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 30. 08:55ㆍ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금융계 '경기고 천하'
서울경제|
|
입력 2012.01.29 18:15
|수정 2012.01.29 18:15
김석동·김중수 양대 수장 비롯 김승유·어윤대·하영구지주회장정책금융公·예보 사장 등 포진현정권 실세·TK 출신 누르고 박종수 금투협 회장 당선되기도김승연 회장 등 경영인도 다수지난 26일 서울 여의도의 금융투자협회 3층 불스홀. 150여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대표들이 모여 신임 금투협 회장 선임 선거를 치렀다. 후보 3명 중 현 정부 초대 대통령실장을 지낸 류우익 통일부 장관과 가까운 최경수 현대증권 사장의 유력설을 깨고 전 정권에서 우리투자증권 사장 등을 지낸 박종수씨가 선출됐다. 금융당국마저 적잖이 곤혹스럽게 한 금투협 회장 선거 결과를 놓고 증권가에서는 "금융계의 경기고 파워가 정권 실세도 눌렀다"는 말이 돌았다. 경기고를 나온 박종수 신임 회장이 증권은 물론 금융계 전반에 퍼진 동문들 덕택에 이 정부의 핵인 TK(대구∙경북)에서 적자로 분류되는 경북고 출신 최경수 사장을 눌렀다는 얘기다.
과거 대한민국 수재들이 모이던 경기고는 그 명성답게 오랜 세월 사회 전반의 요직을 차지해왔다. 경제계는 물론이고 정치∙법조 등에서도 이른바 KS(경기고∙서울대) 출신이 독무대를 이뤘다. 특히 김대중∙노무현 정권을 거치면서는 옛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위원회 고위 간부의 3분의2 이상을 경기고 출신이 차지하기도 했다.그런데 현 정부 들어서 이 그림에 균열이 생겼다. 청와대 핵심 인사 라인에 경북고 출신이 득세하면서 경기고 대신 이들이 속속 요직에 발탁됐다. 이 밖에 이명박 대통령 주변 인사들의 모교인 경동고와 청주고∙대륜고 출신 등도 핵심 자리를 꿰찼고 자연스럽게 경기고의 영향력은 줄어들었다.그런데 정권 말기에 들어서면서 경기고가 다시 '힘을 내고' 있다. 금융계를 경기고가 접수하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당장 금융권에서는 금융당국의 수장인 김석동 위원장이 경기고를 나왔고 통화 정책의 수장인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도 경기고를 나왔다. 양대 금융 수장이 경기고다.더욱이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임승태∙강명헌 금융통화위원이 김중수 총재의 동문 후배로 금통위원 6명 중 절반이 한 학교 선후배 사이다. 지난해 11월 말 은행연합회장에 선출된 박병원 전 경제수석은 경기고 67회로 김석동 위원장의 1년 선배다. 기업의 정책자금 공급을 총괄하는 정책금융공사의 진영욱 사장과 저축은행 구조조정과 매각의 중추인 예금보험공사의 이승우 사장도 경기고 동문이다.외환은행을 품에 안은 승부사 김승유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경기고 57회로 소위 '경금회'의 좌장 격이다. 국내 최대 은행을 거느린 KB금융지주의 어윤대 회장 역시 경기고를 나왔고 최측근인 박동창 KB금융지주 부사장은 고교 7년 후배다. 하영구 한국씨티금융지주 회장은 경기고 68회로 동창인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이철휘 전 자산관리공사 사장, 김한 전북은행장 등과 막역한 사이다.이번 금투협 회장 선거에 나섰다 최종 후보에 오르지 못해 박종수 신임 회장을 강력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전상일 동양증권 부회장도 증권업계 최대 지분을 형성한 경기고 출신. 산은지주 회장을 지낸 민유성 티스톤파트너스 회장, 최장수 금융정책국장을 역임한 변양호 보고펀드 대표, 차순관 한국IB금융 대표, 이용호 한화증권 고문 등이 교우다.금융계열사가 많은 한화의 김승연 회장과 현재현 동양 회장, 김준기 동부 회장도 오너 경영인으로 경기고를 나왔다. 이들 그룹에는 박석희 한화손해보험 사장, 박중진 동양생명 부회장 등 경기고 출신이 다수 포진해 있다.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비평준화 시절 경기고가 한국 최고의 명문고로 인재들이 몰렸지만 타권역에 비해 금융계에서 유독 인사 독점이 심한 것은 문제"라며 "평준화 이전 워낙 인재들이 많이 몰렸던 터라 당분간은 경기고 출신이 득세할 것 같다"고 말했다.손철기자 runiron@sed.co.kr임진혁기자 liberal@sed.co.kr
'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카테고리의 다른 글
'표(票)풀리즘' 경쟁에 내년 복지재정 100조 (0) | 2012.01.30 |
---|---|
대학생 전세임대 주택 보증 조건 완화 (0) | 2012.01.30 |
출근길 강추위...주말까지 이어져 (0) | 2012.01.30 |
지하철서 가장 많이 잃어버린 물건은? (0) | 2012.01.29 |
이부진 한 마디에 제빵사들 "아뿔싸!" (0) | 2012.0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