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 뉴스 아나운서 옷 만들어 억대매출 올리는 女 CEO

2011. 7. 3. 11:47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9시 뉴스 아나운서 옷 만들어 억대매출 올리는 女 CEO
기사입력 2011.07.02 16:15:07 | 최종수정 2011.07.02 19:06:25

"박은영 아나운서에게는 단발 대신 올림머리를 추천했어요. 배현진 아나운서에게는 과감한 미니스커트를 입혔어요. 두 사람 다 원하는 곳에 합격했죠."

세련되면서도 반듯한 이미지의 아나운서. 실은 그들도 만들어진다. 천생 아나운서로 타고난 것처럼 보이는 그들을 만드는 사람이 있다. 바로 `퍼스널 스타일링 디자이너` 김은정(36) 씨다.

아나운서의 머리스타일부터 피부관리, 의상, 화장, 액세서리, 구두까지 전반적으로 스타일링한다. 이미지 컨설턴트라고도 불리는 그는 맞춤 의상을 전문으로 하는 루앤페의 대표이기도 하다.

KBS 박은영 엄지인 전주리 아나운서, MBC 배현진 아나운서 등을 배출했다. 2000대 1의 경쟁률을 뚫은 배현진 아나운서는 김 대표가 2년간 공들인 `작품`이다. 지방 3사 방송국의 아나운서 다수도 김 대표의 손을 거쳤다. 앵커 선발을 위한 사내시험 당시, 조수빈 아나운서도 김 대표를 찾았다.

김 대표는 현재 KBS 9시 뉴스 조수빈 아나운서, SBS 8시 뉴스 박선영 아나운서 등 각 방송사 간판 아나운서들의 의상도 제작하고 있다. 뉴스 의상 제작으로 벌어들이는 매출만 해도 연 1억 5000만원이 넘는다.

◆국문 전공했지만 `끼`는 못 속여

"어머니께서 손 쓰는 직업은 갖지 말라고 하셨어요. 당신도 양복을 만드셨지만, 힘든 일이니까요."

의상학과에 가고 싶었던 김 대표는 덕성여대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했다. 첫 학기부터, 하고 싶은 것만 하겠다고 결심했다. 컴퓨터 그래픽과 미술을 공부했다. 카피라이터 광고 공모전에서 입상하기도 했다. 재학 중 광고 기획사에 스카우트됐다. 대학생 신분으로 수중에 큰돈도 쥐어봤다.

광고를 만들면서 방송국을 드나들었다. 그때 김 대표의 운명이 바뀌었다.

"우연히 방송국에서 메이크업하는 것을 봤어요. 제가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바로 메이크업 학원에 등록했죠. 수업 첫날 선생님께서 따로 배운 적 있느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김 대표는 호기심이 생기면 뭐든 해봐야 하는 성격이다. 메이크업을 공부하면서 스타일링에 관심이 생겼다. 의상코디, 머리스타일, 네일아트, 피부관리 등 종합적인 스타일링을 가르쳐주는 학원도 다녔다.

수강생 중 유난히 눈에 띄는 실력을 갖췄지만, 직업으로 삼을 생각은 없었다. 대학 수업이 재미없어 취미 삼아 배우는 것이라고 선생님께 당당하게 말씀드리기도 했다. 졸업 후 평범하게 취업하고 싶었다.

하지만 재능을 속일 수는 없었다. 당시 국내 최대 스타일리스트 회사에 스카우트됐다.

◆대기업 CEO도 찾아…인품과 느낌에 걸맞는 퍼스널 스타일링 할 것

"가수들의 앨범이나 배우들의 드라마 콘셉트를 잡아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타일링해줬어요. 90년대 중반만 해도 퍼스널 스타일 디자이너의 개념이 거의 없었죠."

회사를 나와 프리랜서로 활동하면서도, 연예인 기획사가 찾는 스타일리스트로 유명했다. 유명 연예인의 스타일리스트가 찾는 스타일리스트로 이름을 날렸다. 20대에 벌어들인 돈만 해도 수 억 원에 이른다.

토털 스타일링 중에서도 김은정 대표가 가장 애착을 느끼는 것은 `의상제작`이다.

"메이크업은 수학 같고, 의상은 국어 같아요"

의상은 공부할수록 할 게 더 많다. 그 점이 국어와 비슷하다고 김 대표는 말했다. 그래서 단순한 스타일링에서 의상 제작으로 영역을 넓혔다. 앞으로도 의상 디자인과 제작은 평생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국내 최초 퍼스널 스타일링 디자이너로서 다양한 사람들에게 가장 어울리는 그 만의 이미지를 만들어주고 싶다.

"퍼스널 스타일링 디자이너는 외국에서도 드문 개념이에요. 제 이름을 걸고 확대해 가고 싶어요. 요즘은 유명 기업 CEO 분들도 저를 찾으시더라고요. 스타일링은 결국 `사람`을 대하는 일이에요. 고객이 누구든, 그 사람의 인품과 느낌에 맞게 스타일을 완성해 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뉴스속보부 = 이미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