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올라도 왜 환자부담은 줄지않나?

2011. 5. 1. 10:55이슈 뉴스스크랩

 

[중점] 보험료 올라도 왜 환자부담은 줄지않나?

YTN | 입력 2011.04.30 16:29 | 누가 봤을까? 50대 남성, 전라

 

 


[앵커멘트]

우리나라에 건강보험이 도입된지 3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병원비의 3분의 1 이상을 환자 본인이 부담해야 할 정도로 보장률이 낮은 실정입니다.

건강보험료는 거의 매년 인상되고 있는데 환자 본인이 부담해야 할 비용은 왜 줄어들지 않는 걸까요?

이양현 선임기자가 그 이유를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2006년부터 2009년까지 4년간 감기로 병원을 찾은 환자들의 진료현황을 알아봤습니다.

이 기간 연평균 환자 증가율은 1.6%에 불과한데 진료비는 그보다 무려 8배가 높은 13.2%씩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수가인상률이 2.1%였던 점을 고려할 경우 9.5% 증가분은 '과다 진료비'란 이야기입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과도한 진료비의 증가 원인이 건강보험 지불체계에 있다고 진단합니다.

선행적으로 이뤄지는 의료 행위에 대해 사후에 보상이 이뤄지는 '행위별수가제도'가 문제라는 이야기입니다.

[인터뷰:김진현, 서울대학교 간호대학 교수]

"진료를 할때마다 검사를 할때마다 가격이 매겨져 의료기관 수입이 증가하기 때문에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가능한 한 진료를 많이 해서 과잉진료를 해서라도 수입을 증가시키려고 하는 유인이 있기 때문에..."

아무리 건강보험 재정을 늘려도 진료비가 훨씬 더 빠르게 늘기 때문에 보장률이 높아질 수 없는 구조라는 설명입니다.

실제로 지난 2004년부터 2008년까지 5년간 보험료는 20%가까이 올랐지만 건강보험 보장률은 그 12분의 1 수준인 1.62% 증가에 그쳤습니다.

전문가들은 행위별수가제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대부분의 OECD 국가에서 시행중인 '포괄수가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병원마다 연간 건강보험 예산을 사전 책정해 그 범위내에서 의료 행위가 이뤄지도록 하는 포괄수가제가 도입될 경우 불필요한 의료행위를 억제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의료계는 서비스 질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정영호, 대한병원협회 보험위원장(한림병원장)]

"같은 질병을 치료하는데 있어 서비스를 낮춰야만 경영적 이익이 되기 때문에 서비스 양을 낮추는 노력을 엄청나게 하게된다는 거죠."

선택진료료나 병실료처럼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부문도 환자의 부담을 높이는 또다른 요인입니다.

혈액종양으로 최근 수술을 받고 퇴원한 한 환자의 진료비 계산서입니다.

진료비 총액 1,560여만 원가운데 환자가 내야 할 금액은 절반에 가까운 706만여 원.

보험이 적용되는 항목에서는 환자 부담액이 80만 원에도 못 미치나 비급여 항목에서 무려 600만 원이 추가됐기 때문입니다.

비급여 비용이 이처럼 높은 것은 환자의 선택에 따라 서비스가 이뤄지는데다 정부의 가격통제를 받지 않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비급여 부문의 가격 왜곡 현상을 정상화 시키기 위해서는 가격과 의료 행위를 통제할 수 있는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최영순, 건강보험정책연구원 연구위원]

"국민 의료비 증가를 막고 환자 부담을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국가가 비급여 진료 내역과 양을 신고 받을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건강보험은 전 국민이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도입된 일종의 사회안전망입니다.

하지만 본인 부담률이 지나치게 높아 경제적인 이유로 치료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적지않습니다.

건보 재정의 안정화와 의료 사각지대의 해소를 위한 건강보험의 대수술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YTN 이양현입니다.

 

정외철 태그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