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4. 11. 08:54ㆍ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3000억원 투입 ‘바닷속 노다지’ 누가 캐나
기사입력2011-04-10 17:04기사수정 2011-04-11 08:08
“무슨 국책과제 공모가 이렇게 치열한지 모르겠다.”(조선사 A임원)
“심해저 시장은 미개척 분야로 새로운 도전이다. 향후 10년 후 한국 해양플랜트 명운이 걸린 사업이다.”(조선사 B임원)
국내 대형 조선사 해양플랜트 담당 임원들의 말이다. 최근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3사 해양플랜트 담당 임원들은 민감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정부가 약 1500억원을 보조하면 민간기업이 1500억원을 더해 총 3000억원 규모로 진행될 ‘심해저 해양플랜트’ 국책과제 공고가 임박해 있기 때문이다. 여느 국책과제와 달리 긴장감이 묻어난다. 전 세계적으로 미개척 분야인 심해저 해양플랜트 기술 주도권을 확보할 기회일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이번 사업이 최종 한 곳의 컨소시엄만이 모든 연구예산을 독차지하는 승자독식(Winner takes all) 방식이기 때문이다.
10일 지식경제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이 단장으로 있는 지식경제부 R&D전략기획단의 6대 신사업 중 하나로 선정된 ‘심해저 해양플랜트 국산화 사업’(친환경 해양플랜트 엔지니어링 및 핵심기자재 개발 사업)에 약 1500억원의 연구자금이 책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적으로 1개의 민간 컨소시엄이 선정되면 민간 1500억원, 정부 1500억원의 매칭방식으로 3000억원 규모의 연구개발사업이 진행된다.
이에 따라 현대중·대우조선·삼성중 등 ‘조선 빅3’가 각 컨소시엄을 주도하는 가운데 이들의 파트너로 플랜트 기자재업체들이 속속 뛰어들 전망이다. 경우에 따라선 현대, 대우, 삼성이 함께 손을 잡고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도 있으나 현재로선 이들 3사가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이들 기업은 태스크포스(TF)를 짜고 컨소시엄 구성 등을 위해 다각도의 검토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이번 과제에 최소 4개 컨소시엄이 신청하면 늦어도 올 연말까지 2개 컨소시엄을 1차로 선정한 뒤 향후 3년간의 연구과제를 수행하게 한 뒤 재평가를 통해 최종 한 곳에 몰아준다는 구상이다.
■3사 3색 열전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은 해저 기술 확보에 비중을 두고 있다. 반면 삼성중공업은 해상 플랫폼 톱사이드 부분의 모듈 등 기자재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은 이재성 사장이 바닷속 유정에서 해상까지 원유를 파이프라인으로 연결하는 서브시(Subsea) 기술 및 관련 기자재 개발에 진출하겠다고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톱사이드에 대한 자신감을 기반으로 바닷속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는 것.
현대중공업 김정생 상무는 “서브시 부분은 3사 중 가장 먼저 진입한 상태로 서비스 확대와 다변화가 1차적인 관심사”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이성근 전무는 “해상과 해저 사업규모는 3대 7일 정도로 해저사업의 가능성은 막대하다”며 “현재 약 1000여명의 설계 전문인력이 확보된 상황이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컨소시엄이나 협력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해양사업에서 철저히 실력을 가르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게 조선업계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이번 사업은 ‘심해저 분야 첫 도전’
이번 사업은 수심 2000∼6000m의 심해에서 원유를 생산, 처리하는 설비를 개발하는 작업이다. 점차 육상과 얕은 바다(천해)의 석유가스 자원이 고갈되면서 오일메이저들은 심해저 개발에 관심을 두고 있다. 심해저 개발은 향후 2020년 1800억달러, 2025년 3000억달러, 2030년 4400억달러로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 천해용 플랜트에 비해 심해용 플랜트는 현재 미개척 분야다. 난이도가 높을 뿐 아니라 안전성 평가 등이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있다. 몇몇 유럽의 엔지니어링 업체들은 벌써 관련 기술을 시험테스트하는 단계다.
이번 사업은 크게 △해저에서의 원유 생산처리 시스템(유정에서 원유를 뽑아올려 생산하는 기술) △해저해상을 연결하는 이송제어 시스템 △‘해상’ 원유 처리 설비(톱사이드) 기자재 개발 3단계로 나뉘며 각각의 기본설계와 핵심기자재 국산화가 목표다.
정부는 향후 6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관련기술이 확보되면 동해 등에서 실질적인 테스트를 해 해당 기업의 트랙레코드(사업경험) 제공을 검토할 만큼 이 사업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6월께 사업 예비타당성 결과가 나오고 이후 예산 책정과정을 거치면 본격적으로 업체들로부터 제안서를 받을 예정이다.
/ehcho@fnnews.com조은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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