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평 한옥마을 투시도 |
서울시가 은평뉴타운에 100채 규모로 조성키로 한
한옥타운에 들어설 한옥의 3.3㎡당 공사비가 일반아파트에 비해 3~4배가량 비싸 건축주의 부담이 상당히 크다는 지적이다.
서울시는 북촌 한옥마을과 다른 지자체의 한옥 건설사례를 수집한 결과 공사비가
3.3㎡당 1500만~1800만원에 달한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국토해양부가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에 대해 책정한 기본형건축비(3.3㎡당 406만~424만원)보다 최저 3.7배에서 최고 4.2배 정도 비싸다.
이처럼 한옥 공사비가 비싼 이유는 인건비 비중이 높은 데다
기계화된 시공이 불가능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옥 공사비 가운데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항목은 인건비다.
한
옥기술자들은 와공(기와공사 인부), 소목장, 대목장 등으로 세분화됐고 인건비도 일당 25만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트처럼 기계화된 시공이 불가능하고 자재 역시 규격화가 어렵다는 점도 공사단가를 높이는 요인이다.
SH공사 관계자는 "북촌 한옥마을은 길이 좁아 트럭이 접근하지 못함에 따라 자재를 인부가 일일이 직접 옮겨야 해 인건비 비중이 높아지는 등 현장여건에 따라 한옥 공사비는 천차만별"이라며
"인건비 비중이 7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실제 SH공사가 한옥 공사비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은평 한옥타운 내 264㎡ 부지에 용적률 80%를 적용, 연면적 211㎡(
63.82평) 규모의 한옥을 지으려면 공사비가 12억원가량 투입돼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가운데 서울시가 보조금으로 8000만원과 1% 저리의 융자금 2000만원 등
1억원을 지원하기 때문에 실제 공사에 필요한 자금은 11억원이다.
여기에 땅값이 3.3㎡당 700만원대여서 추가로 6억원대 자금이 필요하다. SH공사는 당초 단독주택용지로 공급하려던 해당 부지가격을 3.3㎡당 730만~740만원으로 책정했다. 결국 은평 한옥타운에 연면적 211㎡ 규모의 한옥을 지으려면 18억원의 거금이 필요한 셈이다.
이처럼 막대한 사업비가 은평 한옥타운 조성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2008년 '한옥 선언' 이후 보존 대상 한옥을 늘리고 지원을 강화하면서 새로 짓는 한옥이 증가하고 있지만 급속히 확산되지 못하는 것은 역시 경제성 때문"이라며 "공사비가 비싸 보조금과 융자금으로 1억원을 지원받아도 직접 투자비가 만만치 않다보니 투자를 망설이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사업시행사인 SH공사는 한옥 활성화를 위해 사업비 인하가 필수라고 판단, 땅값 재감정에 나서는 한편 한옥모듈화를 통해 공사비를 3.3㎡당 1000만원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자재를 대규모로 조달하고 한옥모델을 표준화하면 한옥모듈화가 가능해 공사비를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SH공사 유민근 사장은 "한옥은 공사비가 많이 들어 경제성이 떨어지던 게 사실"이라며 "공사비 인하방안을 연구해왔고 100채에 달하는 집합단지여서 자재를 일괄 구매하고 시공을 집중적으로 하면 공사비가 낮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