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7. 20. 09:03ㆍ건축 정보 자료실
'꿈의 도시' 1기 신도시…이제는 노후화되다
노컷뉴스 | 입력 2011.07.20 06:03
[CBS 임미현 기자]
수도권 신도시가 올해로 입주 20년을 맞았다. 지난 1991년 첫 입주가 시작된 1기 신도시(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는 단기간 주택 대량 공급을 통해 집값 안정에 기여했고 서민들은 수준 높은 환경에서 '내집 마련'의 꿈을 이뤘다.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주거 환경은 노후화됐고 이제 리모델링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또 2000년대 들어서 추진된 2기 신도시는 공급 과잉 우려를 낳고 있다. 수도권 신도시의 명암을 3회에 걸쳐 진단해본다. [편집자 주]
경기도 평촌에 사는 한운집(66)씨는 지난 90년대 초 처음으로 자신의 아파트을 마련했던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뿌듯하다.
한씨는 "지하철이 5분 거리에 있는데다 버스 노선도 잘 갖춰져 입지조건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며 "그때 만해도 '꿈의 도시'로 이사한다는 생각에 참 행복했었다"고 웃었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김득성(59)씨는 "나도 아파트란 곳에서 살아보고 싶어 입주를 했다"면서 "높은 아파트 건물이 얼마나 멋져 보였는지 모른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한씨와 김씨 처럼 수많은 서민들이 90년대 초 수도권 신도시에서 내집 마련의 꿈을 이뤘다.
서울 올림픽 개최 이후 집값이 치솟자 정부는 1989년 신도시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2년 뒤 분당에서 첫 입주가 이뤄졌고 평촌, 산본, 일산, 중동이 줄줄이 개발되면서 단 7년만에 29만3000 가구가 건설됐다.
이는 당시 수도권 전체 주택 수의 10% 이상, 서울 주택 수의 20%에 달하는 규모다.
주택이 대규모로 공급되면서 주택난은 크게 해소됐다.
서울대 정창무 교수는 "1기 신도시의 경우 당시 워낙 공급이 부족했던 만큼 공급 측면이 강조됐다"면서 "20~30%씩 폭등하던 집값이 신도시 입주가 시작된 이후 97년까지 안정됐다"고 설명했다.
주거의 질적인 측면에서도 큰 변화가 있었다.
1990년만 해도 30% 수준이었던 온수 목욕시설 보급률은 1기 신도시가 건설된 뒤 1995년에는 70%를 넘어섰고 입식 부억과 수세식 화장실의 보급도 50%대에서 80%대로 껑충 뛰어 올랐다.
또 수준높은 주변 환경과 학군이 형성되면서 신도시 아파트는 자산가치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게 된다. 이같은 성공에 힘입어 2000년대 초에는 동탄, 판교 등 2기 신도시 개발이 발표됐다.
세종대 변창흠 교수는 "1기 신도시가 성공하면서 주택을 공급하려면 대규모 신도시로 공급하는게 주택 정책에서 가장 효과적이라는 일종의 신화가 만들어졌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워낙 짧은 기간 대량 공급을 시도하다보니 부작용도 많았다.
일단 주택을 공급해놓고 그 뒤에서야 편의시설을 지으면서 입주민들은 한동안 각종 불편을 감수해야만 했다.
1992년 평촌으로 이사했던 유용균(69)씨는 "입주 당시 4호선 지하철 공사 때문에 도로에는 흙이 산더미로 쌓여 있었다"면서 "비가 오면 장화 없이는 도저히 다닐 수 없었다"고 전했다.
또 일시에 건설 공사가 몰리면서 바다 모래 파동이 벌어지는 등 한국적 '빨리 빨리' 뒤에 숨은 어두운 그림자도 곳곳에서 드러났다.
다행히 시간이 흐르면서 편의시설이 갖춰졌고 베드타운에 머물던 도시는 점차 자족 기능을 확보하게 됐다.
하지만 이제 신도시가 노후화되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406만 가구 가운데 38% 가량이 준공후 15년이 지났고 특히 노후화된 아파트는 1기 신도시에 집중돼 있다.
노후화된 만큼 보수가 필요하지만 리모델링이나 재건축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노후화된 신도시 주택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가 도시 환경과 부동산 시장에 주요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maria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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