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美장교 거의 100% 이라크·아프간서 극한 경험… 對北 대응력 커져"

2011. 9. 3. 08:39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주한美장교 거의 100% 이라크·아프간서 극한 경험… 對北 대응력 커져"

美 2사단 新병기 화력시범 참석… 존슨 美8군사령관 헬기동승 인터뷰
6·25와 천안함·연평도는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응태세 없어서 발생, 韓美공조 굳건하지 않으면 무기는 아무런 소용없어
한반도 방위와 관련된 첨단무기 비용 절대 안 줄여, 軍예산 스마트하게 운영할 것… 캠프 캐럴 고엽제 문제 현재 조사로는 피해 없는 듯

서울 용산 미군기지에서 경기도 포천시 로드리게스 사격장까지 왕복한 존 존슨 미8군 사령관의 전용 헬리콥터(UH60)는 군용 헬기로는 드물게 회색 카펫이 깔려 있었다. 존슨 사령관은 이 헬리콥터가 비행하는 동안 교신용 마이크가 달린 헤드셋을 머리에 낀 채 기자 옆에 앉아 1시간10분 동안 인터뷰를 했다. 존슨 사령관은 이날 주한 미 2사단이 새로 도입한 신병기의 화력시범에 참석하기 위해 용산과 포천을 왕복했다.

존슨 사령관은 헬기가 한강 위를 날아서 용산기지로 귀환할 때 "하늘 위에서 서울의 발전된 모습을 볼 때마다 주한미군이 갖는 대북(對北) 방어 임무의 중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1977년 버지니아 군사학교를 졸업하고 35년째 군 생활 중인 존슨 사령관은 미국 전역과 독일 등에서 근무했다. 1·2차 이라크 전쟁에 모두 참전했다.

―오늘 선보이는 주한미군의 신병기는 무엇인가.

"미국에서 최신형으로 개량된 M2A3 브래들리 장갑차, M1A2 SEP 아브람스 전차와 AH-64D 아파치 롱보우가 훈련에 투입됐다. 2사단이 보유한 주력 장비들은 현 상황에서 갖출 수 있는 최고의 설비를 장착한 것이다. 방위능력을 대폭 끌어올렸다."

―주한미군에 에이테킴스(ATACMS·전략지대지미사일)등 다른 신형 무기를 배치할 계획은 없는가.

"한미동맹 강화와 대북 억지력 제고에 도움이 된다면 언제든지 미국에서 새롭게 개발하는 첨단무기들을 배치하는 것을 고려하게 될 것이다."

―이 장비들은 북한군과 비교할 때 어느 정도로 우수한가.

"(고개를 흔들며)북한군의 장비는 비교 대상이 아니다. 우리는 흐린 날에도 평소처럼 작전 가능하고 모든 것이 컴퓨터화돼 있다. 낡은 장비를 갖춘 북한군과 비교할 수 없다."

존 존슨 미8군 사령관이 1일 전용 헬리콥터 안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존슨사령관은 "어떤 (북한의) 도발에도 격퇴시킬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하원 기자

북한을 의식한 공개훈련인가.

"우리는 이런 종류의 훈련을 늘 하고 있다. 북한이 오판하지 않도록 철저한 준비태세를 갖추는 것이 목적이다. 6·25 전쟁과 지난해 천안함·연평도 사태가 일어난 것은 바로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응태세가 갖춰져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천안함·연평도 사태로부터 무엇을 배워야 하나.

"절대 방심하지 말아야 하며 늘 방어할 준비 돼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장갑차 등 미군 장비는 북한보다 훨씬 앞서 있다. 그러나 우리가 한미공조 체제를 굳건히 해서 연합능력을 잘 갖추지 않으면 무기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존슨 사령관의 헬기에서 내려 민간인으로서는 유일하게 기자가 들어간 로드리게스 훈련소의 작전 통제소에서는 제임스 서먼 주한미군 사령관, 한민구 합참의장 등 한미 양국의 군 수뇌부가 상기된 표정으로 훈련 모습을 주시했다. 백선엽 전 육군 참모총장도 통제소의 맨 앞에서 훈련을 참관했다. 총 6개의 대형 모니터에는 무인정찰기기가 훈련 상공을 떠다니며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영상이 나타났다.

미군의 M2A3 브래들리 장갑차, M1A2 SEP 에이브럼스 전차 앞에 장착된 모니터를 통해서 훈련장의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었다. 미군 전차 내부에서 미군 장병들이 현장 상황을 논의하는 모습도 모두 모니터에 나타났다.

―새롭게 단장한 로드리게스 훈련장의 특징은.

"모든 것이 디지털화, 첨단장비화돼 있다. 작전 통제소에서 전차 내부와 바깥에서 찍어 보내는 영상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어 대응능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이는 한미 양국의 연합작전능력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지난해 북한이 서해상에서 도발한 후, 육상에서도 한미 양국의 대응능력을 시험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는데.

"북한이 앞으로 어떻게 나올지는 예측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어떤 도발에도 격퇴시킬준비가 돼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을 재개할 가능성도 크지 않나.

"군사기밀상 밝힐 수 없지만, 매우 면밀하게 북한의 동태를 관찰하고 있다. 그들은 이미 핵실험을 했고 대포동 미사일을 쐈다. 언제든 또 도발을 할 수 있다. 북한은 매우 난폭한 나라다."

―주한미군의 태국·필리핀 등에서의 훈련이 늘어나는데 주한미군의 역할이 변하는 것인가.

"주한미군의 해외 훈련은 한반도 방위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다. 해외 훈련 중에도 비상상황이 생기면 즉각 돌아올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캠프 캐럴에서 제기된 고엽제 문제는 어떻게 해결돼 가고 있나.

"이 문제는 캐럴기지 주변의 한국인들의 건강과 관련된 문제일 뿐만 아니라 한미동맹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이다. 오는 9일 최종 조사 결과가 나올 텐데, 현재까지의 조사로는 고엽제로 인해 주변 환경이 오염됐거나 인근 주민들이 피해를 봤을 가능성은 없다."

그는 "현재 주한미군 장교들은 거의 100% 이라크아프가니스탄에서 1년 이상 주둔하면서 극한의 전쟁상황을 경험했다"며 "북한의 도발에 대한 주한미군의 대응능력은 훨씬 커졌다"고 말했다.

미국의 국방예산 감축으로 주한미군의 대북(對北) 대응능력이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한반도 방위와 관련된 첨단장비를 갖추고 대응능력을 강화하는 비용은 절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며 "주한미군 관련 예산을 더욱 '스마트'하게 운영할 것"이라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