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값이라면 質좋은 대형빌딩으로"…비어가는 중소형빌딩
2011. 7. 9. 09:10ㆍ건축 정보 자료실
"같은 값이라면 質좋은 대형빌딩으로"…비어가는 중소형빌딩
공실률 8%대…비즈니스 호텔 등으로 잇단 용도 변경
작년 11월 준공한 서울 청계천 변 업무용빌딩 센터원에는 최근 삼성생명 영업점 입점이 확정됐다. 통상 대형 오피스빌딩은 건물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임차인을 골라서 받는다. 외국계 금융회사,대기업 등이 타깃이다. 주부 영업사원의 출입이 잦은 보험회사 등의 입점은 꺼린다. 그럼에도 센터원은 이례적인 결정을 했다. 무료 사용기간도 임차기간 3년 가운데 12개월이나 된다. A부동산자산관리사 대표는 "대형 오피스빌딩이 공실을 줄이기 위해 중소형 오피스빌딩의 주요 임차인까지 흡수하기 시작했다"며 "이 여파로 중소형 오피스빌딩이 비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형 오피스빌딩의 공실 문제는 대형보다 심각한 상황이다. 중소형 빌딩에 있던 임차인들이 대형 빌딩으로 옮기면서 공실률이 치솟고 있다. 부동산투자자문회사인 알투코리아에 따르면 올 2분기 서울 대형 오피스 공실률은 전분기 대비 0.5%포인트 떨어진 5%인 반면 중소형 오피스 공실률은 0.9%포인트 증가한 8.2%다. 부동산자산관리업체인 글로벌PMC의 김용남 사장은 "같은 값이라면 질이 좋은 대형빌딩부터 채워지는 것이 상식"이라며 "좋은 빌딩으로 옮겨가는 '플라이 투 퀄러티(fly to quality)' 현상이 국내 오피스시장에서 본격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소형 빌딩 매매 · 임대 전문인 ERA코리아의 장진택 이사는 "무료 사용 기간 제공이 일반화하면서 대형 오피스빌딩의 임대료 수준이 사실상 중소형 임대료에 근접한 수준으로 낮아졌다"며 "현장에서 느끼는 중소형 빌딩의 실제 공실률은 15%대에 이른다"고 전했다.
강북 도심 주변에선 1년 이상 비어 있는 중소형 오피스빌딩이 흔하다. 지하철 5호선 충정로역 인근의 한 오피스빌딩은 1년째 70% 수준의 공실이 이어지고 있다.
신축 중소형 빌딩도 마찬가지다. 서울 중림동에 지난해 11월 완공한 한 오피스빌딩은 전체 건물의 절반가량이 비어 있다. 최근엔 빈 주차공간을 활용하려고 하루 종일 주차하는 차량에 5000원을 받고 있다. 빌딩 관리자는 "사무실이 입주하지 않았어도 지출해야 하는 각종 비용의 일부라도 벌충하려면 빈 공간을 임시로 활용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공실을 견디지 못해 용도 전환을 추진하는 곳들도 생기고 있다. 지하철 9호선 신논현역 인근에 지난 1월 준공한 15층 오피스빌딩은 최근 비즈니스호텔로 용도를 변경하는 공사를 진행 중이다. 오피스빌딩으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하고 다 지은 빌딩을 뜯어 고치고 있다. 동대문 명동 등에 있는 낡은 빌딩들 중에서도 비즈니스호텔로 리모델링하는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 일본계 노무라이화자산운용은 을지로 소재 업무용 빌딩을 사들여 비즈니스호텔로 개조하고 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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