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10년… 한국의 미래를 말하다

2011. 1. 10. 09:03C.E.O 경영 자료

[신년 특별대담] 향후 10년… 한국의 미래를 말하다
中·日에 낀 ‘샌드위치 한국’ S·S·G가 차세대 성장동력

“세상을 이끌어 가는 근본적인 화두는 변하지 않는다. 기후변화처럼 약간의 새로운 이슈들이 추가될 뿐이다. 이전에 하던 고민 위에 어떤 것을 추가하고 누가 풀어 가느냐가 중요하다.” (자크 아탈리)

“20세기가 분화의 시대였다면, 앞으로는 융합이다. 분화의 세대가 만든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법은 조그만 지식들을 다같이 합치는 것뿐이다. 무엇보다 이를 이룰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민동필)

☞자크 아탈리 “나노·바이오·신경과학… 이것이 바로 한국 경쟁력”

 

유럽을 대표하는 지성으로 꼽히는 자크 아탈리 플래닛 파이낸스 회장과 차세대 한국의 성장동력으로 불리는 과학 비즈니스벨트를 구상한 민동필 기초기술연구회 이사장은 9일 서울신문과의 신년 특별대담에서 ‘창조적 인재 육성’이 모든 국가의 당면 과제라고 입을 모았다. 과거의 사회구조에서 생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스템 자체를 바꿔야 하며, 더 나은 비전을 제시하는 사람의 확보 여부가 국가와 기업의 성패를 가른다는 것이다.

이번 특별대담은 전 세계적으로 각 부문에 걸쳐 위기와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2011년 한국의 생존 방향을 모색해 보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두 사람은 향후 10년을 전 세계의 권력이 급격히 아시아로 이동하는 역사적인 분기점으로 봤다. 아탈리 회장은 “아시아는 많은 내부 문제에도 불구하고 양적인 면에서 이미 서구를 넘어섰고, 질적인 면에서도 급속히 미국을 따라잡고 있다.”면서 “시민의식이나 노동문화가 정착하면 더욱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민 이사장은 “아시아에 부족한 것은 오직 창의성뿐”이라며 “성장을 주도하는 리더십은 결국 창의성에 의해 지배되는 만큼 아시아가 서구를 넘어서는 시기는 창의성의 발전 속도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중국과 일본이라는 두 거대 강국 사이에 놓인 한국의 발전 전략으로 두 사람은 ‘특화(Specialization)’와 ‘강소형 산업(Small and strong business)’을 꼽았다. 아탈리 회장은 “앞선 나라를 따라잡기보다는 금융과 산업 모두에서 한국의 언어와 문화를 사용할 수 있는 독특한 분야를 만들라.”고 조언했다. 민 이사장은 “물량으로 도전하는 중국, 양과 질의 어중간한 위치에 있는 일본과 차별화하기 위해 우리는 완벽한 질로 승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탈리 회장은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인 산업의 화두로 떠오른 녹색기술(Green)에 대해 보다 강력한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기술이 개발되기만 기다려서는 절대 변화를 이끌 수 없다.”면서 “탄소세를 도입해 화석연료 절감을 촉구하고, 장거리 여행이나 출장을 대체할 수 있는 3차원 입체 영상이나 홀로그램 같은 파생기술도 적극적으로 개발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민 이사장은 “정확하게 어느 기술이 우위에 있는지 명확하지 않을 때에는 가능성이 있는 모든 기술을 타진하는 현 정부의 정책이 바람직하다.”면서도 “다만 에너지와 물 관련 기술은 삶과 직결되는 만큼 빨리 선택과 집중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