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 등록금 거품 20%… 2011년 7437억 더 걷었다

2012. 6. 19. 08:57이슈 뉴스스크랩

사립대 등록금 거품 20%… 2011년 7437억 더 걷었다

국민일보 | 입력 2012.06.18 19:02

 

대학교육연, 20곳 예·결산 분석

지난해 주요 사립대 20곳이 지출은 부풀리고 수입은 줄이는 '뻥튀기' 예산 편성으로 남긴 차액이 7437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이들 대학의 지난해 등록금 총액(3조7247억원)의 20%에 달하는 액수다. 예산만 합리적으로 편성됐더라도 등록금을 그만큼 줄일 수 있었던 셈이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가 18일 고려대, 연세대 등 서울 소재 주요 사립대 20곳의 예·결산을 비교·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은 예산 편성 시 수입을 5716억원 축소하고 지출을 1721억원 부풀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대학 20곳의 예·결산 차액 규모는 7437억원에 이르렀다. 대학들은 교비 회계 부족액(지출-수입)을 근거로 등록금을 인상하기 때문에 지출을 부풀리고 수입을 축소하는 것은 등록금 인상으로 직결된다.

예·결산 차액이 가장 많은 대학은 이화여대로 무려 1590억여원을 차액으로 남겼다. 이화여대는 수입을 1368억여원 줄여 잡고 지출은 221억여원 부풀렸다. 고려대는 수입을 11억여원 축소 편성하고 지출을 680억여원 부풀려 차액 691억여원을 남겼다. 차액은 성균관대 534억여원, 홍익대 522억여원, 건국대 506억여원 등으로 대학 5곳이 500억원 이상을 기록했다. 한양대, 중앙대 등 7곳은 결산 결과 지출액이 예산 편성액보다 많았지만 수입액이 예산 편성 당시보다 크게 늘어 상당한 차액을 남겼다.

사립대의 자의적인 '뻥튀기 예산' 편성은 관행처럼 계속됐다. 지난해 11월 감사원의 대학 등록금 감사에서도 대학의 부풀린 예산편성과 이에 따른 등록금 인상이 지적됐다. 그러나 대학들은 "등록금을 줄이면 교육의 질이 낮아질 수 있다"고 주장하며 등록금 인하에 반대했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임희성 연구원은 "대다수 대학이 전년도 결산을 바탕으로 예산을 짜는 것이 아니라 부풀려진 전년도 예산을 근거로 다시 해당연도 예산을 책정하면서 거품이 끼게 되는 것"이라며 "현재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에 들어있는 예산 책정 규정을 강제력이 있는 상위법으로 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사립대 적립금도 대부분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대상 대학 20곳 중 전년대비 교비적립금이 늘어난 대학은 15곳이다. 성균관대는 450억원으로 가장 많이 적립금을 늘렸으며 홍익대(323억원), 이화여대(280억원)도 적립금을 크게 늘렸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