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현금 쇠퇴..발행ㆍ유통량 감소

2011. 7. 8. 09:16C.E.O 경영 자료

<美 현금 쇠퇴..발행ㆍ유통량 감소>

연합뉴스 | 이상원 | 입력 2011.07.08 00:58

 

 

100달러 고액지폐 수요는 증가

(뉴욕=연합뉴스) 이상원 특파원 = 미국의 지폐 발행과 사용이 줄어들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해 5달러 지폐를 30년래 최저 수준으로 발행했고 10달러 지폐는 한 장도 찍지 않았다.

신용카드와 전자 결제 기술이 확산하면서 현금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 현금으로는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없고 많은 항공기나 면세점에서도 현금을 사용할 수 없다.

지난해 뉴욕 택시요금 중 36%가 신용카드로 결제됐고 맨해튼 일부 식당은 "현금 사절, 카드 환영"이라고 메뉴판에 적어 놓았다.

많은 승용차 운전자들은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전자요금장치인 E-Z 패스를 이용해 통행료를 낸다. 통근자들은 지하철 회전문에서 일정 금액이 저장된 전자화폐 카드로 계산하고 크리스마스 선물로도 선불카드가 활용되고 있다.

통계로도 화폐 사용의 감소는 드러난다.

신용카드가 처음 나왔던 1970년 미국의 화폐 유통량은 전체 경제 활동의 약 5%를 자치했지만, 지난해에는 약 2.5%로 줄었다.

지폐 발행량은 화폐 사용량보다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기술의 진보로 지폐 사용 가능 기간이 늘었고 유통에서 퇴장시켜야 할 낡은 화폐를 감별하는 기술이 발전했기 때문이다.

현재 1달러 지폐의 평균 사용 기간은 40개월로 20년 전의 18개월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시중은행에서 들어 온 화폐 중 훼손돼 사용할 수 없다고 판단해 신권으로 교체한 비율은 지난해 21%로 1989년의 46%보다 반 이상 줄었다.

뉴욕타임스(NYT)는 7일(현지시각) 미국의 현금 쇠퇴 현상을 전하면서 "신용카드가 현금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지만, 지폐 유통이 완전히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부분의 미국인이 현금이 필요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식당이나 호텔에서 팁을 줄 때, 유모에게 수고료를 줄 때 등이다.

신용카드 결제를 허용하지 않는 영세업자들도 있다. NYT는 이런 비율을 전체 영세업자의 3분의 1에서 절반으로 추산했다.

자금 추적을 피하려는 범죄자의 수요도 있다. 최근 검거됐지만 16년 동안 도피했던 갱 두목 휘트니 벌저는 현금으로만 집세를 냈고 집에 수천달러를 숨겨두고 있었다.

특히 100달러 지폐에 대한 수요는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100달러 지폐 발행량이 사상 처음으로 1달러 지폐를 추월했을 정도다.

100달러 지폐는 외국에서 수요가 많아 미국의 인기 수출 품목 중 하나가 됐다.

NYT는 현재 세계에서 유통되는 70억장 이상의 100달러 지폐 중 3분의 2가 외국인의 손에 있다고 전했다.

미군이 2003년 사담 후세인의 대통령궁에서 6억5천만달러 상당의 100달러짜리 신권 뭉치를 발견한 사실에서도 100달러 지폐에 대한 해외의 수요를 가늠할 수 있다.

lee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