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2. 18. 09:10ㆍ생활의 지혜
책상 앞의 10대들, 그들의 척추가 위험하다!
국민일보 입력 2012.02.17 07:59
새학년, 새학기 10대 청소년 척추건강 관리법
[쿠키 건강] #고1에 올라가는 자녀를 둔 한모(46·여)씨는 이제 곧 입시지옥에 빠져야 하는 아이가 안쓰럽기만 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안쓰러운 것이 바로 건강. 방학동안 학원과 도서관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던 아이가 갑자기 어느 날부터 허리가 아프다고 한다. 자세를 고쳐보라고 얘기해보고 찜질도 해주고 했는데 낫지가 않는 것 같다. 결국 아이와 함께 척추전문병원을 찾은 한씨. 검진결과 허리디스크 판정을 받았다. '아프다고 할 때 진작 병원을 데리고 올걸…'하는 마음에 후회가 가득한 한씨다.
10대 청소년들의 허리 건강이 위험하다는 기사가 여기저기서 나온다. 하지만 정작 부모들은 '내 아이는 괜찮겠지…'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러나 10대 청소년기에는 공부 때문에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 바른 자세를 유지하지 않으면 단순 요통은 물론 디스크 이상까지 쉽게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서울척병원 통계에 따르면 허리통증으로 내원한 10대 환자가 2007년 152명에서 2011년 539명으로 약 3.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학년, 새학기를 앞두고 있는 이 시점. 자녀들의 척추 건강 체크가 꼭 필요하다.
◇내 아이, 왜 키가 안 크지? 굽은 척추, 척추측만증 의심해야
= 10대의 허리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이상 증세는 바로 척추측만증.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발표에 따르면 2010년 척추측만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의 절반 가량인 46.4%가 10대 청소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5년새 20% 넘게 증가한 수치다.
척추측만증이란 척추가 정상적인 형태가 아닌 S자형으로 굽거나 휘는 상태를 말한다. 뚜렷한 원인이 없는 것이 특징이며 대부분 10세 전후에 시작된다. 특히 뼈의 성장이 완료될 때까지 척추 휨이 계속되기 때문에 어릴 때 발생할수록 그 정도는 더 심해진다. 따라서 조기 발견 및 치료가 매우 중요한 것이 바로 척추측만증이다. 외관상 어깨의 높이가 다르거나 몸통이 한쪽으로 치우쳐 보이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척추측만증을 의심, 그 즉시 척추전문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아야 한다. 척추측만증은 X-ray 검사만으로 정확하게 파악이 가능하다. 한광욱 분당척병원 원장은 "척추측만증은 키가 자라는 성장기에 집중적으로 상태가 나빠지기 때문에 이때가 가장 중요한 치료 시점"이라며 "정확한 진단 하에 보조기 착용이나 물리치료, 도수 치료 등을 통해 척추 교정을 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척추의 휜 각도가 10도 정도라면 특별한 치료 없이 꾸준한 관찰로도 상태가 호전될 수 있지만 척추의 휜 각도가 25도 이상이면 보조기를 착용하고, 40~50도 이상 심하게 휘었을 땐 척추를 바로잡는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청소년기의 척추측만증은 뚜렷한 원인이 없는 만큼 이렇다 할 명확한 예방법도 없다. 단지 평소 자세를 바르게 하고 척추에 좋은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10대 허리디스크는 다리 통증 호소… 통증, 집중력 떨어뜨려 조기 치료 중요
= 전체 디스크 환자 중 약 10% 정도는 10대가 차지할 정도로 청소년기의 허리디스크도 심각한 수준이다. 청소년기의 허리디스크는 주로 외상과 잘못된 자세가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운동을 하거나 친구들이랑 놀다가, 또는 사고로 인해 급성 디스크가 오는 경우가 흔하다. 또한 턱을 괴고 앉거나 허리와 엉덩이를 앞으로 내밀고 고개를 앞쪽으로 내미는 등의 잘못된 자세를 오랫동안 반복하면 단순요통을 물론 디스크 이상까지 쉽게 발생한다.
10대의 허리디스크는 성인과 달리 신경 마비나 근육이 위축되는 경우는 드물다. 대부분 한쪽 다리에 통증이 나타나는데 다리를 꺾고 앉아 있다가 일어설 때 다리가 뻣뻣하게 저리고 엉덩이나 허벅지, 종아리 등이 당기고 아프다. 이 증상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더욱 심해진다. 허리디스크로 인해 자세가 한쪽으로 삐뚤어지는 경우가 생길 수 있는데 이는 신체적 성장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요통과 다리 통증을 호소한다면 그 즉시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 허리디스크 진단을 받은 경우 초기라면 약물과 물리 치료 등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치료로 호전 증세가 보이지 않는다면 간단한 주사치료 같은 방법들을 이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통증의 원인을 찾아 주사를 통해 염증과 부종을 가라앉혀 손상 부위를 낫게 하며, 1~2주 간격으로 3회 정도 시행하면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효과를 볼 수 있다. 조희철 서울척병원 원장은 "허리디스크 통증은 청소년들의 활동력과 집중력을 떨어뜨리게 되며, 통증으로 인해 스트레스와 짜증까지 늘어 정서발달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면서 "평소 올바른 자세와 외상에 대한 예방도 중요하지만 통증이 발생하면 그 즉시 부모에게 얘기해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개 푹 숙인 10대들… 거북이 목에 통증까지
= 최근 10대들을 괴롭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목 통증이다. 이는 PC와 스마트폰 사용량 증가도 한 몫을 차지한다. 가뜩이나 장시간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하다 보면 고개를 떨구고 있는 시간이 많은데, 공부 외적인 시간에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의 사용으로 더 오랜 시간 고개를 푹 숙이고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세를 오래 취하게 되면 거북목증후군이 발생한다. 거북목증후군은 C자 형태의 목뼈가 일자 형태로 변형되는 것으로 머리가 거북이처럼 구부정하게 변형돼 붙여진 이름이다. 고개를 아래로 숙이면 통증이 발생하고 어깨가 쑤시며 만성 두통에 시달리게 된다. 목이 뻐근하거나 저림 증상이 나타나면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이를 방치하면 뼈 사이 간격이 좁아져 외부 충격이 목뼈로 전달돼 디스크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거북목증후군의 경우 비수술치료인 주사치료로 상태 복원이 가능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예방을 위해서는 항상 바른 자세를 유지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특히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를 사용할 때는 고개를 오랫동안 아래로 숙이는 습관을 피해야 하며 책상이나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1시간에 10분 정도는 반드시 휴식을 취하고 틈틈이 고개를 돌려주는 등 스트레칭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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