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은 떨어져도…시공비는 높아간다?`

2010. 8. 14. 18:52건축 정보 자료실

`집값은 떨어져도…시공비는 높아간다?`

서울 등 수도권 재개발ㆍ재건축아파트 건축공사비(시공비)가 갈수록 치솟고 있다. 건설경기 위축속에 재건축 수주를 위한 업체간 경쟁이 가열되면서 조합원들의 까다로운 요구조건을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수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시공비 상승은 곧바로 분양가 상승으로 연결돼 일반분양 계약자만 피해를 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입찰 마감한 서울 강남구 역삼동 개나리6차 재건축 아파트의 3.3㎡당 시공비는 400만원 넘게 제시된 것으로 나타났다. 역삼동 711-1번지 일대에 아파트 408가구와 상업시설을 신축하는 이 사업의 예상 공사금액은 970억원이다. GS건설, SK건설, 포스코건설이 참여했으며, 시공사 선정총회는 오는 28일 열릴 예정이다.

재개발ㆍ재건축사업 시공비는 올해 1분기(1∼3월)만 해도 3.3㎡당 350만∼370만원 선에 그쳤다. 지난 3월 입찰에 들어간 성북구 장위11구역 재개발사업의 경우 3.3㎡당 공사비 349만원을 제시한 한 건설업체가 수주했다. 하지만 시공비는 2분기(4∼6월) 들어 오르기 시작, 지난 6월 입찰한 강동구 명일동 삼익그린 재건축아파트사업의 경우 3.3㎡당 공사비가 373만3000원을 기록했다.

또 7월 들어 수주가 확정된 서대문구 홍제2구역 재건축사업은 3.3㎡당 375만9000원, 홍은6구역은 3.3㎡당 380만원으로 높아졌다.

한편 국민은행 조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수도권 집값은 서울(-0.3%), 경기(-0.9%), 인천(-0.6%) 등 모두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전체 단지 규모나 층고, 녹지율 등에 따라 공사비에 차이가 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사업이 경쟁가열 속에 조합원들의 요구조건을 수용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송파구의 한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시공비와 이주비 등이 증가해 결국 일반분양아파트는 고분양가로 분양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 아파트는 최근에 5% 이상의 할인율을 적용해도 팔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문화일보=김순환기자 soon@ 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