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동네사장님]“대형마트 전방위 사업확장에 설 자리가 없다”

2012. 6. 26. 08:37이슈 뉴스스크랩

[가난한 동네사장님]“대형마트 전방위 사업확장에 설 자리가 없다”

소상공인 절반 5년 안돼 폐업 동아일보 | 입력 2012.06.26 03:32

 

[동아일보]

'생계형 자영업자'들의 위기에는 대형마트와 대기업슈퍼마켓(SSM) 등 대기업 계열 유통업체들의 공세도 한몫을 했다. 이들은 동네 상권을 침범하며 자영업자들의 영역을 서서히 잠식해 갔다.

그나마 정부의 대형마트 휴일 폐점 정책으로 기대를 걸었지만 22일 서울 행정법원이 "강제 휴업을 규정한 조례가 절차적으로 위법하다"고 판결해 서울 강동 송파 지역 대형마트가 영업을 재개하면서 자영업자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대형마트의 공세는 전방위적이며 무차별적이다. '통큰 치킨' '착한 치킨' 등 저가 상품을 앞세운 대규모 물량공세로 동네 치킨가게에 '핵폭탄'을 터뜨리기도 했다. 점포가 포화상태로 신규 출점이 막히자 문구 완구 등 동네 자영업자 고유의 영역까지 침범해가는 형국이다.

지난해 한 대형마트는 '황학동 시장'을 방불케 하는 식자재 및 외식용품 매장을 선보이며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고, 문구나 가전 등 전문 매장을 대형마트 안에 '숍인숍' 형태로 만들어 구멍가게를 압박했다.

그러다 보니 경쟁에서 도태된 자영업자들이 가게 문을 닫는 경우가 늘어 폐업처리 업체가 활황을 맞는 기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소상공인진흥원이 2011년 12월 발표한 '소상공인 통계집'에 따르면 전체 소상공인 10명 중 1명 이상(16.8%)은 창업 1년도 안 돼 폐업을 했다. 소상공인진흥원 관계자는 "5년도 안 돼 문을 닫는 자영업자 비율이 절반(54.5%)을 넘는다"며 "그만큼 자영업자들이 처한 현실이 절박하다"고 말했다.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