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6. 18. 09:05ㆍ세계 아이디어 상품
“기업비밀 샐라, 스마트폰 막아라”
삼성전자 현대차 포스코 등 대기업 모바일보안 비상
와이파이-카메라기능 차단… 앱 감시프로그램 가동
동아일보 | 입력 2011.06.18 03:09
[동아일보]
지난해 삼성전자에 입사한 김모 씨(26). 삼성전자 경기 수원사업장으로 출근한 첫날, 험난한 취업문을 뚫었다는 자부심에 사무실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 했다. 출근길 선배들의 눈길이 부담스러워도 회사 로고가 그려진 벽 앞에 선 사진을 찍고 싶었다. 그래서 홀로 벽 앞에 서서 손에 스마트폰을 든 채 팔을 뻗어 '셀카' 자세를 취했다. 아뿔싸. 사진이 찍히지 않았다. 보안 때문이었다.
최근 기업들이 새로운 종류의 보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쓰고 있다. 검색대나 홍채·지문 인식 시스템을 설치하는 것 외에 최근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를 관리하는 '스마트 보안'을 강화하는 추세다. 직원들이 무선으로 주고받는 데이터가 가장 위험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기업들은 회사 내에서 카메라를 켜지 못하게 하고 직원 스마트폰의 앱(응용프로그램) 실행까지도 감시한다. 이처럼 기업들이 감시를 철저히 하는 것은 보안 피해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국가정보원 산업기밀보호센터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10년까지 국내 첨단기술을 해외로 불법 유출하거나 미수에 그친 사건은 모두 189건이다. 이 중 무단 보관(33%)의 형태가 가장 많았다. 휴대용 저장장치(USB메모리)와 모바일 기기 등을 이용해 회사의 중요 자료를 밖으로 유출한 것이다. 이동저장장치는 스캐너로 감시하기라도 한다지만 무선으로 빠져나가는 전파는 도무지 잡을 수가 없다. 기업들이 스마트 보안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스마트 보안 시스템은 주로 대형 생산라인을 갖춘 제조업체가 활발히 사용한다. 예를 들어 김 씨의 경우처럼 삼성전자는 회사에 출입하는 직원의 스마트폰에서 자동으로 '카메라' 앱을 잠근다. 모바일 기기에서 기업의 정보 유출을 차단하기 위한 'MDM(모바일 기기 관리·Mobile Device Management)' 프로그램 덕분이다. 스마트폰에 MDM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회사는 중앙 서버를 통해 직원 스마트폰의 카메라 동작과 e메일 송수신 등을 차단할 수 있다.
많은 기업이 이미 이런 MDM 프로그램을 설치한 스마트폰과 태블릿PC만 회사에서 쓸 수 있도록 허가한다. 과거에는 일반 휴대전화 카메라에 검은색 테이프를 붙이는 방식이 기업 보안의 전부였지만 이제는 한 단계 진화한 것이다.
포스코도 정보기술(IT) 자회사 포스코ICT를 통해 모바일 보안 프로그램을 만들어 쓴다. 현대자동차는 본사와 연구소 모두 외부 와이파이(Wi-Fi)를 차단한다. 민감한 정보를 본 뒤 인터넷에 접속해 다른 곳으로 유출할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보안업계도 모바일 보안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다. 에스원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의 보안 장비는 회사가 설치한 와이파이 접속장치(AP)가 아닌 외부 AP를 탐지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또 벽이나 천장의 도청 장치나 몰래카메라를 전파 신호로 탐지하는 상품도 내놓았다.
이기영 지식정보보안산업협회 부회장은 "기업의 정보가 경쟁업체나 경쟁국으로 빠져나가면 기업은 물론이고 국가의 큰 손실이기 때문에 앞으로 더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인광 기자 l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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