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시장 맨몸뚱이는 안돼!…코스모스 졸업 는다

2010. 9. 1. 10:15이슈 뉴스스크랩

취업시장 맨몸뚱이는 안돼!…코스모스 졸업 는다

2010-08-31 11:23

본지, 서울 11개 대학 졸업생수 분석
 
취업시장 진출전 사전준비
 
너도나도 스펙쌓기 몰두
 

코스모스 졸업이 증가하고 있다. 전기(2월)가 아닌 후기(8월) 졸업을 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이유는 단연 취업에 대한 부담. 많이 나아졌다 해도 취업시장의 체감온도는 언제나 영하권이다.
 
주요 기업들이 올해 하반기에 채용 규모를 늘린다는 소식에도 취업에 대한 부담은 좀처럼 가시지 않는다. 외국어 성적과 자격증 취득, 공모전 수상 실적 및 직무 관련 인턴 경력 등 취업을 위해 갖춰야 할 스펙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야생과 같은 취업시장에 맨몸뚱이로 나갈 수는 없다”는 생각에 학생들이 졸업을 늦추면서 주로 전기 졸업에 몰리던 인원이 분산되는 현상이다.
 
헤럴드경제가 서울의 11개 주요 대학을 대상으로 2007년 전기(2008.2)~2009년 후기(2010.8)까지 총 3년간 6회의 졸업생 수를 비교 분석한 결과, 후기 졸업생 수는 꾸준히 증가한 반면 전기 졸업생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동국대는 2007년 후기 졸업생이 869명으로 전체 졸업생(4900명)의 17.7% 정도였지만 2008년 19.5%, 2009년 22.5%로 증가했다. 숭실대도 2007년 후기 졸업생이 371명으로 전체 졸업생(2375명)의 15.6% 정도였지만 2008년 19.8%, 2009년 23.5%로 매년 약 4%포인트 증가했다. 그에 반해 전기 졸업생은 2007년 84.4%, 2008년 80.2%. 2009년 76.5%로 감소했다.
 
무방비 졸업보다는 준비된 모습으로 사회에 나가야 한다는 게 학생들의 생각이다. 대학에서 중국어를 전공한 김재현(27) 씨는 지난 2월 졸업 예정이었지만 작년 8월 휴학하고 6개월간 캐나다어학연수를 다녀왔다. 김 씨는 “취업을 앞두고 보니 영어가 너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역회사에 취업하고 싶은데 영어회화는 기본이라고 하더라. 중국어 점수만으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어학연수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귀국한 김 씨는 950점의 토익 성적과 영어회화 시험에서 상위 등급을 취득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휴학을 한 탓에 졸업이 늦어졌지만 그 덕에 좀 더 준비된 인재로 사회에 나갈 수 있게 됐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대학에서도 취업 준비와 후기 졸업생 증가가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김영훈 동국대 교무팀장은 “졸업 후 바로 취업이 힘들어지면서 취업에 필요한 자격증 준비나 어학연수를 위해 자신의 계획에 맞춰 졸업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며 “예전에는 1년 단위로 휴학을 했으나 최근에는 한 학기(6개월) 휴학을 활용해 취업 준비에만 몰두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기업도 이듬해 2월 졸업 예정자보다는 채용 시즌에 맞춰 졸업을 한 학생들이 반가운 눈치다. 졸업 예정자의 경우 학사 일정이 남아 있어 회사 신입사원 교육 등에 전념할 수 없어서다. 삼성 등 일부 기업에서는 졸업예정자인 직원들을 배려해 온라인 교육 등을 실시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이 합숙 등을 통해 연수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취업포털 커리어의 권선경 대리는 “기업은 합격 후 바로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 사람을 필요로 한다. 하반기 채용에 맞춰 졸업을 한 구직자들을 기업이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도현정ㆍ이태형ㆍ박수진 기자/sjp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