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 3년 지나면 정말 나아집니까

2012. 2. 17. 20:23이슈 뉴스스크랩

청년실업, 3년 지나면 정말 나아집니까

2015년 되면 대졸자 < 퇴직자… 정부 "취업 증가" 장밋빛 전망 비슷한 상황 겪었던 일본은 청년 실업 전혀 해소 안돼 조선일보 | 곽창렬 기자 | 입력 2012.02.17 03:12 | 수정 2012.02.17 16:43

 

 

지난해 대학에 들어간 1학년 김모(20)씨는 취업 걱정 때문에 입학하자마자 취업 준비를 시작했다. 겨울 방학에는 외국계 기업에서 인턴을 하고, 취업 스터디도 시작했다. 김씨 또래인 20대 초반 대졸자들이 본격적으로 취업 시장에 뛰어드는 2015년부터는 정년 퇴직자 규모가 대학 졸업자 규모보다 커지면서 청년 실업 문제가 다소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16일 고용노동부 에 따르면 2015년 정년 퇴직자 수(57세 기준)는 54만1000명으로 대학 졸업자 수 50만2000명보다 약 4만여명 많을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 2010년에는 대졸자 수가 50만8000명으로 퇴직자(35만1000명)보다 15만7000명 정도 많았다. 이 차이가 해마다 줄어들면서 2015년부터는 역전 현상이 벌어질 전망이다.

이는 베이비붐 세대(55~63년 출생자)의 은퇴가 본격화하는 반면 출산율 저하로 청년층 인구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은퇴자와 청년층의 수가 역전되면 청년들이 취업할 기회가 다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향후 2∼3년이 청년실업 문제 해결의 고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한국노동연구원 방하남 박사는 "은퇴자 수가 대졸자 수보다 많으면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는 데 도움이 되는 측면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전망이 정부의 희망사항에 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성균관대 조준모 교수는 "기술이 진보하거나 회사가 야간근로를 해서 노동력을 절약하면 전체적인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의 경우 지난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정년퇴직자 수가 7만명가량 늘고, 대졸자가 2만명 느는 데 그쳤지만 일자리 사정은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 구마노 히데오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저출산 여파로) 일본에서 청년 숫자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 기업들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지 않으면서 일자리가 늘지 않았고 청년 취업난도 해결되지 않았다"고 했다. 고용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는 그 시대의 경제상황이지 단순한 인구 통계로 일자리 증감을 해석하긴 힘들다는 것이다.

유경준 한국개발연구원 재정사회연구부장은 "고령화가 심화돼 정년퇴직자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나서게 되면 청년층과 일자리 경쟁을 하게 될 수 있다"며 "그럴 경우 오히려 청년층이 더욱 취업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