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카타르 110조원 잡아라"

2010. 12. 15. 09:33건축 정보 자료실

건설사, "카타르 110조원 잡아라" 머니투데이 | 2010-12-14 08:13:12

 

[머니투데이 최종일기자][한국건설기업 2022년 월드컵 특수 큰 기대…관련 인프라 프로젝트 발주 잇따를 전망]

"화끈한 돈잔치, 카타르 월드컵 특수를 노려라."
중동의 자원부국 카타르에 국내 건설업체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2002년 월드컵 유치를 계기로 카타르가 각종 인프라 개발에 투자를 확대키로 함에 따라 대형 공사 발주가 내년부터 쏟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카타르 금융센터(QFC)는 최근 보고서에서 카타르가 수년간 추진할 인프라 프로젝트 규모는 1000억달러(113조원)에 달한다고 전망했다.





↑ 카타르 월드컵 개막식 행사와 결승전이 치러질 아이코닉 축구장의 조감도. 총 수용인원이 8만6000명으로 6만5000석 규모의 상암동월드컵경기장보다 규모가 크다. ⓒ카타르월드컵유치위 홈페이지

◇축구장·호텔 등 인프라 투자 확대

우선은 축구장 건립이다. 카타르는 약 40억달러를 들여 9개 경기장을 신축하고 기존 3곳를 개·수할 계획이다. 대회 기간 중 섭씨 40도를 넘나드는 폭염을 감안해 경기장에는 태양광 에어컨이 설치된다.

개막식 행사와 결승전은 신도시 루세일에 건립 예정인 총 수용인원 8만6000명의 아이코닉경기장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사회간접자본(SOC) 개발 프로젝트 발주도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철도와 지하철 공사에만 300억달러가 투자된다.

철도프로젝트는 △수도 도하 시내 전역과 인근 도시를 연결하는 지하철 △카타르 전역을 포괄하는 지상철도 △걸프협력회의(GCC) 국가 철도망과 연결되는 화물철도 등으로 구성된다. 도로개선에도 200억달러가 쓰일 계획이다.

호텔 신축도 활발할 전망이다. 현재 도하와 알라얀 등 월드컵 경기가 치러지는 7개 도시에는 호텔 등 100여개의 숙박시설이 있다. "최소 6만명이 머물 수 있는 숙박시설이 필요하다"는 FIFA의 지적에 따라 카타르는 총 170억달러를 쏟아 부어 9만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호텔 등 140개의 숙박시설을 갖출 계획이다.

카타르는 수년 전부터 가스, 석유 등 탄화수소에 의존한 산업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부동산개발과 사회간접자본 구축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월드컵은 이같은 개발 계획을 확대·지속시키는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

중동의 투자은행 글로벌인베스트먼트하우스(GIH)는 보고서에서 "카타르의 월드컵 유치는 느릿느릿 진행되거나 차례만 기다리고 있던 수많은 프로젝트를 활성화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건설 등 국내 건설사 수주 확대 예상

카타르에 진출해 있는 국내 건설기업은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SK건설 등이다.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GS건설 등은 현지에 지사를 두고 있다. 이들 건설사의 총 수주액은 2008년 44억달러를 정점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올들어선 현재까지 6억4200만달러에 그쳤다.





↑ 카타르의 수도 도하 중심가 건물에 월드컵 유치 광고가 붙어 있다. ⓒ이동훈 기자
업체별로 보면 현대건설은 카타르에서 20억7000만달러의 담수플랜트 공사를 비롯해 6억1000만달러 규모의 비료공장 공사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대우건설은 6억6000만달러 규모의 수리 조선소를 짓고 있다. 이밖에도 구산토건 등 30여개의 전문건설와 협력사들이 카타르 현지에서 외화벌이를 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 형태가 플랜트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오히려 약점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국내 건설사들은 카타르에서 석유, 가스, 석유화학 플랜트에 집중해 건축이나 토목사업 실적은 많지 않다"며 "카타르는 현지 시공 실적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형사들은 토목과 건축에서도 세계적 수준의 기술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에 인프라 부문의 강자인 프랑스, 독일, 벨기에 등 유럽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뒤질 게 없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특히 현대건설의 경우 올들어 4억3000만달러 규모의 왕궁 직속건물 신축 프로젝트와 5억3000만달러의 병원 개조공사를 따내는 등 선전하고 있어 수주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다만 건축이나 철도분야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이 변수다. 중국의 경우 세계 건설시장에서 대규모 인력을 바탕으로 저가 경쟁에 나서고 있는 만큼 한국기업들 입장에선 피곤한 상대다. 여기에 국내 업체간 출혈경쟁도 경계해야 할 변수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월드컵 특수로 대규모 프로젝트 발주가 예상됨에 따라 카타르는 앞으로 우리 기업들에게 거대 시장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며 "한국은 2002년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사례가 있고 최근 중동시장에서 점점 좋은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에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