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0. 5. 09:02ㆍ부동산 정보 자료실
"세놓을만한 물건 어디없소"..20~30대 경매에 몰린다
아시아경제 | 오진희 | 입력 2010.10.04 10:01
#1. 국내 모 대기업 2년차인 김 모(남ㆍ30)씨는 화력발전소 단지가 있는 충청남도 태안에 위치한 S아파트를 경매로 낙찰받았다. 김씨는 인근에 발전소 근로자나 관련 공무원 그리고 지역주민 임대수요도 꽤 많은 것을 입찰 전 현장답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59㎡(18평)인 이 아파트의 감정평가금액은 3000만원, 낙찰가는 2300만원이었다. 지불해야 할 2300만원 중 1600만원은 대출을 받아 충당했다. 대출 이율은 6%로 매달 8만원 상당의 이자가 나간다. 나머지 700만원은 자기비용으로 댔다. 법률자문비용, 취ㆍ등록세, 수수료 등을 포함하면 200만 원가량이 들었다.
명도가 끝난 후 김씨는 이곳을 보증금 500만원, 월세 25만원으로 임대를 줬다. 그의 실 투자금액은 700만원에서 임차보증금 500만원을 뺀 것과 각종 부대비용 200만원을 합친 400만원이 들어갔다. 실 투자비 400만원으로 대출이자를 뺀 17만원이 임대수익으로 들어오고 있는 셈이다.
#2.
이 모(여ㆍ32)씨는 청주시 흥덕구 사창동에 위치한 전용 31.8㎡(9.6평) 오피스텔을 지난 8월 30일 경매를 통해 낙찰 받았다. 대로변에 위치한 이 물건은 교통여건이 좋고 인근 청주산업단지에서 일하는 직장인 수요를 받고 있어 임대가가 높았다. 감정가 8000만원인 이 오피스텔의 낙찰가는 5100만원으로 현재 보증금 500만원에 월 40만원에 임대가 된 상태다. 이씨가 지불한 취ㆍ등록세, 법무사비 등 부대비용은 350만원이 들었다. 낙찰금액을 충당하기 위해 4000만원을 대출했고 금리는 연 5.1%다. 따라서 대략 실투자금액은 1000만원으로 매달 지불해야할 대출이자비용 17만원을 감안해도 23만원의 수입이 쌓이고 있다.
국내 부동산시장이 침체의 나락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소액 경매에 눈을 돌리는 젊은층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에게 서울 및 수도권 지역 아파트는 관심권 밖이다. 모아놓은 종잣돈으로는 무리한 대출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시장 전망도 불투명해 더 이상 매력을 느낄 수 없다. 더욱이 초저금리 시대에 부동산 임대 부문이 선진국형 재테크 영역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수천만원으로도 주택보유자로서 안정된 수입을 노려볼 수 있는 부동산 경매에 인기가 커지고 있다.
◇경매의 대중화..젊은이들은 소액경매부터 '열공'
=경매에 성공하기 위해 책을 읽고 강의를 찾는 20~30대들의 열기가 뜨겁다. IMF외환위기 직후 상당수 투자자들에게 고수익을 안겨줬던 경매가 불황기 공급물량 증가와 맞물리면서 다시금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예전과 다르게 상당한 투자지식을 갖춘 젊은층들이 '알짜 물건'을 찾아내기 위해 눈을 반짝거리고 있다. 이들이 겨냥하는 타깃은 5000만원 미만으로도 다달이 월세를 챙길 수 있는 물건이다.
월 몇 십만 원 수준의 임대료를 받는 게 뭐가 대수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들은 10년 후를 내다보고 있다. 1년에 1개씩 조금씩 투자해 10년 후 자신의 모습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400만원 투자로 월 20만원 임대료를 받는다고 가정할 때 10년이면 4000만원 투자로 월 200만원의 임대수익이 꾸준히 들어오는 것이다.
단기차익을 노릴만한 활황기가 아니고, 앞으로 시장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는 불확실한 상황이기 때문에 최근 임대수익을 나는 재테크를 하려는 투자자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또 급매 물건이 거래가 안 된다는 잇따른 소식이 들리지만, 경매투자자들은 소문나지 않았지만 임대수요가 풍부하고 싸게 나온 물건들을 엿보고 있다. 실제 서울에서 경매로 나온 오피스텔은 매물도 거의 없고 낙찰가율도 100%까지 난 곳들도 많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강 은 지지옥션 팀장은 "경매시장은 불황기에도 꾸준한 시장인데 이는 '가장 싸게 살 수 있는 시장'이란 점과 '가격을 매수자가 결정한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라면서 "전셋값도 비싸지고 있고 억대 집들을 구입하기 쉽지 않은 사람들 중 경매기회를 노리는 이들이 많아져 경매도 이제 대중화가 돼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소액경매 투자 전략과 유의할 점
=소액경매 투자 대상은 구도심이나 수도권의 재개발, 뉴타운 호재가 있는 지역의 소형연립과 다세대 주택이 적당하다. 재개발 뉴타운 지역에 투자하면 향후 아파트 입주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재테크와 내집 마련이 동시에 가능하다.
보유 자금이 5000만 원 이하일 경우 일부는 대출을 받아 전체 매입금액을 1억원 내외로 찾아보는 것이 좋다. 연립이나 다세대는 경락잔금대출이 낙찰가격의 60%가량 가능하다. 경락잔금대출이란 낙찰 받은 부동산을 담보로 낙찰 잔금을 대출받는 것을 말한다. 응찰하는 당일 최저가의 10%를 내고 낙찰 받고 나머지 90%는 낙찰일로부터 45일내에 잔금을 납부해야 한다. 따라서 낙찰 받고 경락잔금대출을 신청해 잔금을 치르고 낙찰 받은 집을 전세로 임대해 전세보증금으로 대출금을 상환하면 큰돈이 없어도 충분히 경매로 재테크를 할 수 있다.
당장 정비구역이 아닌 지방에서도 산업단지나 공업단지 등 중심으로 해당 근로자 임대수요가 많은 곳도 소액경매에 적합하다. 특히 대전 등 지방은 중대형이 주를 이뤄 소형매물이 많지 않은데 이를 공략하게 되면 금액도 부담이 안가면서 전세가율은 높아 수익률도 올라가게 된다.
이러한 장기 투자 시에는 호재, 시장상황도 중요하지만 임대수요가 꾸준한가가 관건이다. 또 같은 동네 비슷한 평형의 경매물건이라도 소유주와 임차인의 상황, 차환상태 등에 따라 낙찰 후 명도과정과 임대수익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현장답사를 통해 예상수익률과 적정가격도 필히 계산해 봐야 한다. 경매투자에서 현장답사를 소위 '임장'이라고 하는데 전문가들이 이를 강조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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