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4. 13. 08:34ㆍ건축 정보 자료실
‘토건면허 1호’ 기업마저… 부도공포 확산
세계일보 | 입력 2011.04.12 22:56 | 수정 2011.04.12 23:28
강남 헌인마을 개발 답보… 결국 PF대출에 발목 잡혀
지난달에만 CP 727억 발행… 투자자 피해 '눈덩이' 우려
[세계일보]진흥기업과 LIG건설에 이어 삼부토건마저 12일 법정관리를 신청함에 따라 건설업계에 부도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삼부토건은 국내 토목건축 공사면허 1호기업이라는 상징성까지 있어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특히 삼부토건은 법정관리 신청 직전 대규모 기업어음(CP)을 발행한 것으로 나타나 제2의 'LIG건설' 사태도 우려된다.
◆건설 1호기업 발목 잡은 주택사업
삼부토건은 지난해 기준 시공능력평가액 9875억원으로 도급순위 34위에 오른 중견 건설업체다. 1948년 설립돼 1965년 3월 국내 첫 토목건축공사업 면허를 취득하고 60년 넘게 국내외에서 토목, 건축, 주택사업을 벌여왔다.
경인·경부고속도로, 안동·남강댐 등 중요한 국내 대형 토목공사를 시공하고 말레이시아, 네팔, 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시장으로 진출하는 등 1970년대까지는 건설업계 5위권을 넘볼 정도로 사세를 떨쳤다.
2007년 파주 교하신도시에서 아파트를 공급하는 등 주택분양 사업도 진행했지만 지난해 12월 기준 전체 매출액의 69%를 토목사업이 차지할 정도로 아파트 사업 비중이 낮아 최근 주택경기 침체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최근 동양건설산업과 함께 헌인마을 도시개발사업에 뛰어들면서 자금압박을 받았다. 삼부토건의 발목을 잡은 헌인마을 사업은 구룡마을 등과 더불어 서울의 대표적 무허가 판자촌으로 꼽히는 서초구 내곡동 374번지 일대에 1채당 50억원 안팎의 고급 단독주택 83가구와 공동주택 236가구를 신축하는 프로젝트다.
◆제2의 LIG건설 사태 우려
이날 삼부토건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올해 법정관리나 워크아웃을 신청했거나 실시 중인 건설사는 동일토건·월드건설·진흥기업·LIG건설에 이어 5곳으로 늘어났다. 부실 건설사들이 늘어남에 따라 향후 금융권은 돈줄을 더욱 죌 것으로 보여 자금경색에 따른 어려움을 겪게 될 건설사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부토건은 3월 한 달 동안에만 727억원에 달하는 CP를 발행해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LIG건설이 법정관리 신청 직전 대규모 CP를 발행해 투자자에게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긴 지 불과 한 달도 안돼 유사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삼부토건은 지난달 7일 121억원, 10일 196억원, 15일 300억원, 16일 30억원, 17일 20억원, 25일 60억원의 CP를 발행했다. 지난달 15일에 발행된 CP만 189일물이고 나머지는 모두 91∼94일물로 오는 6월9일부터 만기가 속속 돌아온다. LIG건설 CP와 마찬가지로 삼부토건의 CP도 증권사 특정금전신탁 등을 통해 법인과 개인 투자자에게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부토건이 법정관리에 들어감에 따라 투자자들의 원리금 손실이 불가피해졌다"며 "중견 건설사의 잇단 법정관리 신청 등으로 단기자금 조달 수단인 CP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커 향후 건설사들이 자금 조달에 더 어려움을 겪는 악순환을 겪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준모 기자 jmkim@segye.com
삼부토건 기업개요 | |
설립 |
1948년(등기 1955년), 국내 토목건축공사업 면허 제1호 업체 |
주력사업 |
토목(지난해 매출 69% 토목사업) |
계열사 |
남우관광(서울르네상스호텔), 보문관광(경주콩코드호텔) 등 12개 |
재무 |
2010년 기준 매출 8374억원, 영업이익 201억원 |
시공능력평가 |
34위 |
올해 법정관리·워크아웃 건설사 현황 ※괄호안은 시공능력평가 순위 | |
동일토건(49위) |
2010년 12월 워크아웃 신청. 2011년 1월 워크아웃 개시 |
월드건설(71위) |
2009년 4월 워크아웃에 들어간 지 21개월만인 올 2월 법정관리 신청 |
진흥기업(43위) |
2월 1차부도 처리 후 워크아웃 |
LIG건설(47위) |
3월 법정관리 신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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