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 늪에 빠진 한국SNS

2012. 4. 27. 19:30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정체 늪에 빠진 한국SNS
성향같은 집단끼리 소통…여론 왜곡
트위터 탈퇴·실제활동 100만명 정체
기사입력 2012.04.24 17:46:32 | 최종수정 2012.04.25 08:51:18

이찬진 드림위즈 대표는 트위터 전도사였다. 한글 트위터(www.twtkr.com)를 개발하고 트위터를 친숙하게 이용하는 데 앞장섰다. 어느덧 17만7650여 명의 폴로어를 보유한 파워 트위터리안이 됐다. 이 대표의 발언은 트위터 여론을 형성하고 이용자를 확산하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지난해 12월 17일 "개선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발언을 끝으로 더 이상 글을 올리지 않았다. 그는 트위터에서 수차례 공격을 받았다. 이 대표는 "(트위터에서) 나의 역할은 다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올 1분기까지 급속도로 성장하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국내 가입자 성장이 멈추고 이용률도 급감하고 있다. 정치 편향 메시지가 많아지고 입장과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공격받는 사례가 늘면서 소통 수단으로서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SNS 분석업체(오이코랩)에 따르면 한국인 트위터 가입자(계정보유자)는 스마트폰 붐을 타고 2010년 12만명에서 2012년 4월 기준 642만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폭발적으로 늘었던 가입자 증가 속도는 지난 1월부터 562만명, 2월 582만명, 3월 615만명으로 둔화됐다. 실제 활동은 100만명으로 정체됐다.

소통을 위한 또 다른 수단인 무료 문자메시지 `카카오톡`이 가입자 4400만명에 하루 순방문자수 2500만명으로 스마트폰 사용자 증가세만큼 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최근에는 트위터가 선거 당락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MB탄핵` `좌빨 척결` 등의 정치적 구호가 넘치더니 탈(脫)트위터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적지 않은 트위터 사용자들이 "트위터는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넘친다"며 트위터 중단을 선언하기도 했다.

프랑스 시장조사기관인 세미오케스트에 따르면 한국의 트위터 계정 대비 이용도(2011년 9월 1일 대비 2011년 11월 1일까지 한 번 이상 트위터 메시지를 사용한 비율)는 7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128%, 일본이 130%인 것과 비교된다.

트위터의 여론 `왝더독(꼬리가 개의 몸통을 흔든다) 현상`도 부작용으로 거론된다. 소수 파워 트위터리안의 의견이 리트윗되면서 빠르게 확산되고 이것이 네이버 인기검색어에 오르고, 기존 언론에도 보도되면서 마치 주류 의견인 것처럼 포장되는 현상이다. 이같이 여론이 왜곡되면서 파워 트위터리안이 되기 위해 맞팔을 일방적으로 요청하고 자동으로 트위터 멘션을 형성해주는 로봇이 등장하는가 하면 특정 정치적 의도가 담긴 멘션만 하는 소위 `트윗 알바`도 성행하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손재권 기자 / 오세욱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