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비의 배신’… MRI 비용 등 최대 18배差

2012. 5. 24. 09:03이슈 뉴스스크랩

‘병원비의 배신’… MRI 비용 등 최대 18배差

경실련, 대형 의료기관 335곳 ‘비급여 진료비’ 조사 문화일보 | 유민환기자 | 입력 2012.05.23 11:41

 

전국 330여 개 종합병원 등 대형 의료기관의 비급여 진료비용 공개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의료 행위에 따라 병원들 간에 최대 18.5배까지 비용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건강세상네트워크는 지난 4월16일부터 14일까지 상급종합병원 44개와 종합병원 291개를 대상으로 인터넷 홈페이지에 적시된 비급여 진료비용을 조사한 결과, 주요 의료 행위별로 진료비가 최소 1.6배에서 최대 18.5배 차이가 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23일 밝혔다.

비급여 진료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촬영(CT), 초음파 검사 등의 의료행위로 각 병원들이 법적 제한없이 임의로 가격을 책정할 수 있다.

먼저 전신 MRI의 경우 연대세브란스병원이 123만4000원을 받는 반면 한마음재단하나병원의 경우 40만 원을 청구해 최고가 병원과 최저가 병원의 가격 차이가 3.1배(가격차 83만4000원)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척추 MRI 역시 건국대병원이 127만7560원의 비용이 드는 반면 검단탑병원은 12만 원밖에 들지 않아 무려 10.6배(115만 원)의 가격차를 보였다.

복부 초음파 검사는 삼성서울병원이 22만5000원을 청구하는 반면 강원도영원의료원이 2만5000원으로 9.0배(20만 원)의 차이가 났고, 뇌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 CT)도 연대강남세브란스병원이 110만2000원인 반면, 화순전남대병원은 30만 원으로 3.7배(80만2000원)나 차이를 보였다.

특히 1인 병실 이용료의 경우 삼성서울병원은 무려 48만 원으로 서남대병원 2만6000원의 18.5배(45만4000원)에 달했다.

이에 대해 연대강남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병원마다 시설과 의료장비 기종, 의료 기법, 인건비 등이 다르기 때문에 진료비용을 일률적으로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해명했고, 건국대병원 관계자는 "최저가로 나온 병원에 문의한 결과 조사 결과와 실제 가격이 많이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며 "조사에 오류가 많다"고 말했다.

44개 상급종합병원의 비급여 진료비 정보 접근성 조사 결과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 이대목동병원, 원광대부속병원, 화순전남대병원, 충북대병원 등이 홈페이지 비급여 진료비 고지가 단순 나열식으로 돼 있는 등 정보 접근성이 떨어져 최하점을 받은 반면 서울아산병원, 아주대병원, 영남대병원 등은 최고점을 기록했다.

건강세상네트워크 관계자는 "병원별로 비급여 진료 가격의 차이가 나는 것은 물론 병원 내에서도 비급여 진료비용이 건강보험이 적용될 때와 비교해 2배 정도 가격 차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따라서 다수 병원이 비급여 진료에서 2~3배 정도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