근 공급되고 있는 테라스하우스가 단지배치 및 평면설계 특화를 통해 테라스하우스의 단점을 완화하고 장점을 극대화한 게 수요자들을 사로잡은 것으로 보인다.

김학기 한신정평가 수석연구원은 "국내 테라스하우스의 매매시세와 분양가격은 다른 주거유형과 큰 차이점인 테라스에 대해 적절한 가치가 반영돼 있지 않은 편"이라며 "앞으로 테라스하우스의 공급이 확대되고 단지배치와 평면설계를 개선하는 노력이 이어짐에 따라 적정 가치를 찾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jjack3@fnnews.com조창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