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기업 "해외서 더 잘나가"

2011. 12. 26. 18:15분야별 성공 스토리

 

디자인기업 "해외서 더 잘나가"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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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2.25 17:03

|수정 2011.12.25 17:03

 

세올디자인 中 매출 3배↑…지오투·HaA도 好好"생산만 할 줄 알던 중국이 서서히 디자인에 눈을 뜨고 있다는 생각에 현지 진출을 결심했습니다. 설립 초기에는 자금이 부족해 고생도 많이 했지만 치열해져가는 국내시장을 보면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디자인전문기업 지오투유니츠(대표 김덕근)는 지난 2009년 중국 광저우 인근에 현지법인 지오디자인을 설립했다. 현지 고객들과 보다 효율적인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서였다. 200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디자인산업을 육성하려던 중국 정부의 의지도 지오디자인 설립을 부추긴 요인이었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2009년 30만달러였던 지오디자인의 매출은 지난해 50만달러로 늘었고 올해는 80만달러를 넘어 연초 목표였던 100만달러 달성이 유력하다. 한국에서 직접 거래할 때에 비해 경영효율성도 혁신적으로 높아졌다. 지오투유니츠 관계자는 "과거에는 사흘 걸리던 디자인 승인작업이 지금은 하루면 이뤄진다"며 "중국 법인이 안정적으로 자리잡으면서 내수침체로 주춤하던 회사 매출액이 회복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내수시장에만 갇혀 있다는 비판을 받아오던 한국 디자인전문기업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면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세올디자인컨설팅(대표 김애수)은 2009년부터 중국지사를 설립하고 가전기업 미데아(Midea)와 하이얼(Haier)의 제품을 디자인해 오고 있다. 압력쿠커, 밥솥, 두유기, 에어컨, 냉장고 등을 디자인했으며 지난해에는 에어컨 전문기업 끄리(Gree)와도 협업을 시작했다. 세올디자인은 통합디자인컨설팅 서비스 기업을 표방한다. 디자인전문기업이면서 동시에 한국경영컨설팅협회 정회원사로 등록돼 있다. 디자인컨설팅이라는 개념이 국내에서는 생소하던 2000년대 초반부터 디자인경영팀, 기획팀, 전략팀 등을 별도로 운영하면서 노하우를 쌓아왔다.세올의 디자인컨설팅을 받아 출시된 미데아 프리미엄 두유기는 2009년 매출 800억원에서 지난해 3700억원으로 460% 급증하며 단숨에 히트상품이 됐다. 역시 세올의 컨설팅을 받은 미데아 압력쿠커도 2009년 1200억원에서 지난해 1700억원으로 매출이 늘었다. 세올의 중국 매출은 2009년 3억5000만원에서 지난해 9억7900만원으로 3배가량 급증했다.하(HaA)디자인(대표 강준묵)은 미국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2005년 샌프란시스코에 현지법인을 설립했으며 2009년에는 보스턴 소재 현지 디자인기업과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었다.샌프란시스코에서는 제품 디자인 및 액세서리 사업을 하며 보스턴 사무소는 산업디자인과 디자인컨설팅을 주로 한다. 최근 출시한 스마트폰용 스피커 'ARKHIPPO'는 '2012 IF 디자인어워드'를 수상했다. ARKHIPPO는 최근 드라마 '최고의 사랑'에서 연예기획사 대표를 연기한 최화정 씨가 극중에서 사용하는 모습이 방송되며 인기를 끌기도 했다.하디자인 미국법인은 필립스, HP, 블랙앤데커 등을 고객으로 보유하고 있다. 황경부 하디자인 수석디자이너는 "외국 고객의 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현지 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처럼 일부가 해외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아직 대다수 디자인전문기업들의 경쟁력은 세계 수준에 못 미치고 있다. 박태열 디자인진흥원 사업본부장은 "세계적인 디자인기업이 컨설팅 중심으로 고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반면 국내 디자인기업은 개발영역에 집중하고 있어 전문적인 디자인경영 및 컨설팅은 아직 태동기 수준"이라고 말했다.이 같은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지식경제부 디자인브랜드과와 디자인진흥원은 매년 우수디자인전문회사를 선정해 수출역량 강화, 홍보 등의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디자인전문회사의 영세성, 용역 중심의 사업모델, 결과물 중심의 수익구조 등 고질적 문제를 해결한다는 취지다. 올해도 25개 기업이 선정됐다. 선정기업 확인은 디자인진흥원 홈페이지(www.kidp.or.kr)에서 가능하다.[정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