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 19. 08:52ㆍ분야별 성공 스토리
50대 “난 죽지 않았어”… 위기에 강했다
서울신문 | 입력 2011.01.19 03:46
[서울신문] K기업에 다니던 이모(54)씨는 2009년 12월 말 회사로부터 명예 퇴직을 권고받았다. 나올 때는 자신만만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다시 쓰는 것도 막막했다. 지난해 8월부터 기업체에 이력서를 내기 시작해 합격 통보를 받았다.
A중소기업에서 30여년간 직장생활을 하던 황모(58)씨는 2009년 5월 초 정년 퇴직을 했다. 퇴직 뒤 한달간 공백기 동안 재취업을 하고자 여기저기 알아봤지만, 막상 갈 곳이 없었다. 나이 제한에 걸려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받아주는 곳조차 없었다. 지난해 1월 그는 천주교 재단에 지원서를 냈다. 경쟁률이 6대1이나 됐지만 합격통보를 받았다.
50대의 고용률이 올라가고 있다. 은퇴를 시작하는 베이비부머(1955~1965년생)들을 대상으로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기업도 채용에 있어 신참자보다는 경력자를 우대하기 때문이다.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50대(50~59세)의 지난해 고용률은 70.6%로 2008년 이후 3년 연속 70%대를 기록했다. 50대 고용률은 1989년 71.0%로 70%대로 올라선 뒤 1997년까지 70%대를 유지하다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66.4%로 떨어졌다. 이후 2007년까지 계속 60%대 후반의 고용률을 보여 왔다. 반면 취업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연령대인 20대(20~29세)의 고용률은 세계적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59.1%로 떨어진 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50%대에 머물고 있다.
정동원 취업포털 커리어 팀장은 "요즘은 퇴직 후에도 파트타임이나 임시직이라도 꾸준히 일하려는 의지가 높으며 지원자의 경력을 인정해 연령에 관계없이 채용하는 고용주들의 인식 개선이 고용률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50대 취업 증가는 (베이비부머에 따른)인구효과가 크지만 50대에 대한 기업의 수요도 적지 않다."면서 "재취업 시장에서 일정 영역을 만들고 사회 경제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자리의 질은 낮은 편이다. 지난해(8월 기준) 50대 임금 근로자 중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중은 39.3%로 전체 임금 근로자 중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중 33.3%보다 6% 포인트가 높다. 2008년(5.6% 포인트), 2009년(5.7% 포인트)보다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50세 이상 고령자의 약 24%가 근로시간이 일정한 임금근로자다. 50세 이전에 정규직 임금근로로 일하던 사람들의 절반이 정규직으로 남고 나머지는 자영업이나 기타 근로 상태로 전환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즉 50대 퇴직자의 절반만이 정규직으로 남는 것이다.
전경하·황비웅기자 lark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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