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겠다’ 소리만 들리는 대한민국

2012. 5. 20. 09:59이슈 뉴스스크랩

‘죽겠다’ 소리만 들리는 대한민국
[아시아투데이] 2012년 05월 19일(토) 오전 00:00   가| 이메일| 프린트
[아시아투데이 박병일 기자]
아시아투데이 박병일 기자 = 2012년 5월,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희망’이라는 단어를 찾기란 그리 쉬워보이지 않는다. 
경제는 힘들어 서민들은 하루를 힘들게 버텨나가고 있고, 서민을 챙겨야 하는 정치권은 이전투구(泥田鬪狗)판이 된지 오래다. 
게다가 서민의 손발이 되어야 하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서민의 목소리를 듣는 것인지 의문이 들게한다. 
힘들고 지친 마음을 달래려고 종교의 힘을 빌리려 해도 종교계는 종교계대로 밥그릇 싸움과 종교인이 해서는 안 될 일들을 하면서 종교의 성스러운 의미를 퇴색케 하고 있다. 
피땀 흘려 모은 돈을 믿고 맡긴 금융기관들은 부실과 비리의 늪에 빠져 문을 닫고 있다. 살기 위해 사채업자에게 돈을 빌리지만 말도 안 되는 이자로 서민들을 등쳐먹는 악덕 업자들도 판을 치고 있다.

나약한 서민의 버팀목이 돼야할 존재가 삶의 짐으로 다가오는 것이 2012년의 대한민국이다.

서민들은 ‘죽겠다’, ‘못 살겠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돈 벌기 힘들어서, 일자리 찾기 어려워서, 빚이 늘고 갚을 길을 없어서, 월급은 안 늘고 나가는 돈은 많아서, 공부하기 힘들어서 등 그 이유는 차고 넘친다.

나라 경제를 맡고 있는 기관들은 세계 경제가 어려워 국내적으로도 어쩔 수 없다는 말로 설득하려 한다. 하지만 서민들 귀에는 알지 못하는 언어일 뿐이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집에 있는 가족을 위한 식료품과 생활용품 사는 것이 부담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뿐이다. 더 짙은 어둠속으로 떨어지지 않기를 기도하는 것이 전부다. 
서민들 주변에는 온통 지뢰 투성이다. 대중교통 관련 노동조합과 지방자치단체는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는 서민들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서민을 볼모로 싸움을 해왔다.    
자동차 타지 말고 건강 생각해서 걸어다니라는 의미일지도 모르겠지만 그 결과가 무엇이든 서민의 불안감을 키우는 것 자체가 문제다.  
국회에서는 국회의원들의 밥그릇 싸움에 ‘민생’이라는 말은 잊혀진지 오래고, 이를 보는 서민들은 인상을 찌푸리는 것마저 지쳤다. '실망'이 아닌 '포기'라는 말이 먼저 나오고 있다.  
사회를 정화시키고 탐욕과 싸워야 하는 종교계는 더 탐욕스럽고 속세에 찌들어 버렸고 마음의 안식처가 아닌 부패와 타락의 명찰을 달게 됐다.

어떤 상황이든 서민들의 눈총을 받는 당사자들은 나름대로의 이유를 대고 설명하려 한다. 그리고 석고대죄의 마음으로 머리를 숙인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제자리 걸음일 뿐이다.

대통령이 국민에게 하는 사죄, 국회의원의 눈물, 종교인의 속죄. 많고 많은 사과와 후회의 목소리를 들어왔던 서민들은 믿을 구석이 없어졌다. 
사과와 속죄의 말 뒤에는 ‘하지만’이라는 말이 항상 따라 붙어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지 이제는 ‘믿음’이라는 주춧돌 위에 ‘희망’이라는 집을 짓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지금 대한민국 사회를 사는 서민들은 죽을 만큼 힘들고 지쳐있다. ‘행복’, ‘희망’이라는 말을 점점 잊어가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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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일(기자) bipark@asia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