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설친 '일진' 이제야 숫자 파악 나선 정부

2012. 2. 7. 09:01이슈 뉴스스크랩

20년간 설친 '일진' 이제야 숫자 파악 나선 정부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 발표 "일진경보제 도입, 전문가 파견" 조선일보 | 안석배 기자 | 입력 2012.02.07 03:20

 

정부가 학교내 폭력조직인 '일진회'를 소탕하겠다고 6일 선언했다. 일진회(一陣會)는 학교에서 싸움을 잘하는 학생들로 구성된 폭력 집단으로, 최근에는 공부 잘하는 학생들까지 가입해 있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이날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학교별로 일진 학생들이 얼마나 많이 활동하는지 알아볼 수 있는 '일진지표'를 만들고 위험 수준의 학교에는 폭력 전문가를 파견하는 '일진 경보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1980년대까지는 학교폭력 조직을 '서클'이라고 불렀지만 1990년대 들어 학생들 사이에서 '일진'이란 용어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일본 고교생들 사이에 유행한 폭력용어가 만화책 등을 통해 국내에 전파된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가 이를 20여년 만에 소탕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일진회는 학교 폭력 위계구조에서 가장 높은 서열에 위치한 폭력 집단이다. 왕따 폭력의 상징인 '빵셔틀'(일진의 강요로 빵을 사다주는 행위)과 '숙제셔틀'(숙제 대신 해주기) '가방셔틀'(가방 들어주기)뿐 아니라, 집단 구타와 성폭행 등이 일진회 학생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05년에도 '일진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하지만 구호만 요란했을 뿐 학교 폭력은 해마다 증가했다. 교과부 통계에 따르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심의건수는 2005년 2518건에서 2010년 7823건으로 5년 만에 3배 이상 뛰었다. 정부가 '일진소탕' 구호만 내걸고 사실상 학교 폭력에 뒷짐 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날 정부는 7년 만에 다시 일진회 소탕을 선언했지만 일진회 현황은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관련 부처인 교육과학기술부 와 경찰청 은 일진회 규모를 모른다고 했다. 일선 교사들이 추정하는 전국적인 일진회 학생 규모는 20만~40만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