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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찾더라도 청구시효 10년 연장
[세계일보]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사람들의 뇌리 속에 ‘실패한 경영인’으로 기억된다. 그런 그가 또다시 50억원대의 소송에 휘말렸다. 과거 대우그룹에 대한 지급보증으로 거액을 날릴 위기에 처한 한국무역보험공사(옛 수출보험공사)가 ‘지푸라기라도 잡자’는 심정으로 구상금 소송을 제기한 것.1일 법원에 따르면 무역보험공사가 김씨를 상대로 50억원의 구상금 소송을 낸 것은 지난달 4일이다.
무역보험공사가 김씨를 상대로 구상금 소송을 낸 것은 처음이다. ‘무일푼’이라는 김씨의 은닉재산이 드러날지도 관심이다. 보험공사가 소송을 낸 사연은 이렇다. 2001년 7월 서울중앙지법은 보험공사가 김씨를 상대로 낸 어음금 청구 소송에서 ‘김씨는 보험공사에 252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1998년 당시 수출보험공사는 김씨를 보증인으로 약속어음을 발행한 ㈜대우 등에 대출해줬지만 한 푼도 받지 못했고, 보험공사가 대신 갚았다.
이후 법원 판결에 따라 2100억원은 포스코가 지난해 인수한 대우인터내셔널과 금호그룹이 2009년 인수한 대우건설이 갚고 있다. 나머지 420억원이 공중분해된 대우자동차와 김씨 몫이다. 그런데도 보험공사는 50억원만 요청했다. 구상금 청구시효(10년)가 7월이면 끝나는 탓이다. 재판부가 구상권을 받아들이면 시효를 10년 더 늘릴 수 있다. 한편으로는 김씨의 은닉재산이 드러나면 370억원은 포기하더라도 50억원은 강제로 회수하겠다는 복안이다. 최근 국세청이 퇴출 대기업 총수들의 해외 은닉재산을 추적한 것도 소송을 낸 계기다.
김씨는 분식회계 등의 혐의로 2005년 징역 8년6월에 추징금 17조9253억원을 선고받자 ‘재산이 없다’며 3억원만 냈다.
조민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