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女`신랑감 기준`낮추면 한국 저출산 해결할 수 있다?

2011. 11. 17. 09:26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미혼女`신랑감 기준`낮추면 한국 저출산 해결할 수 있다?
KDI 저출산 대책 "동거·혼외출산에 개방적 시선 필요"
기사입력 2011.11.16 17:33:50 | 최종수정 2011.11.16 21:35:53

미혼 여성들이 배우자를 선택할 때 눈높이를 낮춰야 혼인율을 높여 저출산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16일 김영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미혼율의 상승과 초저출산에 대한 대응방향`이란 보고서에서 "청년실업이 가중되고 비정규직이 날로 늘어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여성들이 배우자의 `능력`을 우선시하는 성향은 미혼 남녀 간 미스매치를 증대시킬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혼 남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혼 여성이 혼인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기대치에 맞는 사람을 만나지 못해서`(13.2%)다. 반면 미혼 남성들은 `실업상태이거나 고용상태가 불안정해서`(17.4%), `소득이 적어서`(17.2%) 등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각종 통계로도 뒷받침된다. 2000년부터 10년간 만 25~29세 여성의 고용률은 12.5%포인트 늘어난 반면 남성은 8.2%포인트 감소했다. 남성보다 나은 스펙을 가진 여성이 크게 늘고 있다는 방증이다.

김 연구위원은 "젊은 여성들의 경제ㆍ사회적 지위가 크게 상승한 만큼 가부장적 문화에서 중시되던 배우자 선택조건의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동거 혼외출산 등 보수적인 성(性)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 연구위원은 "프랑스 등 유럽과 달리 우리나라는 동거나 연애 중 임신한 경우 대개 낙태를 택하게 된다"며 "결혼과 출산에 대한 사회문화적 토대가 개방적으로 재조정돼야 저출산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유럽 주요국 성인(25~45세)의 가정 중 절반가량만 혼인생활을 영위하는 반면 4분의 1은 혼자 거주하고 있으며 나머지 4분의 1은 동거생활을 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혼외출산율은 1980년에 11% 수준이었으나 2008년에는 35%를 넘어섰으며, 출산율이 1.7명이 넘는 서유럽과 북유럽 일대 국가들은 혼외출산율 비중이 40~60%에 이르고 있다.

[이기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