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9. 19. 11:28ㆍ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한국에서 한 수 배우자" 일본 백화점업계 대거 방한
<이 기사는 주간조선 2123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일본이 한국 배우기에 열심이다. 한국에 한 수 가르쳐주기만 하던 일본이 이제는 “한국에서 배우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요즘은 한국인 인재 영입에도 적극적이다. 한국이 글로벌 경제위기를 조기에 극복하고 한국 기업들이 눈부신 성과를 올리자 일본에서 ‘한국 경계론’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 주된 이유다. 한국 경계론이 높아질수록 한국 경쟁력의 원천인 한국인 인재를 영입하자는 욕구도 강해지게 마련이다.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백화점 동호회 회원들이 실제 매출에 얼마나 도움이 됩니까?”
지난 8월 초 한국을 찾은 일본 이세탄백화점의 오니시 히로시 사장과 다카시마야, 다이마루마쓰자카야 등 일본 주요 백화점의 임직원들은 무더위 속에서도 나흘간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현장 학습에 구슬땀을 흘렸다. 일본 백화점협회 내 ‘비즈니스 모델 조사단’이라는 이름으로 구성된 이들 관계자 14명은 이번 방한 기간 중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체험한 바를 토대로 한국 백화점들의 경쟁력을 다룬 보고서를 작성해 회원사에 배포할 계획이다.
- ▲ 일본 도쿄의 세이부 백화점 photo 블룸버그
일본의 백화점 업계가 정식으로 조사단을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주요 백화점의 경영 방식과 판촉 기법 등을 배우기 위해서다. 일본 백화점 업계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0.8% 줄어들면서 12년 연속 매출 감소세를 이어간 반면, 지난해 한국 백화점 업계는 사상 최대의 매출(21조5484억원)을 올리며 전년 대비 10.5% 성장했다.
IMF 외환위기 이전까지 한국 기업들의 벤치마킹 대상은 대체로 일본 기업이었지만, 백화점은 그중에서도 ‘일본 따라하기’가 심한 분야에 속했다. 그러나 한국 백화점은 혁신을 거듭하면서 독자적인 모델을 확립하는 데 성공했고, 일본 백화점은 전통을 답습하는 데 급급해 격변하는 시장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어제의 스승이 과거의 제자에게 한 수 지도를 청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까닭이다.
일본 언론은 연일 한국을 칭찬하는 특집 기사를 싣고 있고 일본 기업은 한국인 인재 채용을 늘려가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한국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약진, 빠른 의사결정과 외국어 능력을 중시하는 일본 재계의 글로벌화 시도가 맞물리면서 더욱 확산되고 있다.
“한국 출신의 간부들이 일본 재계를 주도할 날이 멀지 않았다.”
일본의 경제주간지 닛케이비즈니스는 8월 30일자 발매호에서 최근 일본 재계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한국인 채용붐에 대해 이같은 전망을 내놔 관심을 끌었다. 외국어와 IT(정보기술) 등 탄탄한 실력을 갖춘 한국인 대졸자들이 일본 주요 기업에 잇따라 채용되면서 10~20년 후 이들이 회사의 주역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일본 굴지의 기계장비 업체인 IHI는 최근 2년 연속으로 한국에서 간부후보생 신입사원 12명을 잇따라 선발했다. IHI는 “글로벌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한국이 가장 적합한 시장”이라며 “영어와 일본어에 능통한 대졸자층이 매우 두껍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올 들어 일본에서는 ‘한국을 배우자’는 언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일본 일간지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 신문은 지난 3월 4일자 사설 ‘세계로 약진하는 한국기업에서 배우자’를 통해 한국기업의 강세를 겸허히 인정하고 배워야 한다고 보도했다. 시사주간지 ‘슈칸신초(週刊新潮)’는 3월 11일자 발매호에서 ‘올림픽에서도 경제에서도 언제 일본은 한국에 추월 당했는가?’를,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4월 5일자 발매호에서 ‘최강! 한국… 일본 패배의 이유’를 보도하는 등 다른 매체들도 올해 들어 잇달아 한국 특집을 쏟아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한 수 아래로 여겼던 한국을 배우려는 일본의 태도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현재의 작은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높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분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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