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이변이 이변이 아닌 시대… 새로운 防災대책 세워야"

2011. 7. 28. 09:04이슈 뉴스스크랩

[104년 만의 폭우] "기상 이변이 이변이 아닌 시대… 새로운 防災대책 세워야"

조선일보 | 이위재 기자 | 입력 2011.07.28 03:12 | 누가 봤을까? 50대 남성, 강원

 

비 피해가 커진 것은 그동안 장마가 길어지며 지반(地盤)이 약해질 대로 약해진 상태에서 장대비가 또다시 퍼붓자 이를 견디지 못하고 토사(土砂)가 흘러내렸기 때문으로 방재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기록적인 장마가 끝나자마자 돌발적인 폭우가 뒤따르면서 이제 '기상 이변'이 '이변'이 아닌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상만 국립방재연구소장은 "이제는 이상 기후가 일상화됐기 때문에 이에 맞춰 방재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기상청 이 1971년부터 2010년까지 전국 60개 관측지점에서 시간당 강수량이 30㎜ 이상인 폭우가 쏟아진 날을 집계한 결과, 30년 만에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971~1980년까지는 총 11.7회에 그쳤던 폭우 일수는 1981~1990년 16.9회, 1991~2000년 18.1회, 2001~2010년 22회로 늘어났다. 서울은 1971~1980년 12일에서 2001~2010년엔 37일로 3배나 증가했다. 기상청은 "우리나라에 내리는 비가 점점 독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재 전문가들은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고언(苦言)을 쏟아냈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는 "배수 구역을 나눠 청계천으로도 빼고 지하관을 통해서 서대문으로도 빼는 등 정밀하게 다시 설정해야 한다"며 "하수관이 (시간당 강수량) 90~100㎜까지 견딜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서울시 하수관의 설계 강우 강도는 대부분 75㎜ 이하다. 윤주환 고려대 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비가 올 때만 반짝할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방재 시설을 확충하는 제도와 법을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